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시 100% 환급이 만기 33년짜리도?" 상조 피해주의보 발령

오철민 / 기사승인 : 2019-07-23 12: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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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만기연장·과도한 결합상품 약정 유의 당부
가전제품 납입금은 법적인 보호 전혀 받지 못해

[메가경제 오철민 기자]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상조상품 가입 시 계약서의 내용을 꼼꼼히 읽기보다는 모집인의 설명 또는 광고의 일부만으로 계약 내용을 이해하고 상품에 가입하기 십상이다. 이 사이 소비자는 미래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만기연장, 과도한 만기환급금 약정 등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유형들에 대한 선제적 예방을 위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공정위가 이번에 상조상품과 관련해 소비자 피해주의를 당부한 사례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만기환급금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품이고, 다른 하나는 가전제품 등과의 결합상품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사례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전자의 사례는, 상조상품에 가입하는 상당수 소비자들이 ‘만기 시 100% 돌려준다’는 이유로 상품에 가입하는데, 알고 보면 ‘만기’의 개념이 ‘만기 직후’가 아니라 ‘만기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많은 상조회사에서 기존과 달리 만기에서 최대 10년이 경과해야만 100% 환급이 가능한 상품들을 출시·판매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상품은 만기를 390개월(32년 6개월)까지 설정하여 추가 기간까지 고려하면 100% 환급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 모집인의 간단한 설명만 듣고 계약하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만기 왜곡 현상에 대해, “자본금 이슈로 인해 소비자의 해약신청이 급증하면서, 소비자의 해약 신청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고육책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결합상품 피해 우려다.


공정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가전제품 등과 결합한 상조상품을 활발히 판매하면서, 만기 후 계약을 해제하면 상조 납입금 100%와 가전제품 가액에 해당하는 만기 축하금까지 지급해주는 조건을 내세우는 상조회사들이 있다.


실례로, 150만 원의 가전제품을 구매하고 450만 원의 상조상품을 가입하여 월 5만원 씩 10년 동안 총 600만원을 납입하면, 10년 후 가전제품 가액과 상조상품 납입금의 합인 600만원을 돌려받고 가전제품을 반납하지 않는 조건이다.


공정위는 이런 경우 가전제품 납입금은 법적인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상조회사가 만기(최대 21년 5개월)전에 폐업하면 상조 납입금의 절반 밖에 보상 받지 못하며, 심지어 남은 가전제품 가액에 대한 추심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조회사는 장기적인 재정건전성 악화로 기업의 존속가능성마저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만기 후 환급받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상조회사는 소비자에게 받은 납입금보다 더 큰 금액을 환급금으로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폐업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10년 만기 100% 환급률표 예시. 이같은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10년 만기 100% 환급률표 예시. 이같은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상조회사는 소비자가 계약을 해제하여 환급해줄 경우를 대비하여 소비자에게 미리 받은 납입금을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그런데 2018년 12월 말 기준, 결합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조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이 94%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소비자에게 미리 받은 납입금을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과거에도 만기 100% 환급이라는 조건으로 소비자를 대규모 유치하였다가 만기가 도래하자 몰려드는 만기환급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실례로 2018년 폐업한 에이스라이프의 경우 피해자들은 4만466명에 달했고 피해금액은 약 114억 원이었다.


공정위는 상조업계 구조조정으로 인해 중·대형업체로 개편된 상황에서, 이처럼 만기연장, 과도한 만기환급금 약정 등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8월 중으로 재정건전성 지표와 관련한 용역을 발주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법령개정 및 제도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또한 과도한 만기환급금 약정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되는지 검토하여 필요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사수신행위란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말한다. 장래에 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예금·적금·부금·예탁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 등이다.


기존의 소비자들의 경우, 본인이 가입한 상품이 이같은 상품인지 확인하고, 모집인에게 설명 받은 내용과 상품내용이 다르다면 공정거래위윈회 누리집이나, 서울·부산·광주·대전·지방공정거래소 소비자과에 신고할 수 있다.


이같은 피해를 예방하려면 신규 소비자들은 계약서, 가입신청서 또는 약관에 명시된 ‘계약의 해제 및 해약환급금’조항의 해약환급금 관련 내용을 가입 전 반드시 확인하고, 가입 목적, 가입자 연령 등을 고려하여 장래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또 소비자들은 만기 후 계약을 해제하여 환급받을 목적으로 가전제품 등과 결합된 상조상품에 대한 가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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