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매출 만든 조현민, 이제는 이익…한진 수익성 ‘경고등’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8-31 11:08:40
택배·글로벌 성장에 외형 확대…해외 투자비·이커머스 경쟁에 수익성 압박
2분기 영업익 22% 감소…증권가 “순이익 정상화 선행돼야”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한진이 올해 2분기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에서는 뒷걸음질쳤다. 택배와 글로벌 물류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글로벌 인프라 선제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과 이커머스 시장 경쟁 심화 등이 겹치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한진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같은 기간 22.4% 줄었다. 다만 1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44.9% 늘며 일부 회복세를 나타냈다.

 

▲ 한진이 올해 2분기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에서는 뒷걸음질쳤다. [사진=AI]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6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5억원으로 24.6% 감소했다.

 

매출 성장은 택배와 물류, 글로벌 사업이 견인했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하역 물동량 변동성과 해외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한 초기 고정비, 이커머스 시장 경쟁 심화 등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차입 부담 확대 역시 이익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진 관계자는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실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현민 재선임 후 첫 성적표…지배구조 리스크도 부각

 

이번 실적은 조현민 사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을 통해 경영 기반을 다진 이후 받아든 첫 분기 성적표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조 사장은 지난 3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가결되며 오너 경영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2022년 1월 사장으로 승진한 뒤 2023년 3월 사내이사에 선임돼 경영 전면에 나선 지 3년여 만이다.

 

다만 재선임 과정에서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 관련 투자를 둘러싼 회사 기회 유용 논란과 일부 의결권 자문사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되는 등 지배구조 리스크도 부각됐다.

 

조 사장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그룹 내 지분도 꾸준히 확대해 왔다. 한진칼 지분율은 5.73%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5.78%와 불과 0.05%포인트 차이다. 특수관계인 가운데 조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경영 성과 측면에서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조 사장은 한진 창립 80주년을 맞아 '비전 2025'를 통해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175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2025년 실제 실적은 목표치를 밑돌았다.

 

조 사장은 지난해 간담회에서 "목표에 미달하는 방향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연간 2조원대 매출을 5년 만에 3조원대로 끌어올린 성과는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외형 확대에 일정 부분 성공한 만큼 향후 시장의 관심은 매출 성장보다 이익 체력 개선 여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증권가 "체질 개선 증명 시간 필요"…투자의견 '중립' 유지

 

증권가도 한진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수익성 정상화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진의 2026년 연결 기준 매출을 3조1660억원, 영업이익을 136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중립(HOLD)'을 유지했다.

 

담당 연구원은 "물류산업의 체질 개선을 증명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과제"라며 "202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으로 시장 대비 저렴하지 않은 만큼 순이익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사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하역 부문의 견조한 영업실적과 택배 부문의 수익성 개선 여력을 감안할 때 한진이 안정적인 이익 창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실적의 관건은 글로벌 사업에서 만들어낸 외형 성장을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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