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을 통해 본 콘텐츠 산업의 힘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통해 본 콘텐츠 산업의 힘
  • 유원형 기자
  • 승인 2019.05.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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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네마'가 만드는 흥행의 비결

[메가경제 유원형 기자]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세계 영화사의 흥행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영화의 흥행몰이와 함께 원작인 마블 코믹스는 물론 경쟁사인 DC 코믹스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하며 '콘텐츠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의 끝판왕으로까지 불리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지난 4월 24일 우리나라에서 전세계 최초로 동시개봉한 데 이어 북미에서는 이틀 뒤인 4월 26일(현지시간) 스크린의 막을 올렸다. 

'타이타닉' 넘고 역대 세계 1위 '아바타' 흥행기록 눈앞

 

[사진= 영화 '어드벤져스: 엔드게임'의 스틸컷]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전세계 극장가를 강타하면서 콘텐츠 산업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하고 있다. [사진= 영화 '어드벤져스: 엔드게임'의 공식 포스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국내 개봉 17일째인 10일 오전 1천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수치는 2014년 보름 만에 1천200만 명을 넘어선 ‘명량’에 이은 최단 관객수이자 역대 최단 흥행 기록이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11일까지 최종 누적관객수는 1250만9183명이었고 누적매출액은 1091억1319만4520원이었다. 흥행 기세는 개봉 초반보다 많이 약화됐지만 이번 주말에도 흥행 선두를 지키며 역대 박스오피스 11위였던 ‘광해, 왕이 된 남자’(최종 1천232만 명)의 기록을 넘어섰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글로벌 성적은 더 화려하다. 지난 5일(현지시간)까지 ‘타이타닉’을 넘어 역대 글로벌 흥행기록 2위에 올라섰다. 머지않아 역대 1위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를 넘어서 새로운 고지에 올라설 참이다.

미국의 웹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9일(현지시간)까지 전세계 극장에서 모두 23억282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전세계 흥행수익 중 미국 내에서 28.4%인 6억6040만 달러를, 미국 이외에서 71.6%에 달하는 16억678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중국(6442만8735달러)과 영국(1874만9981달러)이 가장 많았고 한국은 1821만9619달러로 세 번째로 많은 흥행수입 국가로 기록됐다.

글로벌 역대 1위 흥행기록 영화는 ‘아바타’로 27억8천8백만 달러였다. 앞으로 약 4억6천만 달러를 추가하면 아바타를 넘어서 역대 영화 흥행기록사를 다시 쓰게 된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주 이내에 아바타를 타고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마블 코믹스'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한 관심 증폭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개봉 전부터 마블의 11년 역사를 집대성한 어벤져스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소개되며 화두를 이끌었다. 개봉 이후 흥행역사를 다시 쓰면서 원작 만화인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와 슈퍼히어로 캐릭터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프랜차이즈 히어로 시리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사진= 영화 '어드벤져스: 엔드게임'의 스틸컷]
[사진= 영화 '어드벤져스: 엔드게임'의 공식 스틸컷]

 

MCU는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서로 맞물리며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공유하며 확장해 가는 가공의 세계(세계관)이다. 2008년에 시작된 MCU 영화들은 21세기 전세계에서 가장 큰 흥행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영화 시리즈로, 2위 ‘스타워즈 시리즈’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역대 1위의 흥행 수입을 기록하고 있다. 마블은 TV 애니메이션에서도 MCU를 확장하고 있다.

MCU는 최초의 개봉작 ‘아이언맨’(2008년)을 시작으로,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모두 22편의 실사영화를 내놓았다. 그동안 ‘아이언맨 시리즈’ ‘어벤져스 시리즈’ 등을 잇따라 히트시켰으며, 올해 7월에는 23번째 영화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MCU의 새로운 서막을 열 예정이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블랙위도우, 로키 등은 마블이 탄생시킨 슈퍼히어로들이다. 이중 아이언맨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대박 흥행몰이를 하면서 최고의 영웅캐릭터 반열에 올라섰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MCU 영화들의 짜임새나 완성도는 물론 아이언맨 등이 갖는 히어로의 성격, 세계관의 확장 방식 등에서 그 성공 요인을 찾고 있다.

마블의 흥행은 '콘텐츠 플랫폼'의 유기적 결과물

지금은 마블 영화의 시대지만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으로 대표되는 슈퍼히어로 군단인 DC 코믹스의 시대가 그 앞에 있었다. 2008년 ‘아이언맨’이 공개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아이언맨을 중심으로 마블 코믹스 기반 영화들이 배트맨 등을 앞세운 DC 코믹스 계열의 영화보다 흥행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진= 영화 '어드벤져스: 엔드게임'의 스틸컷]
[사진= 영화 '어드벤져스: 엔드게임'의 스틸컷]

 

