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8개월 누적 과징금 4354억원 '불명예 1위'…잇단 담합에 준법경영 도마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전분당 가격담합으로 210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뻔했던 삼양사가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로 제재를 면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밀가루 부산물 가격담합 혐의다. 관련 업체 6곳의 담합 영향 매출액만 1조4000억원에 달해 향후 제재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삼양사는 최근 3년 8개월간 공정위 누적 과징금 부과액 1위라는 불명예까지 안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에 이어 사료 원료인 밀가루 부산물까지 담합 의혹이 불거지면서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준법경영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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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운익 삼양사 대표가 지난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장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5일 공정위에 따르면 사무처는 지난 13일 밀가루 부산물 가격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관련 업체 6곳에 송부했다. 대상은 삼양사를 비롯해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등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업체가 2017년 4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8년 6개월 동안 매월 밀가루 부산물의 판매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기간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산정했다.
담합 대상인 밀가루 부산물은 식용 밀가루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맥피와 등외분 등으로, 주로 가축용 배합사료의 원료로 사용된다. 담합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료 제조업체의 원가 부담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번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하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관련 법인 및 임직원에 대한 검찰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삼양사에 이번 사건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앞서 대규모 가격담합 사건으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가 거액의 과징금을 면제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삼양사는 지난 7월 전분·전분당 가격담합 사건에서 2103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8월 31일 공정위 최종 의결서를 수령하면서 자진신고 감면제도를 적용받아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명령을 모두 면제받았다. 반면 같은 사건에 연루된 대상은 234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리니언시는 담합에 참여한 기업이 위법행위를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면 제재를 감면하는 제도다. 담합 적발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지만, 과징금 면제가 담합 행위 자체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삼양사는 최근 공정위 과징금 부과액 1위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삼양사의 누적 과징금 부과액은 4353억7800만원으로 전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았다.
다만 삼양사의 누적 과징금 부과액에는 전분·전분당 담합 사건에서 최종 면제된 금액도 포함돼 있어 실제 확정된 과징금 부담액과는 차이가 있다.
문제는 과징금 규모 자체보다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담합 행위다. 삼양사는 올해 설탕과 밀가루, 전분·전분당 가격담합으로 잇따라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이번에는 사료 원료로 쓰이는 밀가루 부산물까지 담합 혐의가 제기되면서 불공정거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내부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밀가루 부산물 담합 혐의 기간은 앞선 전분당 담합 사건과 일부 겹친다. 서로 다른 사업 영역에서 가격담합이 장기간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개별 사건에 대한 법적 대응뿐 아니라 조직 전반의 준법경영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홍배 의원도 식품 기초 원재료 가격담합과 관련해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가중하는 행위라며 반복적인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밀가루 부산물 사건은 아직 공정위 심의 단계로, 삼양사를 비롯한 관련 업체들의 법 위반 여부와 최종 제재 수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피심인들에게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간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등 방어권을 보장한 뒤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삼양사로서는 이번 사건의 제재 여부뿐 아니라 반복된 담합 논란으로 훼손된 기업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과제로 떠올랐다. 과징금 부과액 1위라는 불명예에 또 다른 담합 의혹까지 더해진 만큼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 없이 준법경영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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