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규제개선방안] 전통주·수제맥주 경쟁력 강화...주류OEM허용·질소가스 함유 맥주제조 가능
[주류 규제개선방안] 전통주·수제맥주 경쟁력 강화...주류OEM허용·질소가스 함유 맥주제조 가능
  • 류수근 기자
  • 승인 2020.05.21 0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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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양조장 관광객 판매 주세 면제·주류 배달·택배 가능

[메가경제신문= 류수근 기자]생맥주를 제조·판매하는 영세 수제맥주 제조업체가 시설투자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OEM 방식으로 캔맥주 형태 등의 제품을 손쉽게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류 제조시설에서 주류 외에도 무알콜 음료 등을 생산하거나, 막걸리를 만들고 남는 부산물로 장아찌, 빵,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기네스'와 같이 질소가스가 함유된 맥주 제조가 가능해져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의 맥주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내년부터 주류 제조자·수입업자가 도매·소매업자에게 주류를 판매할 때 '택배'를 통해 운반하는 것도 한결 수월해진다.

 

마트에 진열 된 맥주. [사진= 연합뉴스]
마트에 진열 된 맥주. [사진= 연합뉴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주류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정기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같은 주류 규제개선방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과거 주류 행정의 기본 방향이 ‘주세의 관리 징수’에 있었다면, 이제는 ‘주류 산업의 경쟁력 강화’ 지원 기능도 중시될 필요가 커졌다. 국세 중 주세 비중은 1970년 5.9%에 이르렀으나 이후 점점 비중이 낮아져 2000년에는 2.4%, 2010년에는 1.3%, 2018년에는 0.9%까지 낮아졌다.

또, 최근 국내 주류시장은 성장세가 정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수입은 증가하고 있어 국내 주류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2014~2018년 국내 주류시장에서 국산의 연평균 출고량이 2.5% 감소한 반면, 수입은 24.4%나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1월 맥주와 탁주에 대한 주세 과세체계를 종가세에 종량제로 전환한 데 이어, 이번 규제개선안을 통해 제조, 유통, 판매 등 주류 산업 전반의 규제 개선을 통해 주류 산업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류 배달을 이용한 홈술·혼술이 확대되고 다양한 맛의 주류를 선호하는 시대흐름을 반영해, 실제 주류 소비 패턴과 규제 사이의 간극을 완화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편의를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주류 규제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음식점의 생맥주 배달 허용(2019), 수제맥주의 소매점 판매 허용(2018), 야구장 맥주보이 허용(2016) 등 특정 이슈 발생 시 개별 과제 위주로 추진해온 그간의 단편적 규제 개선 방식에서 벗어나 종합적·체계적인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규제 개선 과제를 다각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자체 규제 심사’와 주류 업계의 ‘규제 개선 의견 수렴’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규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주류 관련 법령을 개편하기로 했다.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주류 출고량 및 세수. [출처= 기획재정부]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주류 출고량 및 세수. [출처= 기획재정부]

 

제조 분야에서는, 타 제조업체의 제조시설을 이용한 주류의 위탁제조(OEM)를 허용한다.

현재 주류 제조면허는 주류 제조장별로 발급되기 때문에 주류를 타 제조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의 위탁제조는 불가하다.

이에 개선안은 제조시설을 갖추어 주류 제조면허를 받은 업체의 타사 제조시설을 이용한 위탁제조를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주세법’ 상 제조시설 기준을 갖춰 특정 주류의 제조면허를 받은 사업자가 동종의 주류를 생산하는 주류제조자에게 위탁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한다.

이에 따라 생맥주를 제조·판매하는 수제맥주 제조업체가 캔입 시설투자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OEM 방식으로 캔맥주 형태 제품을 손쉽게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시설투자 비용이 부담스러워 해외에 아웃소싱을 맡기려던 수제맥주 제조업체들이 앞으로는 타사 제조시설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증산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려 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 제조 시설을 이용한 주류 이외의 제품 생산도 허용된다.