하지만 마블 스튜디오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A급 슈퍼히어로라고 여기기에는 부족했던 캐릭터들을 앞세워 전세계 스크린을 장악해 나갔다. 마블 코믹스라는 원작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에 맞는 재해석과 캐릭터 창조를 통해 유니버스를 확장해나갔다. 과감한 투자를 앞세운 'MCU'는 또다른 세상을 열어젖히는 '살아 숨쉬는' 대형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마블 영화의 눈부신 약진에 DC 코믹스도 실사영화로 대응에 나섰다. 국내외 DC 영화팬들 사이에 비공식 명칭으로 통하는 ‘DC 익스텐드 유니버스(DECU)’이다. 2013년 ‘맨 오브 스틸’을 필두로,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수어사이드 스쿼드’ ‘원더우먼’ ‘저스티스 리그’ ‘아쿠아맨’ 등이 나왔다. 하지만 전반적인 평가나 흥행 기록면에서 MCU에 비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마블이나 DC나 슈퍼히어로들이 추구하는 이념의 세계는 ‘정의’다. 하지만 DC코믹스는 세계대전과 냉전체제, 사회정의 같은 묵직한 주제에 고뇌하고 번민하는 영웅상을 투영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MCU 캐릭터들은 같은 정의를 다루면서도 기질이 넘치고 보다 인간적인 히어로상을 그리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아이언맨 등의 히어로 캐릭터가 인간적인 결점이나 부족함까지도 지니고 있어 DC 히어로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또한 MCU 영화는 단독 무비를 개봉한 후 ‘어벤져스’에서 함께 만나 유니버스(세계관)를 확장하는 특유의 구성방식을 택하고 있다. 각 히어로들이 만드는 단독물이 어벤져스 시리즈물의 구실을 하고, 각 무비의 스토리와 플롯이 절묘하게 서로 얽히고 맞물리며 흡입력있게 세계관을 넓혀 나간다. 히어로들의 단독물과 팀대결 형식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복선으로 연결되며 큰 가공의 세계를 형성해 영화팬들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확장한다. 영화의 복선 효과 중 대표적인 예가 ‘쿠키 영상’이 주는 MCU의 묘미와 기대감이다.

'디지털 시네마'가 가져온 엄청난 속도와 파급력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기록적인 흥행몰이에는 IT기술과 SNS 등 최첨단 디지털 문화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IT기술과 소프트웨어(SW)의 발전은 영화 기획부터 제작, 배급, 상영 등 전과정에 걸쳐 필름영화 시대와는 다른 패턴과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금번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보여주는 흥행력은 바로 배급과 상영의 혁신을 가져온 '디지털 시네마'의 위력을 보여준다.

 

[사진= 영화 '어드벤져스: 엔드게임'의 스틸컷]
[사진= 영화 '어드벤져스: 엔드게임'의 스틸컷]

 

과거 필름 영화 시절과는 제작은 물론 배급과 상영 과정 모두 엄청난 차별성을 띠고 있다. 필름을 이용해 영화를 촬영하던 시절과 달리 재촬영에 따른 오류 수정이나 색의 보정과 편집 같은 영상 처리 과정이 용이해졌고,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 등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자료참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영화산업에서의 IT서비스 신시장 창출 기회'>

IT기술의 발전은 배급과 상영 단계에서도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가져왔다. 필름 영화 당시에는 영화를 영사하려면 필름 프린트 작성 등 물리적인 운반체계가 필요했고, 상영 단계에서도 필름의 특성상 영사를 반복할수록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영화 배급이 네트워크 등을 통해 전달됨으로써 운송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은 물론 배급의 안전성도 동시에 담보할 수 있게 됐다. 상영 단계에서도 영사 반복에 따른 화질과 음질의 저하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고 영사의 관리도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영화 상영 전부터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루트와 형식을 통해 영화를 홍보할 수 있게 된 데다, 전세계 수많은 극장에서 마음만 먹으면 동시에 얼마든지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되면서 흥행몰이에 유리해졌다. IT기술의 발전과 SNS 등 소셜네트워크의 확산은 속도와 양, 질 모든 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디지털 시네마 시대를 연 것이다.

콘텐츠 산업은 한국 경제의 무한한 성장동력

영화 산업도 콘텐츠 산업의 일부분이다. IT기술은 콘텐츠 산업 전반에 혁신을 불러왔다. 한류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드라마 '대장금'이나 싸이의 '강남스타일', 그리고 '침공'에 비유될 만큼 세계 대중음악사를 다시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활약 모두 문화 콘텐츠의 힘이다.

 

[사진=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공식 스틸컷]
[사진=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공식 스틸컷]

 

자동차, 선박 그리고 반도체. 2000년대 한국 제조업을 이끌어온 대표 산업들이다. 하지만 이같은 물리적인 산업 못지 않게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앞서 우리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IT기술과 콘텐츠의 만남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도 체감한 바 있다.

마블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디즈니의 주가도 고공비행하고 있다. 2015년 8월 모기업이 마블 엔터테인먼트에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마블 스튜디오를 거느린 월트 디즈니의 주가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 4월 11일(현지시간) 116.60달러에서 5월 10일 현재 134.04달러로 치솟았다. 한 달 사이에 15% 가까이 뛴 것이다.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은 '콘텐츠'를 "부호ㆍ문자ㆍ도형ㆍ색채ㆍ음성ㆍ음향ㆍ이미지 및 영상 등(이들의 복합체를 포함한다)의 자료 또는 정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계청 콘텐츠산업 특수분류에는 출판, 만화, 음악,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산업으로 나누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문화콘텐츠’나 ‘문화산업’으로 불린다.

콘텐츠 파워는 아이디어와 이야기의 힘이다. 현대 최첨단 IT기술로 더욱 강력하게 무장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무형의 자산에서 시작하는 콘텐츠의 파급력과 흥행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만큼 확대되고 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대박 몰이를 단지 한 편의 영화가 기록한 흥행쯤으로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고래부터 우리민족에게는 ‘흥’이 넘쳤다. 다른 민족들에 비해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인 특유의 문화 유전자는 케이팝(K-pop), 드라마, 영화, 음식문화 등을 중심으로 하는 한류(韓流)의 도도한 흐름을 만들어 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콘텐츠 산업에 달렸다고들 한다. 마블 코믹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어벤져서: 엔드게임’을 통해 그 위력을 재확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영화사를 뒤바꿀 만한 대박 영화시리즈가 탄생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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