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업종 중 하나가 관광산업이다. 2020년을 꼼짝 없이 손 놓고 있던 업계가 백신 보급 등이 점차 진행되며 숨구멍을 뚫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29일 개막한 한국관광박람회 개막식에서 선보인 드론쇼 모습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제공) |
한국관광공사는 30일 2021년 5월 관광통계를 발표했다.
방한한 외래 관광객은 전년 동월 3만806명 대비 141.7% 증가한 7만4463명을 기록했다.
해외로 나간 한국 관광객 수는 전년도 3만7802명 대비 99.5% 늘어난 7만5416명을 기록했다.
2020년의 통계는 그야말로 처참하다.
외래 관광객 수는 251만9118명을 기록하며, 2019년에 비해 85.6% 줄었다.
외래 관광객은 지난 1988년 234만462명을 기록했고, 이듬해 1989년엔 272만8054명이었다.
천만 외래 관광객 시대가 시작된 것은 2012년으로, 1114만28명을 기록했다. 얄궂게도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직전 해인 2019년으로 1750만2756명 정점을 찍었다.
한국민 해외 관광객 수는 2020년 427만6006명이었다. 이 숫자 역시 2019년이 정점이었는데, 2871만4247명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85.1%가 줄었다.
2020년 해외로 나간 한국인 관광객 수는1990년대 후반 수준이다.
400만을 처음 넘긴 것은 지난 1996년으로 464만9251명을 기록했다. IMF 외환위기 영향이 본격화되며 1998년엔 306만6926명으로 다시 주저앉았다. 하지만 1999년엔 다시 회복해 2020년과 비슷한 434만1546명을 기록했다.
2005년 1008만143명을 시작으로 천만 해외 관광객 시대가 열렸는데,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있었던 2009년을 제외하면, 천만 밑의 통계가 나온 건 처음이다.
관광수지의 감소도 당연히 따랐다.
2019년 한국의 관광수입은 미화 207억449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은 104억3620만달러로, 절반 가까이 고꾸라졌다.
관광지출은 2019년 292억6050만달러로, 전년대비 7.2% 줄었는데, 2020년엔 134억4990만달러로 -54%를 기록했다.
관광수입은 2010년 102억2540만달러 수준, 관광지출은 2006년 142억9450만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2020년 5월과 2021년 5월만 놓고 비교해 보자면, 다소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게 아니냐고 볼 수도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1월부터 5월 사이 두 해 기록을 비교해 보면, 2020년엔 국민 해외 관광객 수는 377만2402명, 방한 외래 관광객 수는 210만1638명을 기록했는데, 2021년은 각각 37만5073명, 34만3158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되기 이전, 연초 관광객 수를 감안해 그렇다.
하반기와 연말 백신 접종 등으로 팬데믹 상황이 누그러지지 않는 이상, 관광산업의 바닥을 치는 게 2021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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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여기어때 제공 |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여행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어떠할까?
종합 숙박·액티비티 플랫폼인 여기어때(대표 정명훈)는 6월 16일부터 22일까지 앱 사용자 1980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34.7%가 '지난해보다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줄었다'고 답했다. 부정적 응답 15%에 비해 두 배 넘게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1년 동안 생활방역이 정착하고, 최근 백신 접종자가 빠르게 늘면서 불안요소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대중들의 심리변화를 보여주는 설문도 눈길을 끄는데, 답답함과 우울함을 호소하던 이들이 여행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힐링을 통한 재충전'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비율이 70.1%의 응답이 나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휴가 중 가장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답변도 힐링과 밀접하다.
57.4%의 응답자가 호텔서 휴가를 즐기는 '호캉스'라고 답했고, '맛집 투어'도 50%가 나왔다.
방역과 확진자 발생 수준이 다르고, 국가별로 절차의 차이가 있는만큼, 여전히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은 크다.
관광공사의 5월 통계만 보더라도, 방한 목적이 순수하게 관광인 이들은 1만5381명에 불과했다.
▲29일 개막한 한국관광박람회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제공) |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와 더불어 관광업계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6월 29일부터 7월 13일까지 한국관광박람회를 온·오프라인 공동 개최하고 있다.
지금까지 별도로 열던 MICE, 한국여행, 럭셔리 관광, 의료웰니스 박람회를 하나로 통합했다.
국내 지자체, 여행사, 항공사, 숙박업체, 의료기관 등 1000여개 조직이 온라인 전시홍보관에 참가한다.
또 40여개국 해외바이어 2000명도 국내 어베들과 1:1 온라인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한다.
한국관광공사 박정하 국제관광본부장은 “최대 규모의 국내·외 관광업계가 참가 예정인 이번 박람회를 통해 코로나로 위기인 국내업계에 해외 판로 개척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해외여행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시점에 한 발 앞서 개최함으로써 한국이 국제관광 재개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국제관광 시장 선점을 위한 단계별 전략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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