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검찰의 '패스트트랙 충돌' 여야의원 무더기 기소 후폭풍...황교안 대표, 나경원·이종걸·박범계 등 여야의원 28명 불구속기소·약식기소
[ME이슈] 검찰의 '패스트트랙 충돌' 여야의원 무더기 기소 후폭풍...황교안 대표, 나경원·이종걸·박범계 등 여야의원 28명 불구속기소·약식기소
  • 류수근 기자
  • 승인 2020.01.03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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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2020년 공식 업무를 시작한 첫날인 2일, 검찰이 지난해 4월 벌어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 충돌 사건과 관련해 여야 의원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기자 여야 모두 강하게 반발하는 등 새해 벽두에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그동안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조광환 부장검사)는 2일 전격 브리핑을 열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 여야 의원 28명, 보좌진·당직자 8명 등 총 37명을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황교안 대표와 의원 23명 등 한국당 24명, 민주당 의원 5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법 위반, 국회 회의장 소동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또는 약식기소했으며, 한국당 소속 보좌관·당직자 3명, 민주당 소속 보좌관·당직자 5명 등 총 8명도 기소 또는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래픽= 연합뉴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2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 여야 의원 28명, 보좌진·당직자 8명 등 총 37명을 불기소 또는 약식 기소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검찰은 지난해 9월 10일 경찰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은 이후 그간 수사를 벌여 왔으며, 4월 총선과 각 정당의 공천 관련 절차 등을 감안해 수사가 더 지연되면 검찰이 공천 과정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수사 결과를 즉시 발표했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의원과 당대표 중에서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 등 14명을 정식 기소하고 10명은 약식기소했다. 또 37명은 기소유예다.

약식기소란 벌금형 등이 내려질 수 있는 사건에 대해 검찰이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으로 형을 청구하는 절차이고, 기소유예는 피의 사실은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 수단·결과, 정황 등을 참작해 재판에는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결국, 검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한국당 소속 의원과 당대표 61명 모두 일정 부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이종걸·박범계·표창원·김병욱 의원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가담 정도가 가벼운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약식기소했다.

또, 나머지 민주당·정의당 의원 가운데 31명은 기소유예 처분했고, 민주당 권미혁·김해영·박완주·소병훈·유승희·최인호 의원 등 6명은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혐의 가담 정도가 무거운 의원들을 정식 공판에 넘기고, 비교적 가벼운 의원들에 대해서는 약식명령을 청구했으며, 상대적으로 죄가 무겁지 않다고 판단한 경우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25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 보좌진들이 국회 의안과 앞에서 경호권발동으로 진입한 국회 경위들을 저지하며 헌법수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4월 26일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사법개혁특위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 앞에 드러누워 이상민 위원장 등 참석자 진입을 막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정식 기소된 한국당 의원·당대표 가운데 황교안 대표, 강효상·김명연·정양석 의원 등은 패스트트랙 충돌이 발생한 지난해 4월 25∼26일에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의안과 사무실,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스크럼을 짜 막아서는 등의 방법으로, 민주당 의원과 의안과 직원 등의 법안 접수 업무와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가 적용됐다.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와 김정재 원내부대표, 민경욱 당대변인, 송언석 의원 등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것으로 인정돼 공동감금과 공동퇴거불응 혐의가 추가됐다.

이종걸·박범계·표창원·김병욱 등 민주당 의원 4명은 4월 26일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를 폭행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국회의장의 사보임 직권남용 사건에 대해서는 "국회법 입법 과정과 본회의 의결안 취지, 국회 선례 등을 봤을 때 국회법 위반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직권남용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2일 오후 서울남부지검에서 나병훈 공보담당관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남부지검에서 나병훈 공보담당관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국회법이나 국회법 해설서를 보면 모든 임시회에서 사보임이 안 되는 것으로 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만 2003년 국회법 제정 당시의 입법 취지와 국회 선례 등을 분석한 결과 '동일 회기 내'에서만 사보임을 금지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근거를 밝혔다.

한국당이 불법 사보임을 주장하는 바른미래당 오신환·권은희 의원은 회기 중에 사퇴했지만 선임된 회기와 사퇴한 회기가 달라 국회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또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사보임 접수방해 사건 역시 증거가 없다며 혐의없음 처분했다.

또, 문희상 의장이 한국당 임의자 의원의 얼굴을 양손으로 만져 강제추행·모욕혐의로 고발당한 사건도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여야는 이날 검찰의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의 수사 결과에 대해 일제히 반발했고, 기소된 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165·166조는 폭력행위 등으로 국회 회의를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단체로 위력을 보이는 경우 등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더욱 무거운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 회의 방해로 벌금 5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5년간 잃는다. 판결이 확정되면 출마가 불가능해지고, 당선됐더라도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에 따라 기소된 의원들은 재판 결과에 따라 총선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2022년 대선을 향한 황교안 대표의 대권 행보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재판 결과에 시선이 모이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4월 25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 보좌진들이 국회 의안과 앞에서 경호권발동으로 진입한 국회 경위들을 저지하며 헌법수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4월 25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 보좌진들이 국회 의안과 앞에서 경호권발동으로 진입한 국회 경위들을 저지하며 헌법수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여당인 민주당은 ‘늑장 기소'이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통과에 따른 '보복성 기소'라고 발끈했고, 한국당은 '야당 탄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동안은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다가 공수처법이 통과되고 새로운 개혁 장관이 임명되자 '뒷북 기소'를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들을 기소한 데 대해서는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는 작위적 판단'이라고 규정하고 "특히 불구속 기소된 4명 의원 대부분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출신인 점을 고려하면 명백한 보복성 기소라고 여겨진다"며 검찰의 해명을 촉구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정과 균형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처분"이라며 "검찰은 국회에서 직권을 남용해 사개특위 위원의 불법 사보임을 승인하고, 이에 항의하는 여성 의원에게 강제추행과 모욕을 일삼은 국회의장에게도 무혐의 처분으로 면죄부를 줬다. 검찰은 국민의 눈이 정녕 두렵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성일종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문 의장의 불법적인 사보임에 대해선 헌법재판소 권한쟁의가 청구돼 있으며 그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모든 절차를 무시한 검찰의 기소는 야당 탄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강신업 대변인은 "이번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무더기로 기소된 것은 매우 참담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필귀정'"이라며 "국회는 합의제 의사결정 기관이기에 그 어떠한 경우에도 의사의 진행과 결정은 토론과 표결에 의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뒤늦게라도 폭력행위자들을 기소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기소 결정이 매우 늦었다는 점, 폭력을 벌인 한국당 의원 중 여상규 의원 등이 기소 대상에서 빠졌고, 폭력의 피해자였던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을 기소하고 정의당 의원들에 대해 혐의없음이 아니라 기소유예를 한 점 등은 문제가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불법을 저질렀으면 누구라도 응당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라며 "국회 폭력을 막기 위해 만든 제도마저 폭력으로 짓밟은 폭력 의원들은 더욱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신당 최경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를 동물 국회, 폭력 국회로 멍들게 했던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는 당연하다"면서도 "검찰이 한국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까지 재판에 넘긴 것에 대해 끼워 넣기,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있는 만큼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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