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생노조 무너지면 다음도 없다"…GS칼텍스 통합노조, 세 확장 총력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8 09:39:23
"초기 결집이 생존" 내부 지침 배포..."선 조직 확대, 후 요구안"
HR 출신 위원장 "지금은 세 키울 때"…인사 부서도 분주할 전망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GS칼텍스에 새로 출범한 통합노조가 조합원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섰다. 기존 생산기술직 중심의 노조 지형을 넘어 본사 일반·사무직과 계약직까지 조직 대상을 넓히면서 회사 내 또 다른 노사관계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한 초기 조직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GS칼텍스 통합노조 내부 공지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월요일 출근 시 조합원 행동지침'을 배포하고 "지금은 조합의 세를 키우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며 직군별 조직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출범 초기 조합원 수 확보가 조직의 생존과 향후 교섭력 확보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공지에서는 "초기 가입과 결집이 매우 중요하다"며 "신생노조가 무너지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조합 내부에서 제기될 수 있는 개별 요구나 쟁점 논의보다 당분간 조직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명확히 했다.

 

노조 위원장이 HR 부서에서 23년간 근무한 인사 담당 출신이라는 점도 내세웠다. 노조는 "회사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HR 출신 위원장"이라며 조합원들의 결집을 당부했다.
 

▲ GS칼텍스 노조가 조합원 확보를 위해 분주하다. [사진=GS칼텍스 노조 가입 홈페이지]

◆본사 감사·인사·기획 부서원도 환영...계약직까지 조직 대상 확대

GS칼텍스 통합노조가 가장 적극적으로 조직화를 추진하는 대상은 본사 일반직과 사무직이다. 노조는 본사 직원들이 그동안 휴가보상과 초과근무 등 근로조건과 관련해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노조 가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감사·인사·기획 등 본사 주요 직군에도 가입 문을 열어뒀다. 다만 인사권 행사나 사용자 이익을 직접 대표하는 직군의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조합원 자격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외부 노무법인의 법률 검토를 거쳐 가입 승인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계약직과 지원직도 조직 확대 대상에 포함됐다. 노조는 계약직 근로자 역시 노동조합 가입과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용 형태를 넘어 조직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생산직 노조와는 "경쟁 아닌 연대"

기존 생산기술직 노조와는 경쟁보다 협력을 택했다. 공장과 저유소, 인천공장 생산기술직을 대상으로 한 지침에서는 기존 노조를 '선배노조'로 지칭하며 상호 존중과 연대를 강조했다. GS칼텍스 통합노조는 기존 조합과 함께 회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현장에서는 기존 노조 지도부에 힘을 실어달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는 통합노조가 생산직 조합원을 직접 흡수하기보다 기존 노조와 공존하면서 본사 사무직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조직 기반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GS칼텍스 내 노조 지형이 생산직 단일 축에서 생산직과 통합노조가 공존하는 다층 구조로 변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노조는 조직 확대와 함께 대외 소통 채널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노조 출범식을 실시간 공개하고 홍보용 녹화 영상을 게재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회사와의 교섭 과정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상 노사 교섭 내용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후 공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협상 과정 자체를 실시간으로 공개할 경우 조합원 참여와 결집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동시에 회사 측에는 교섭 과정이 외부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내부 의견 표출보다 메시지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조는 "설립된 지 며칠 되지 않은 신생 노동조합"이라며 당분간 개별 요구사항이나 쟁점 논의를 보류하고 조합원 확보와 조직 확대 방안에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현재 소통방에 회사 관계자가 참여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파업 관련 언급이나 조합원 간 논쟁, 의견 대립을 자제해달라는 지침도 내렸다.

향후 조합원 인증체계를 구축한 뒤 실제 조합원만 접근할 수 있는 별도 소통창구를 만들어 내부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가입 정보의 비밀 유지도 적극 강조하고 있다. 본인이 직접 가입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한 회사나 제3자가 이를 확인하기 어렵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GS칼텍스 통합노조가 출범 초기 꺼내든 카드는 '선(先) 조직 확대, 후(後) 요구안 논의'다. 본사 사무직과 일반직, 계약직까지 세를 확장하면서 생산직 노조와는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를 활용한 공개형 노조 운영까지 예고하면서 기존 대기업 노조와는 다른 조직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실제 조합원 확보 속도다. 조직 규모가 일정 수준까지 커질 경우 GS칼텍스 내부의 임금·성과급·근로시간·휴가 등 사무직 처우 문제가 독립적인 노사협상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GS칼텍스 통합노조가 출범과 동시에 '세 불리기'전략을 내세운 것은 신생 노조의 초기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면서"특히 HR 부서에서 23년간 근무한 인사 담당 출신을 위원장으로 전면에 세운 점은 회사의 인사·조직 운영 체계에 대한 이해도를 강점으로 내세워 본사 사무직과 계약직까지 조직 기반을 빠르게 넓히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노조가 조직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사측 인사·노무 담당 부서의 업무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생산직 노조와 신생 통합노조의 관계, 회사가 사무직 조직화에 어떤 대응을 내놓느냐에 따라 GS칼텍스의 노사관계 구도 역시 적지 않은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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