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탐구] 스마트팜, 농업과 4차산업혁명의 희망찬 만남
[트렌드탐구] 스마트팜, 농업과 4차산업혁명의 희망찬 만남
  • 이필원 기자
  • 승인 2019.04.06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한국 경제는 반도체, 스마트폰 등 첨단 IT산업국가로 변모해 왔다. 하지만 한국 농업과 농촌의 경쟁력은 첨단 산업의 면모와 달리 여전히 취약성을 노출하며 위기라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지난날 한국 농업은 녹색혁명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자급자족에 성공하는 등 눈부신 성장 모습을 보이며 경제발전의 초석이 돼 왔다.

하지만 농산물 시장 개방에 다른 식량자급률의 하락, 생산비 증가로 인한 농업소득의 정체, 농가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고령 인구비율의 증가, 경지면적의 감소 등 부정적 요인들이 증가하며 잇따라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특히, 한국 농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 농업인의 육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18년 11월 15일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스마트온실에서 열린 '한국형 스마트팜 2세대 기술' 시연회에서 작물 영상이미지 자동수집장치로 2세대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연합뉴스]
2018년 11월 15일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스마트온실에서 열린 '한국형 스마트팜 2세대 기술' 시연회에서 작물 영상이미지 자동수집장치로 2세대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연합뉴스]

 

이같은 위기의 해법으로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농산업의 접목이 주목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로 등장한 ‘스마트팜’(Smart Farm)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미국, 네덜란드, 일본, 독일 등 농업 선진국에서는 ICT 기술을 원예와 축산, 유통 등 농축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 생산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스마트팜 기술은 기존의 농업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모바일 등 첨단 ICT 기술을 융합하여 생산은 물론 유통과 소비까지 전체적인 밸류체인에 걸쳐 생산성과 효율성, 품질 향상 등을 추구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농업을 고부가 가치 창출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스마트팜’은 농업인들을 쉴 사이 없는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청년들에게 미래 지향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회로도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환경오염과 병해에 대한 관리와 예방, 식품의 질과 안전성 제고 등 여러 효과들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스마트팜’을 혁신성장 선도사업으로 선정해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전략투자 8대 선도사업 중 하나다.

 

<br>
스마트팜 혁신모델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팜 선도사업을 통해 원예‧축산‧수산 분야에서 스마트 영농 혁신거점을 조성하고 한국형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농가 단위로 진행해온 기존의 초보적인 스마트 팜 보급 전략을 보완해 정책대상을 청년 농업인과 전후방 산업으로 확대하고 집적화된 혁신거점을 조성한다는 비전 아래 추진 중이다.

스마트팜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지능화된 농장을 추구한다. ICT를 온실과 축사 등에 접목하여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원격으로 제어해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관리한다.

스마트팜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한 농업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농업 분야 청년 유입을 촉진할 핵심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경제를 지탱할 미래 산업으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점차 고령화되고 일손 부족에 허덕이는 우리나라 농업 현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농가인구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도시화로 농지면적은 줄어들고 있다. 반면 농업생산비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2017년 8월 인구의 14%가 65세 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농축산업 종사자의 현실은 훨씬 더 심각하다.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40%가 넘었다. 새로운 취농 인구를 확보하지 못하면 농업 인력의 유지가 어려운 현실이다.

경지면적의 감소 속도보다 농가인구 감소 속도도 빠른 상황이다. 2016년 농가호당 경지면적은 1.56ha, 농가인구 당 경지면적은 3.3ha로 각각 전년대비 0.9%, 1.3% 증가하며 상승 추세다. 여전히 영세농가가 많다. 3천만원 이하의 자급형 농가가 86%를 차지하고 있다.

농축산물 판매소득 3천만원 이상 농가 비중이 2010년 12.9%에서 2015년 14.0%로 증가하고, 농축산물 판매소득 1억원 이상 농가수도 같은 기간에 12.3% 증가한 점은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이다.

 

지난해 7월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귀농·귀촌 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스마트팜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7월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귀농·귀촌 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스마트팜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어두운 농업 현실에 스마트팜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싹 틔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 팜 생산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생산량은 30.1%, 1인당 생산량은 36.9%가 늘었지만, 고용노동비는 8.6%가 감소했고 병해충질병은 17.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팜 만족도 조사결과에서도 농업인들은 영농편리성, 삶의 질에 변화, 추천할 의향, 시설 확대 이행 등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고 조사됐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스마트팜 7000헥타르(ha)와 축사 5750호를 농가에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2022년까지 혁신거점으로서 스마트팜 혁신밸리 4개소도 구축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8월 1차 공모에서 경북 상주와 전북 김제 등 2곳을 스마트팜 혁신밸리로 선정한 바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스마트팜 관련 생산과 교육, 연구 기능이 집약된 융복합 클러스터를 의미한다. 

