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리스크, 계약서부터 막아라…무협 "관세 특약·분쟁조항 점검 필수"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6-30 09:13:11
美 관세 폭탄에 계약서부터 비상…"누가 관세 낼지 먼저 정해야 산다"
소송보다 조정·중재로 빠르게 대응…수출기업, '관세 특약'이 생존 카드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미국 연방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에도 미국 정부가 무역법 122조와 301조 등을 활용해 고관세 기조를 이어가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통상 리스크가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 간 협상만 기다리기보다 기업이 직접 무역 계약 점검과 관세 부담과 분쟁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사진=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0일 ‘美 관세 파도에서 살아남기 실무 유의사항과 대응 전략 3편: 계약 및 분쟁 관리’ 보고서를 발간해 대미 수출기업이 계약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관세 리스크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기존 계약의 경우 관세 부담 주체가 누구인지, 불가항력 조항에 관세 부과나 법령 변경이 포함됐는지, 가격 조정·재협상 조항이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관세 환급금이 발생할 경우 귀속 주체와 분쟁 해결 절차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거래 가격이 이미 고정된 계약에서는 관세 인상으로 비용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상 의무 이행을 피하기 어렵다. 

 

때문에 정부 조치, 관세 부과·인상, 법령 변경, 수출입 규제 등을 불가항력 사유에 포함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보충합의서를 통해 추가 관세 부담과 환급금 처리 기준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 체결하는 계약에서는 ‘관세 특약’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 변동의 정의, 가격 조정 기준, 비용 분담 방식, 통지 기한, 입증자료 제출 요건, 재협상 및 계약 해지 절차 등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코텀즈 거래조건을 정할 때도 수입국 관세를 매수인(수입자)가 부담하는 방식을 검토해 수출자의 행정 부담과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거래조건이란 국제무역에서 수출자와 수입자 중 누가 어디까지 비용과 위험을 부담하는지 정한 국제 표준 규칙을 의미한다.

 

원산지 판정이나 품목분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계약서에 명확히 규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관세를 둘러싼 거래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송보다 협상·조정·중재 등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DR)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관세 분쟁은 공급망 구조, 가격 정보, 영업비밀 등 민감한 사안이 얽혀 있어 공개 소송보다 비공개성과 전문성을 갖춘 ADR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조정은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속하고 유연하게 비용 분담 방안을 찾는 데 유리하고, 중재는 뉴욕협약에 따라 172개국에서 판정 집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계약 체결 단계부터 조정과 중재 절차를 단계적으로 설계해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정아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국 관세 정책의 법적 근거와 세율이 수시로 변하고 있어 기업들이 수동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위험이 크다”며 “관세 리스크를 계약 단계에서부터 관리하고, 기업 스스로 통제 가능한 내부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불확실한 통상환경에서 살아남는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국 통관 실무와 세액 산정, 대미 원산지 검증 및 관세 절감 전략에 이은 ‘美 관세 파도에서 살아남기’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이다. 

 

해당 보고서는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체크리스트와 표준 계약조항 예시가 담겼으며, 법무법인 광장 박정현 변호사와 계명대 오현석 교수가 전문가 자문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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