현행 규정에서는 주류 제조 작업장이 독립된 건물이거나 완전히 구획 되어 주류 제조가 아닌 다른 목적의 시설과 구분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주류 제조 시설에서 생산 가능한 음료(무알콜 음료)나 부산물 (술 지게미)을 제조 판매하려면 별도의 생산시설의 설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주류 제조시설에서 생산 가능한 제품이나 주류 제조 시 생산되는 부산물은 주류 제조장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

주류 제조방법 변경 절차도 간소화된다.

현재는 주류 제조자가 승인받은 주류 제조방법을 변경 추가 하려는 경우 승인이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단순한 원료 배합비율 변경, 알코올 도수 변경 등 제품의 안전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미한 제조방법 변경 추가의 경우 신고사항으로 변경된다.

또, 복수의 제조 면허를 가진 제조장에서 특정 주류를 2년 이상 제조하지 않으면 지금은 해당 주류 제조장에 대한 모든 주류의 제조 면허가 취소되지만, 앞으로는 2년 이상 생산 안 한 해당 주류의 면허만 취소된다.

 

주류 분야별 규제개선방안. [그래픽= 연합뉴스]
주류 분야별 규제개선방안. [그래픽= 연합뉴스]

 

개정안은 주류 신제품 출시 소요 기간도 단축한다.

현재는 주류를 제조하여 출시하기 위한 필수 절차인 제조방법 승인과 주질 감정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개정안은 제조방법 승인과 주질 감정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주류 신제품 출시 소요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5일로 단축할 예정이다.

주류 첨가재료로 질소가스를 허용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기네스'와 같이 질소가스가 함유된 맥주 제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해외에서는 질소가스가 함유된 맥주 제조가 확대되고 있으나, 국내는 주세법 시행령에 따라 맥주의 첨가재료에서 질소가스를 제외한 상태다. 그러나 개정안은 질소가스 첨가를 허용해 소비자들의 주류 선택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맥주 제조 시 질소가스를 첨가하면 크림 같은 거품이 생성된다.

이같은 제조분야 뿐만 아니라 주류 유통분야에서도 편의성이 개선된다.

우선, 주류제조자 및 주류수입업자의 주류 판매 시 택배 운반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현재는 주류법에 의거, 주류제조자 수입업자는 ‘주류 운반차량 검인 스티커’가 부착된 소유 임차차량 및 물류업체 차량을 이용해 주류 운반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해당 스티커를 물류업체(택배) 차량에 부착하기 어려워 택배를 이용한 주류 운반이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주류제조자 수입업자가 물류업체 차량을 이용해 도·소매업자에게 주류 운반 시 주류 운반차량 표시 의무가 면제된다.

개정안은 주류통신판매기록부에서 구매자 주민등록번호를 제외한다.

현재 전통주 통신판매 시 판매자는 구매자 주민등록번호 등이 포함된 주류통신판매기록부를 매월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중개쇼핑몰은 구매자 주민등록번호를 암호화하고 있어 판매자가 구매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고, 성인 인증 절차를 거치므로 주민등록번호를 기록할 실익이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이에 개정안은 성인인증을 거치는 통신판매 방식의 경우 주류통신 판매기록부에서 구매자 주민등록번호를 제외하기로 했다.

 

주류 규제개선방안 세부 실천 계획. [출처= 기획재정부]
주류 규제개선방안 세부 실천 계획. [출처= 기획재정부]

 

판매 분야에서는 통신판매가 허용되는 ‘음식점의 주류 배달’ 기준을 명확화 한다.

현재는 ‘음식에 부수하여’ 주류를 배달하는 통신판매는 허용하고 있지만 ‘부수’의 범위가 불명확해 현장에서 혼란의 소지가 있다.

이에 개정안은 음식과 함께 배달하는 주류로서 ‘주류 가격이 음식 가격보다 낮은 경우’에 한해 통신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여기서 음식은 ‘식품위생법 시행령’에 따른 일반음식점에서 전화, 휴대전화 앱 등을 통해 주문 받아 직접 조리한 것을 뜻한다.