정부는 스마트팜 구축·운영의 기대효과를 생산성 향상, 수출 확대, 일자리 창출, 환경 친화적 등 크게 네 분야에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최적화된 생육환경의 제공으로 투입재와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고, 통제된 첨단시설을 통해 연중 안정적으로 생산과 바이어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전문재배사,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물인터넷 서비스 기업 등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병해충·질병 감소와 악취 관리, 불필요한 양분 공급 감소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농업의 규모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첨단 기술혁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과 함께 과학기술정통부가 협업으로 진행하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 사업’을 기획, 예비 타당성 조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스마트팜 구성도 [출처= 농촌진흥청]
한국형 스마트팜 구성도 [출처= 농촌진흥청]

 

이 다부처 사업은 오는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7160억원을 투입할 예정. 농림부는 표준화와 사업화 등 상용화를 추진하고, 농진청은 스마트팜 고도화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과기정통부는 미래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미래 스마트팜 기술개발’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을 농업에 접목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과기정통부는 “미래 농업은 사람의 경험 보다는 데이터의 수집, 분석, 활용을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비전 아래,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팜 구현에 필요한 융합·원천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미래 스마트팜의 핵심 목표는 지능화, 지속가능성, 개인 맞춤형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기반 지능형 스마트팜의 핵심 융합·원천 기술개발 과제들을 도출하겠다는 계산이다.

‘지능화’는 인공지능을 통한 정보 획득과 무인 자동화 스마트팜 제어 등이 포함되고, ‘지속가능성’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 수자원 재이용 등을 뜻한다. 그리고 ‘개인맞춤형’은 개인 건강 맞춤형 식품생산, 식물공장을 통한 최적재배 기술 등을 지향한다.

초기 스마트 팜은 원예 분야에 집중되었지만.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들을 본격 적용하면서 다양한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분야는 스마트 원예를 비롯, 스마트 축산, 스마트 노지(露地), 스마트 유통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스마트 원예’는 ICT 기술을 접목, 장미 같은 원예 작물의 최적 생장 환경을 유지 관리하여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스마트팜 기술이다. 유리온실이나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운영에 있어, PC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온도와 습도, 환기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원격 제어를 통해 영양분 공급이나 창문 개폐를 제어한다. 특히, LED 광원을 활용한 식물공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축사 흐름도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 축사 흐름도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 축산’은 소, 양돈, 양계를 중심으로 가축의 사육과정에 ICT 기술을 접목해 축산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스마트폰·태블릿PC·PC 등을 통해 축사 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물 공급과 사료배급 시기는 물론 가축의 건강과 발정시기 등도 체크한다.

‘스마트 노지’는 ICT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온실 밖의 노지(露地)에서 재배하는 작물에 원격으로 자동 관수(물주기), 병충해 예방관리 등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센서를 통해 토양이나 환경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한다.

‘스마트 유통’은 생산자인 농민으로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는 유통 과정에 정보의 원활한 교환과 공유체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농축산물의 생산과 가공은 물론 물류와 판매, 최종 소비 단계까지 전 유통 과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 선진국들은 농업 전 분야에 ICT 융・복합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들 선진국들은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고품질, 고수확 기술개발은 물론, 재배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요소 기술을 개발해 왔다. 기후여건에 관계없이 1년 내내 농작물 생산이 가능한 첨단 기술이 융복합된 자동생산 시스템인 식물공장은 생산성은 물론 친환경성을 인정받고 있고, 농업로봇 등을 개발해 스마트팜을 생산 분야와 유통과 소비 분야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설계해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이들 농업 선진국들은 단순한 자동화와 기계화를 넘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농산업에 응용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데이터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전문가 양성에 집중하고 있고 연구실과 현장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바헤닝언 대학은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스마트팜을 이끄는 혁신 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홈페이지 소개에서도 "'건강한 음식과 생활 환경'이라는 주제에 특별히 초점을 맞춘 네덜란드 유일의 대학"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재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출처= 바헤닝언대 홈페이지]  

 

이러한 스마트팜 육성 과정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고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유망 스타트 업들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불리한 자연환경을 뚫고 스마트팜 모범국으로 우뚝 선 농업 선진국이다. 네덜란드는 이미 기계화와 표준화된 시설을 바탕으로 농업 기술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특히 시설원예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이같은 성과는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국가적 목표를 세우고 최소의 자원을 이용해 최대의 생산량을 내기 위해 정부가 일찍부터 적극 지원에 나선 결과다. 그 역사는 벌써 20여 년에 이른다. 그 중심에 바헤닝언대학 겸 연구소가 있다.

바헤닝언(Wageningen) 대학은 네덜란드의 농・식품업 실리콘밸리인 ‘푸드 밸리(Food Valley)’의 중심에서 민・학 협동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스마트팜 기술 개발은 각종 센서, 농업용 로봇, 드론, 자율주행 트랙터 등 응용기술 면에서 눈부신 진보를 거두고 있다. 스마트팜이 확산하면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ICT 핵심 신기술 전문 인력 육성과 함께,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의 양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3월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중앙아시아 수출에 성공한 '스마트팜 패키지'와 설비에 대해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3월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중앙아시아 수출에 성공한 '스마트팜 패키지'와 설비에 대해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미래 식량난에 대한 우려는 세계적으로 스마트팜의 확대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세계 인구의 증가로 식량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농업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고, 농민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도시화로 인해 농작물의 재배면적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스마트팜 수준은 네덜란드 등 농업선진국에 비해 규모 면이나 설비 면이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농업 고도화 및 컨설팅 서비스는 사실상 걸음마 단계에 불구하다.

선진 농업기술의 습득과 자료의 축적, 연구 및 분석 능력은 하루 이틀 안에 쌓일 수 없다. 정부가 보다 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스마트팜’ 전략을 수립하고 지원해 나가야 하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