내년 사상 첫 500조대 '슈퍼예산'...세수 둔화로 재정지표는 악화

김기영 / 기사승인 : 2019-08-30 00: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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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정부가 혁신성장과 경제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상 첫 500조 대의 내년 슈퍼예산안을 짰다. 하지만 세수의 증가는 둔화되며 내년 총수입은 482조원에 그쳐 재정 지표의 악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29일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올해 본예산 469조6천억원보다 43조9천억원이 늘어난 513조5천억원의 '2020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정부가 올해(9.7%)에 이어 2년째 9%대로 증액한 것은 경기 하방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혁신성장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연구개발(R&D), 산업·중소기업·에너지, 환경,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증가율이 전년보다 대폭 확대됐다.



29일 임시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 브리핑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사진= 연합뉴스]
29일 임시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 브리핑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사진= 연합뉴스]


12개 분야 중 산업 분야가 27.5%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이어 일자리 예산이 21.3% 증가한다. 그 다음은 환경(19.3%), 연구개발(R&D)(17.3%), SOC(12.9%), 보건·복지·노동(12.8%) 순이다.


예산안은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되고, 국회는 법정시한인 12월 2일까지 심의·의결해야 한다.


반면 내년 총수입은 482조원으로 1.2%(5조9천억원)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국세 수입이 올해 294조8천억원에서 내년 292조원으로 0.9%(2조8천억원) 감소하면서 10년 만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회계는 284조1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원(1.1%) 감소하지만 특별회계는 7조9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천억원(3.5%) 증가할 전망이다.


세입 부족을 보전하기 위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올해 33조8천억원에서 내년 60조2천억원으로 배 가까이 증가한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출처= 기획재정부]
[출처= 기획재정부]


국세 수입이 10년 만에 감소하는 반면에 재정지출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0%에 육박하고, 2023년에는 46.4%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을 놓고 국회 심의과정에서 재정 건전성 논란이 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날 정부는 예산안 중 ‘2020년 혁신성장 4대 중점투자’ 분야를 맨먼저 강조했다.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D.N.A+BIG3‘ ’혁신인재 양성 및 주요 선도 사업 등‘ ’창업·벤처 투자‘ 분야다.


일본의 수출규제의 대응책으로 소재와 부품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혁신성장에 대한 정부의 기존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정부는 내년 혁신성장 가속화에 올해(10조6천억원)보다 50% 많은 15조9천억원을 투입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출처= 기획재정부]


세부적으로는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에 대응해 핵심 기술개발과 제품 상용화, 설비투자 확충을 위한 자금공급에 올해보다 무려 163%(1조3천억원) 늘어난 2조1천억원을 쓴다.


1년 내 20개 분야와 5년 내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 6대 분야에서 총 100개 품목 자립화를 위해 R&D에 올해보다 7천억원이 늘어난 1조3천억원을 투입한다.


추가 소요 발생 시를 대비해 목적예비비를 5천억원 증액하고 한시적인 특별회계 신설도 추진한다.


인공지능 사회로의 전환을 이끌 ‘D.N.A+BIG3‘는 데이터와 5G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과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3대 핵심사업을 말한다. 이 분야에는 올해보다 46.9%(1조5천억원) 증가한 4조7천억원을 투입한다.


핵심 인프라 집중투자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구축하고, 3대 핵심산업을 집중 육성해 혁신성장의 성과를 조기에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6천억 원을 들여 AI·소프트웨어 인재 4만8천명을 양성하고, 스마트공장, 에너지 신사업 등 주요 혁신선도사업에 올해보다 24%(6천억원) 늘어난 3조1천억원을 투자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출처= 기획재정부]


AI기업의 성장기반이 되는 데이터셋, 컴퓨팅 파워 등을 지원하고 딥러닝 등 AI 기술 혁신을 위해 R&D를 추진한다. 5G 기술을 활용한 재난·SOC 관리 분야 공공 선도 투자를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실감콘텐츠 개발을 지원한다.


또 3대 핵심산업 육성에는 올해 2.1조원에서 9천억원 늘어난 3조원을 투자한다. 시스템반도체는 팹리스 성장생태계 조성을 위해 2천억원 늘어난 3천억원, 바이오헬스에는 의료 빅데이터 구축과 신약·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2천억원 증가한 1조3천억원, 미래자동차에는 성능향상 R&D와 실증 인프라 구축을 위해 6천억원 확대된 1조5천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제2 벤처붐 확산을 위해 올해 3조7천억원보다 1조8천억원 증가한 5조5천억원을 푼다. 모태펀드에 1조원의 예산을 출자해 2조5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벤처시장에 공급한다.


