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고용 질주 속 4대 그룹의 고용 후퇴…AI 시대 일자리 판이 뒤집혔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2 10:50:35
쿠팡 첫 고용 10만명 돌파... 대기업 고용 증가율 0.4% '뚝'
AI 채용은 70% 급증…"공채보다 핵심 인재 확보 경쟁“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인공지능(AI)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채용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국내 대표 대기업들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줄이는 가운데, AI 인재 채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며 산업 전반의 고용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102개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국내 임직원 수는 192만47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191만2302명) 대비 8170명 증가하는 데 그쳐 증가율은 0.4%에 머물렀다.
 

▲ AI시대 일자리 지도가 뒤집혔다. 

이는 직전 조사 당시 92개 대기업집단의 고용 증가율(1.8%)과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직원 수 1만명 이상인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편입된 영향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기업 고용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들 그룹은 최근 1년 새 총 1만2375명의 일자리가 줄었다. 삼성은 28만3830명으로 국내 최대 고용 그룹 지위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931명 감소하며 2017년 이후 이어온 고용 증가세가 8년 만에 멈췄다.

LG그룹은 최근 1년 새 5370명의 일자리가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롯데(-4512명), SK(-3699명), 신세계(-2732명), CJ(-2378명), 현대차(-2375명) 등도 고용 감소 폭이 컸다.
반면 쿠팡은 공격적인 채용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키웠다. 쿠팡의 고용 인원은 10만8131명으로 처음 10만명을 돌파하며 SK를 제치고 그룹 고용 순위 4위에 올랐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역시 최근 1년 새 5517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며 개별 기업 기준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고용이 정체된 가운데 AI 인재 채용 시장은 오히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AI·데이터 기반 HR테크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등록된 AI 키워드 채용 공고는 약 1만5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채용 공고 증가율(10%)의 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신입 채용에서도 AI 인재 확보 경쟁은 치열했다. 올해 신입직 AI 관련 공고는 전년 대비 약 80% 증가했다. 경력직 중심 채용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인재 확보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AI 채용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았다. 교육업 AI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185%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미디어·광고(154%), 문화·예술·디자인(139%), 의료·제약(123%), 기관·협회(116%)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공고 수는 IT·정보통신 업종이 가장 많았지만 제조·생산, 서비스, 교육, 미디어 분야까지 AI 인재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는 생성형 AI가 대중화된 이후 기업들의 인재 전략이 '대규모 채용'에서 'AI 중심의 핵심 인재 확보'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들도 AI와 데이터 분야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기업의 성장과 고용 확대 간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AI 확산으로 기업의 수익 증가와 고용 확대가 더 이상 비례하지 않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과거 제조업 성장기처럼 대기업이 대규모 채용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은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스타트업과 혁신형 중소기업, 그리고 AI 기술을 활용한 신산업 분야가 새로운 고용 창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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