납세협력 분야에서는, 맥주・탁주에 대한 주류 가격신고 의무를 폐지한다.

현재 주류 제조자는 주류 가격 변경 또는 신규 제조 주류 출고 시 해당 가격을 국세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종가세 하에서 과세표준(가격) 적정여부 검증 등을 위한 가격 신고제를, 종량세로 전환된 맥주 탁주에 적용하는 것은 실익이 낮다는 판단이다. 현행 가격 신고제는 가격신고 시 첨부서류로 제조원가계산서와 산출근거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종량세로 주세를 신고하는 주종인 맥주·탁주의 경우 가격신고 의무를 폐지한다.

소주·맥주에 대한 대형매장용 용도구분 표시도 폐지된다.

현재 희석식 소주와 맥주는 유흥음식점용, 가정용, 대형매장용으로 용도가 구분돼 있으며, 상표에 용도별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가정용(슈퍼, 편의점, 주류백화점 등)과 대형매장용(대형마트)은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동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용도별 표시(가정용, 대형매장용)와 재고 관리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희석식 소주 맥주의 용도별 표시(가정용, 대형매장용)를 ‘가정용’으로 통합한다.

전통주 제조자의 납세증명표지 첩부 의무가 완화한다.

현재는 연간 출고량이 1만㎘ 미만인 탁주와 1천㎘ 미만인 약주를 제외한 모든 주류에는 납세증명표지를 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출고량이 적고 영세한 전통주 제조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개정안은 연간 출고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전통주에 대해 납세 증명표지 첩부 의무를 면제키로 했다. 기준 출고량은 주종별 연간 출고량 및 출고금액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전통주의 저변확대를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현재는 주한외국군인 및 외국인선원 전용 유흥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주류에 대해서는 주세를 면제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같은 경우는 주류 제조자가 제조장에서 직접 제조한 주류를 외국인 관광객에게 판매 하는 경우 주세를 면제하고 있으며, 2018년 10월 현재 145곳의 주류 제조장이 면세판매 허가를 얻었다.

이번 개정안은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주 및 소규모 주류 제조장(양조장)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주류에 대해서도 주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전통주 홍보를 위한 국가지자체 전통주 홍보관의 시음행사도 허용한다.

현행 주류 시음행사는 주류 제조자 수입업자에 한해 시음행사를 허용하고 있고, 주류 소매업면허를 가진 전통주 홍보관 등에서 전통주 홍보를 위한 시음행사는 불가하다.

하지만 개정안은 주류 소매업면허를 가진 전통주 홍보관 등에서도 시음행사를 허용한다.

주류 규제 개선을 위한 법령 체계 정비차원에서 ‘주류면허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다.

현행 ‘주세법’은 ▲주세 부과 관련 규정(세율・부과징수 등), ▲주류 행정 관련 규정(주류 제조ㆍ판매면허, 유통 등), ▲벌칙 규정을 포괄하고 있다. 성질과 기능이 상호 이질적인 조세 부과 관련 규정과 주류 행정 관련 규정이 한데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규제적 성격이 강한 주류 행정 관련 규정을 주세법에서 분리해 ‘주류 면허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로 했다.

주류 관련 고시 사항 중 납세자의 권리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규제는 상향 입법 등 정비를 추진한다. 주류 관련 18개 국세청 고시 중 사업자의 영업활동, 진입 등을 규제하는 고시 사항이 중심이다.

스타트업 창업 지원 등을 위한 ‘주류 규제혁신 도우미’ 제도도 운영한다.

주류 관련 창업 희망자에 대해 1:1 멘토링을 통해 양조기술 지원에서부터 제조방법 승인 및 제조면허에 이르는 창업 절차 전 과정 상의 컨설팅을 국세청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같은 주류 규제개선 방안과 관련해 법 개정 사항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하고, 하위법령 개정도 올해 내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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