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늦게 주고 판촉사원 비용 떠넘겨”…공정위, 농협하나로유통에 과징금 4.62억 부과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9 14:57:24
426개 납품·입점업체 863건 계약서 평균 30일 지연…100일 넘긴 사례도
판촉사원 43명 파견받고 서면약정 없이 운영…납품업체 인건비 1억820만원 부담
출시 후 최대 8년9개월 상품까지 ‘신상품’으로 분류해 입점장려금 3억236만원 수취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농협하나로유통이 납품·입점업체에 계약서를 제때 교부하지 않고 판촉사원 파견 과정에서 서면 약정을 하지 않는 등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다. 신상품이 아닌 상품을 대상으로 입점장려금을 받은 사실도 확인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4억6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9일 공정위에 따르면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426개 납품·입점업체와 총 863건의 납품·임대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를 즉시 교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 농협하나로유통이 납품·입점업체에 계약서를 제때 교부하지 않고 판촉사원 파견 과정에서 서면 약정을 하지 않는 등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다. [사진=연합뉴스]

 

계약서 교부 지연 기간은 평균 30일에 달했으며 일부 계약은 100일 이상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유통업법상 대규모유통업자는 거래 형태와 기간 등 주요 계약 내용을 담은 서면 계약서를 계약 체결 즉시 납품업체에 교부해야 한다.

 

공정위 조사 결과 지연된 계약 863건 가운데 710건은 농협하나로유통 측의 서명 지연으로 계약서 교부가 늦어졌다. 나머지 153건은 계약이 시작된 이후에야 계약서를 송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촉사원 운영 과정에서도 위법 사항이 적발됐다.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0개 납품업체로부터 43명의 판촉사원을 파견받아 매장에서 근무하도록 하면서 사전에 파견 조건을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았다.

 

이들 판촉사원이 서면 약정 없이 근무한 기간은 최소 1일부터 최대 365일에 달했다. 이 기간 납품업체가 부담한 판촉사원 인건비는 총 1억82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상품 입점장려금을 부당하게 수취한 사실도 확인됐다.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내부 업무지침을 개정하면서 신상품 여부를 실제 시장 출시일이 아닌 하나로마트 입점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 출시 후 6개월이 지난 187개 상품을 신상품으로 분류하고 총 3억236만원의 입점장려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상품은 시장에 출시된 지 최대 8년 9개월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신상품 입점장려금의 경우 원칙적으로 시장 출시 후 6개월 이내 상품을 대상으로 받을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장려금 수취가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농협하나로유통의 계약서 지연 교부, 판촉사원 파견 관련 서면 미약정, 신상품 입점장려금 부당 수취 등의 행위가 대규모유통업법에 위반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4억6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제재는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거래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계약서 교부 지연과 판촉사원 운영, 판매장려금 수취 등에 대해 공정위가 제동을 건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유통업계에 관행화된 계약서 지연 교부와 판촉사원 운영, 판매장려금 수취 행위를 제재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대규모유통업자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납품업체와 입점업체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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