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업 막아라"…정부 전면 등판, 'HBM 공급망' 리스크 차단 총력전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5-08 11:24:44
중노위, 이미 결렬된 임금협상 '사후조정' 재추진…고용부도 노조 직접 접촉
대통령까지 경제 파장 언급…반도체 공급망 흔들릴까 정부 위기의식 고조
삼성전자 "생산 차질 최소화 대응체계 구축"…HBM 고객 신뢰 유지 총력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노조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전면 중재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이미 노사간 결렬된 임금협상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사후조정’ 카드까지 꺼내든 데 이어 고용노동부도 과반 노조와 직접 접촉에 나섰기 때문이다.  

 

▲[사진=챗GPT4]

 

AI 반도체 업황이 수퍼사이클 속 이번 노조 사태가 자칫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차질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 내부에서도 이번 사안을 단순 노사 갈등이 아닌 ‘국가 경제 리스크’로 인식하는 분위기로 감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생산 차질 최소화’를 반복 강조하며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 "삼성 파업 막아야"…중노위·고용부 동시 등판, 정부 '경제안보 모드' 가동

 

8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3월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던 삼성전자 임금협상 안건과 관련해 사후조정 절차 재개를 위한 노사 설득 작업에 착수했다.

 

사후 조정은 조정 중지 결정이 난 이후에도 노사 양측이 동의할 경우 다시 조정위원회를 열어 협상을 이어가는 제도다. 

 

통상적으로 활용 빈도가 높지 않은 절차라는 점에서, 정부가 이번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상당히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특히 중노위는 7일 과반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최승호 위원장을 직접 만나 사후 조정 참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측이 불성실 교섭 논란과 관련해 먼저 사과한다면 조정 절차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단순 노사 분쟁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대한 우려를 갖는다.

 

중노위 관계자는 “파업으로 가면 나라 경제 전체가 문제가 되는 위급한 상황”이라며 “사후조정 제도를 활용해 노사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이번 사후조정 절차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고용노동부(고용부) 역시 직접 중재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 4월 대통령까지 나서 노사 갈등의 경제적 파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고용부는 노조 측과 접촉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장 또는 장관 정책보좌관이 조만간 최 노조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며, 향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회동 가능성도 거론한다.

 

노조 측 역시 “장관 비서 라인을 통해 연락을 받았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중노위와 고용부를 동시에 가동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 HBM4 전쟁 한복판서 파업 변수…노사 갈등에 글로벌 AI 고객사에 '촉각'

 

이러한 정부 움직임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게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AI 산업 확산으로 HBM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급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4 양산과 글로벌 고객사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때문에 사측인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번 노조 리스크를 단순 임금협상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고객 대응과 공급망 안정성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IR)에서 노조 파업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전담 조직 및 대응 체계를 가동해 적법한 범위 내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발언을 두고 글로벌 고객사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메시지로 평가한다.

 

특히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이번 노사 갈등이 HBM 공급 일정과 고객 대응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 “HBM4 이미 완판인데”…글로벌 AI 공급망 '초비상'

 

이날 삼성전자 측은 IR에서 “HBM4 캐파(생산 능력)는 이미 솔드아웃(마감) 상태”라며 “2027년 수요까지 고객사 선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 공급 충족률이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AI 메모리 시장이 극도의 공급 부족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했다.

 

결국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생산 안정성 자체가 곧 고객 신뢰와 직결되는 상황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고객사들이 공급 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단순 수율이나 성능 경쟁을 넘어 안정적인 납기와 공급 지속 가능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강경 대응보다 대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IR에서 알려듯이 노사 현안에 대해 법과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노조와의 대화를 우선해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 측은 “회사로부터 실제 대화 요청은 없었다”고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 양상으로 번졌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내부적으로 상당 수준의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중인것으로 본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실제 단기 생산 차질 여부보다 글로벌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공급 안정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까지 움직이는 이유는 삼성전자 한 회사의 노사 문제가 아니라 AI 반도체 공급망 전체의 안정성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HBM 시장이 공급 부족 국면인 상황에서는 고객사 신뢰 유지 자체가 핵심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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