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상임위원장 여당 독점 현실화...12대 국회 이후 35년만의 불명예
21대 국회 상임위원장 여당 독점 현실화...12대 국회 이후 35년만의 불명예
  • 류수근 기자
  • 승인 2020.06.29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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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원장 이견 못좁혀…통합·정의·국민의당 표결 불참

[메가경제신문= 류수근 기자]제21대 국회가 여야 정치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며 사실상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며 불명예를 안고 출발했다.

국회는 29일 오후 2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남은 12개 중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포함해 11개 상임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 선출했다.

지난 15일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반대에도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은 후속 조처다.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등 의원들이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상임위원장 선거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등 의원들이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상임위원장 선거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다만 야당 몫인 국회부의장과 여야 국회부의장 간 합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은 이번에 제외됐다. 이로써 176석의 절대 과반 여당인 민주당은 사실상 상임위원장 전체를 모두 차지하게 됐다.

이로써 21대 국회는 과반 원내 1당의 사실상 단독 개원 및 상임위원장 선출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과반 정당이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차지한 것은 1985년 구성된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사례다.

이날 본회의에는 통합당 의원 103명 전원과 정의당 6명, 국민의당 3명, 통합당 출신 무소속 의원 4명을 포함해 총 116명이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원 구성 최종 협상에 나섰지만 극적인 합의에 대한 기대감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여야는 전날 회동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 구성 타결에 대한 막판 합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그간 최대 걸림돌이었던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에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최악의 형국을 맞았다.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프로필. [그래픽= 연합뉴스]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프로필. [그래픽= 연합뉴스]

 

민주당과 군소 범여권 정당만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본회의에서는 운영위원장에 김태년, 정무위원장에 윤관석, 교육위원장에 유기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박광온, 행정안전위원장에 서영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도종환 의원이 선출됐다.

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이개호, 환경노동위원장에 송옥주, 국토교통위원장에 진선미, 여성가족위원장에 정춘숙,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정성호 의원이 뽑혔다.

통합당이 원 구성에 반발해 명단을 제출하지 않음에 따라 통합당 몫 상임위원 명단은 박 의장이 강제 배정했다.

국회의장 공보수석실에 따르면, 국회법 상에는 위원장 선거를 하기 위해 해당 위원회 위원을 모두 선임해야 하는지, 일부 위원만 선임해도 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

다만, 원구성 기한 내에 위원 선임 요청이 없는 경우 의장이 상임위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1994년 국회법이 개정된 취지를 감안할 때, 의장이 위원정수에 따라 위원을 배정한 후 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이 국회법 취지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 선임 요청 없이 위원을 선임해 발생하는 문제는 추후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에 따른 위원 개선(사보임)을 통해 해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역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현황. [그래픽= 연합뉴스]
역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현황. [그래픽= 연합뉴스]

 

박 의장은 이날 본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로 21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지 꼭 한 달이 되었다. 그러나 개원식도, 원 구성도 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여야는 어제 저녁 원구성과 관련된 합의 초안을 마련하고 오늘 오전중으로 추인을 받아서 효력을 발생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야당은 오늘 추인을 받지 못했다. 미래통합당은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그리고 상임위원 선임 명단을 오늘 오후 6시까지는 줄 수 있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본회의를 7시로 연기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상임위 배정 명단을 제출할 수 없다고 또다시 수정해왔다”고 그간 배경을 설명했다.

박 의장은 또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 경제 난국, 남북 경색. 국가는 비상시기이다. 일터를 잃을까봐 노심초사하는 수많은 국민들, 생계를 걱정하는 서민들, 내 직장의, 기업의 존폐에 떨고 있는 국민들. 더 이상 국회는 외면할 수 없다”며 “의장은 오늘 이러한 국민과 기업들의 절박한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서 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 국회 운영의 기준은 국민과 국익이다. 그 어떤 것도 국민과 국익을 앞설 수 없다는 것이 의장의 확고한 신념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금이라도 여야가 진정성을 갖고 마음을 열고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알고 있다”고 당부했다.

 

김태년 국회 운영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태년 국회 운영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양당은 원 구성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기다리고 참고 협상하며 상당한 시간을 보냈는데 통합당이 끝내 거부했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국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킬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로 대한민국 국회는 사실상 없어졌고 일당독재, 의회독재가 시작됐다"며 "민주당은 실질적으로는 독주하면서 우리를 들러리로 세우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원 구성 과정이 끝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당분간 정국 경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한 강제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한 강제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당장 통합당은 3차 추경 심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문제를 두고 대여 강공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 의장단도 당분간 야당 몫 부의장이 빠진 채 반쪽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김영춘 전 민주당 의원의 국회사무총장 임명승인안도 가결했다.

김영춘 신임 국회사무총장은 임명승인안 가결 뒤 인사말을 통해 “의원들이 국민에게 힘이 되는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하여, 제21대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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