무역금융을 4조2천억원 확충해 수출 부진을 해소하고 정책금융 14조5천억원을 풀어 중소·중견기업의 경영 애로도 덜어주고 산업경쟁력도 강화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출처= 기획재정부]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는 23조9천억원으로 27.5%(5조2천억원) 증가한다. 이를 통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과 창업·벤처 지원을 강화하며 핵심규제 해소를 통한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지원함으로써 혁신성장과 경제활력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 등 연구개발(R&D) 예산도 24조1천억원으로 17.3% 확대된다. 기술개발·설비투자 전용 5천억원 규모 펀드 조성으로 민간투자를 뒷받침하고, 양산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공급물량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자금이 지원된다.


미세먼지 대응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환경예산은 8조8천억원으로 19.3% 늘어난다.


배출량 저감목표를 2022년에서 2021년으로 1년 앞당길 수 있도록 미세먼지 투자는 2조 3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2배 수준으로 확대된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2조3천억원으로 12.9% 증가한다. 내년 SOC 예산안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안전투자, 복합화 시설 중심의 생활SOC에 올해(8조)보다 2조4천억원 늘어난 10조4천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내년 일자리 예산을 올해(21조2천억원)보다 21.3% 늘린 25조8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출처= 기획재정부]
[출처= 기획재정부]


노인일자리 74만개 등 재정지원 일자리를 95만5천개 만들고 고용장려금과 창업지원, 직업훈련 등을 통해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공공부문 사회서비스 일자리 9만6천개 창출을 지원하고 국가직 공무원 일자리는 경찰 등 현장 인력을 중심으로 1만9천명 충원한다.


일자리를 포함한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181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2.8%(20조6천억원) 증가한다.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4%로 높아져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초연금(11조5천억→13조2천억원) 등을 크게 증액하고 실업급여(7조2천억→9조5천억원)의 액수와 기한을 늘린 데 따른 것이다.


교육예산은 72조5천억원으로 2.6%(1조8천억원) 늘어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55조5천억원으로 2천억원(0.4%) 늘어난 영향도 작용했다.


복지와 교육예산을 합하면 254조원으로 전체 에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일반·지방행정 예산도 80조5천억원으로 5.1%(3조9천억원) 늘렸다. 이중 지방교부세는 52조3천억원으로 2천억원(0.3%) 줄었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합한 내년 지방이전재원은 107조8천억원으로 1천억원 늘었다.


국방예산은 사병봉급 인상 등의 영향으로 7.4% 늘어난 50조2천억원으로 처음 50조원을 넘어섰다. 국방비 중 방위력 개선비 비중은 32.9%에서 33.3%로 증가했다.



[출처= 기획재정부]
[출처= 기획재정부]


외교·통일 예산은 5조5천억원으로 9.2%(5천억원) 늘었다.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1조1천36억에서 1조2천176억원이 됐다.


내년 재정지출이 증가하고 재정수지는 줄어들면셔 재정 건전성 지표들은 악화할 전망이다.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2조1천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34조5천억원, 국가채무는 805조5천억원으로 64조7천억원이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3.6%로 1.7%포인트 악화하고, 국가채무비율은 39.8%로 2.7%포인트 높아진다.


관리재정수지란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차감한 수지를 말한다.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2023년까지 5년간 연평균 재정지출은 6.5% 늘어나는 반면, 국세 수입은 3.4%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 이에 따라 오는 2023년 국가채무는 1천조원을 넘고 국가채무비율은 46.4%에 이를 전망이다.


이 기간 정부의 기본방향은 ‘혁신적 포용국가’ 구현을 재정으로 적극 뒷받침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중장기 건전성 강화 노력을 병행하며, 재정운용과 관리 과정에서 혁신성과 포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예산안 브리핑에서 국가채무비율의 증가에 대한 우려와 관련, “신용평가사나 외국인 투자자는 국가채무 절대 규모보다 채무 증가속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국가채무비율이 5년 뒤 40% 중반대까지 가는 것은 불가피하고, 그 정도는 용인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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