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평행선 속 대체부지 논의…탄천 1만 3000가구 대안 부상

정태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6 13:31:50
김윤덕·오세훈 2차 회동서 결론 못 내…다음주 다시 협의
서울시, 탄천물재생센터 복합개발 제안…국토부 “적극 검토”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차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가 대체 부지로 부상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를 보존하는 대신 탄천물재생센터 일대에 최대 1만 3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고, 국토교통부는 관련 자료를 받아 검토하기로 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2차 회동을 갖고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비롯한 서울지역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 활용과 서울 주택 공급 방안 등을 논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측은 용산공원 활용 방안을 두고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부는 공원·녹지 기능이 훼손됐거나 기존에 주거 용도로 사용된 일부 부지에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을 제한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역사·생태적 가치 등을 이유로 용산공원 본체 부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장관은 회동 후 “용산공원 관련 의견 접근은 안 되고 있다고 봤다”면서도 “오해는 많이 푼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용산공원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원래 없었다”며 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 시장도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면서 “여러 부분에서 의견이 좁혀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본체 부지 전체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신 서울시는 탄천물재생센터 일대를 활용하는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 구상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한 뒤 인근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SETEC) 부지 등을 연계해 청년주택과 산업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방안이다. 

 

▲ 탄천물재생센터 부지 [사진=연합뉴스]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는 약 39만 3000㎡로 정부가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해온 용산어린이정원(약 30만㎡)보다 9만㎡가량 넓다. 서울시는 전체 부지 가운데 절반가량에 주거 기능을 배치하면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 3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사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24년 양재천·탄천 합수부 일대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마쳤고 현재 센터 이전을 위한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올해 말 마무리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사업 재원은 서울시가 소유한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 부지를 매각해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두 부지의 가치를 각각 약 3조 3000억원과 2조 3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에 공공 자금을 더해 민간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도 탄천물재생센터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오 시장이 탄천물재생센터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고 가능한 자료를 바로 주기로 했다”며 “자료를 받아 분석해야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전제로 하는 만큼 이전 부지 확보와 민간투자 적격성 검토, 도시계획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용산공원 활용 방안 역시 공론화와 특별법 개정, 서울시 등 지방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해 단기간 내 공급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말 발표할 예정인 ‘7만 3000가구+α’ 규모 추가 신규 공공주택지구에는 용산공원이 포함되지 않는다. 김 장관은 이날 “용산은 처음부터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도 추가 택지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신규 택지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방안도 논의했다. 오 시장은 재개발 사업의 용적률 확대와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 완화 등을 국토부에 건의했다며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할 경우 용산공원이나 탄천물재생센터 등 신규 부지 개발보다 단기간에 더 많은 주택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일주일가량 뒤 다시 만나 주택 공급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용산공원 활용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탄천물재생센터를 비롯한 대체 부지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놓고 양측이 접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다음 회동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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