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훼손지 3만㎡ 공원 회복…진입도로 늘리고 통경축 확보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여러 차례 정비사업이 무산됐던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 일대가 2520여 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개미마을·문화마을·옛 홍제4구역을 하나의 정비구역으로 묶어 사업성을 높이고, 인왕산 자락의 훼손지 약 3만㎡는 공원으로 회복한다. 오랜 숙원이던 재개발이 다시 출발선에 섰지만 실제 착공까지는 정비계획 결정과 구역 지정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홍제동 9-81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됐다. 계획안은 최고 30층, 2520여 세대 규모의 숲세권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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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대문구 홍제동 9-81 일대 모습 [이미지=서울시청 제공] |
이 지역은 그동안 개미마을과 문화마을, 옛 홍제4구역이 각각 정비사업을 추진했지만 인왕산 경관 보호와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의 용도지역 상향 제한, 낮은 사업성 등의 문제로 사업이 잇따라 무산됐다.
특히 개미마을은 2006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이후 민영주택건설사업과 주거환경관리사업, 모아타운, 주거재생혁신지구 등 여러 개발 방식을 검토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문화마을은 공공재개발 대상지에서 제외됐고 옛 홍제4구역도 재개발예정구역에서 해제됐다.
정비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노후 주택의 누수와 화재, 동파 등 안전 문제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개별 정비 방식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세 지역을 하나로 통합하는 해법을 택했다.
서울시와 서대문구는 기획 초기부터 현장답사와 간담회, 설명회 등 총 9차례에 걸쳐 주민들과 접촉했다. 주민들은 3개 마을 통합과 용적률 상향, 사업성 개선, 세검정로 진출입 개선, 공공청사 복합화 등을 요구했고 시는 이를 계획에 반영했다.
서울시는 현재 제1종·제2종 7층 이하·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나뉜 주택용지를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그동안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었던 낮은 사업성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인왕산 경관과 최고 30층 아파트가 어떻게 공존할지도 관심사다. 서울시는 단지 전체를 일률적으로 30층으로 짓는 방식이 아니라 인왕산과 가까운 곳은 20층 안팎, 내부순환로 주변은 30층 안팎으로 배치한다. 지형의 높낮이와 산세에 따라 건물 높이를 달리해 인왕산 능선과 어우러지는 스카이라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인왕산 정상과 기차바위, 능선이 가려지지 않도록 동서·남북 방향으로 폭 20m의 통경축 2곳도 확보한다.
개발 과정에서 녹지는 오히려 늘린다. 무허가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훼손된 인왕산 자락 약 3만㎡를 공원으로 회복한다.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인왕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을 복원하는 것이 이번 계획의 특징이다.
이 지역은 평지가 아니라는 점도 일반 재개발 사업과 다른 부분이다. 대상지 안에서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차이가 최고 105m에 달한다.
서울시는 산을 대규모로 깎거나 흙을 쌓아 평탄화하기보다 기존 지형을 최대한 살려 절토·성토량을 줄이기로 했다. 지형 차이를 활용해 데크 하부에는 주민공동시설과 외부마당을 만들고 단지 내 보행로와 연결한다.
절·성토를 최소화하면 인왕산 자락의 지형을 보존하는 동시에 공사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면 차량 증가에 따른 교통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서울시도 이번 기획에서 세검정로 진출입 개선을 주요 과제로 다뤘다.
내부순환로 진입 차량과 아파트 주민 차량의 동선을 분리하고 내부순환로 하부 공공부지를 정비구역에 선제적으로 편입한다. 이곳에 세검정로로 연결되는 추가 진입도로를 만들어 현재의 상습 정체와 향후 늘어날 교통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홍제천과 인왕중학교, 홍제역으로 이어지는 기존 옛길도 연결한다. 재개발로 기존 마을의 생활 동선이 끊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홍제3동 주민센터와 접근성이 떨어졌던 내부순환로 하부 사회복지시설은 단지 초입의 근린생활시설과 복합화해 재배치한다. 기존 주민뿐 아니라 새로 입주할 주민의 공공시설 접근성까지 고려한 계획이다.
한편, 이번 홍제동 9-81 일대까지 포함하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대상 314곳 가운데 201곳의 기획이 완료됐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홍제동 개미마을 일대는 한국전쟁 이후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 현재까지 밀집해 있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그간 여러 정비사업이 무산되며 서울시의 숙원사업으로 남아 있었다”며 “주민들이 하루빨리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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