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 평택공장 청년 하청노동자 사망…9개월 차 하청노동자 죽음에 원청 책임론 제기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7-30 15:36:23
노조 "2인 1조 원칙 무너지고 인터록 없는 구형 설비 투입"…작업 지시·안전관리 부실 의혹
고용부 작업중지 명령…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원·하청 안전관리 체계 전면 조사 촉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설비 보수 작업을 하던 20대 하청노동자가 숨진 사고를 둘러싸고 유가족과 노동조합(노조)이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관련 설비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노사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해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설비 보수 작업을 하던 한 20대 하청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금속노조 만도지부]

 

사고는 지난 22일 오후 12시48분쯤 HL만도 평택공장에서 발생했다. 하청업체 소속 김 모 씨는 머시닝센터(MCT) 설비 유지·보수 작업 중 기계에 끼인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1998년생인 김 씨는 입사 9개월 차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단순한 설비 오작동을 넘어 원청의 작업 지시 체계와 하청노동자 안전관리, 노후 설비 개선 여부가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로 해석된다. 

 

특히 2인 1조 원칙이 지켜졌는지, 시험가동 중인 설비에 작업자를 투입한 경위가 무엇인지, 인터록 등 필수 안전장치가 왜 마련되지 않았는지가 사고 책임을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HL만도의 원·하청 관리체계 전반과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의무 이행 여부까지 검증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사고 원인을 작업자 개인의 과실이 아닌 원청의 작업 지시와 안전관리 부실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유지·보수 작업은 원래 2인 1조로 진행해야 하지만 김 씨는 원청 관리자의 지시를 받고 시험가동 중이던 설비 내부를 혼자 확인하다 사고를 당했다.

 

노조는 사고 설비가 사람이 내부에 있을 때 작동을 막는 인터록 장치가 없는 구형 장비였으며, 당초 다음 주 예정이던 작업 일정도 원청 요구로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대응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즉시 통보받지 못했고 사고 발생 약 30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사고 현장을 확인한 뒤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고 회사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MCT 설비 내부 유지·보수 작업 전반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후 사고가 발생한 생산라인의 MCT 설비 15대가 가동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사고 다음 날 게시한 사과문도 논란이 됐다. 사과문에 현장 안전수칙과 작업 절차 준수를 당부하는 내용이 포함되자 노조는 사고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돌리는 표현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열어 작업 지시 과정과 2인 1조 원칙 준수 여부, 노후 설비의 안전장치 미비, 사고 보고·대응 절차 등을 집중적으로 따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원·하청 안전관리 체계의 구조적 문제로 확인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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