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황성완 기자] SK하이닉스는 안현 개발총괄 사장(CDO, Chief Development Officer)이 'SEDEX 2026'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 추론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따른 새로운 메모리 병목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차세대 메모리 기술 로드맵과 전체 메모리 계층 최적화 전략을 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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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사장)이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AI 시대, 메모리 기술의 진화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
안 사장은 'AI 시대, 메모리 기술의 진화 방향'을 주제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AI 추론 수요 확대에 따라 기존 메모리 계층의 성능과 용량 측면에서 새로운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HBM 기술 경쟁력을 지속 고도화하는 한편, 3D Stacked DRAM과 HBF(High Bandwidth Flash) 등 새로운 메모리 계층을 구축해 AI 인프라 전반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수요가 공급보다 앞서갈 것'이라는 전망 아래 AI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기술의 효율화가 단순히 비용 절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AI 활용을 더욱 확대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추론 시장은 '작업 복잡도', '컨텍스트(Context) 길이', '추론 요청량'이라는 세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 이들 요인은 단순히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곱해지는 관계로 작용해 AI 인프라 수요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안 사장은 AI 인프라의 성능 규모가 2030년에는 2026년 대비 약 20배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에 따라 AI 연산량뿐만 아니라 모델 가중치와 중간 데이터의 저장·이동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AI가 이전에 처리한 토큰(Token) 정보를 저장하고 재활용하는 KV 캐시(Key-Value Cache)는 컨텍스트 길이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메모리 용량을 필요로 한다.
대규모 KV 캐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HBM부터 DRAM, SSD까지 여러 메모리 계층에 데이터를 분산해 저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계층 간 데이터 이동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성능 및 전력 소모의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
안 사장은 과거의 메모리 장벽(Memory Wall)이 주로 연산기와 메모리 사이에서 발생했다면, AI 시대에는 서로 다른 메모리 계층 간 성능 격차와 데이터 이동 자체가 새로운 병목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AI 인프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개별 메모리의 성능 향상을 넘어 전체 메모리 계층을 최적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AI 시대의 메모리 구조가 더욱 세분화되고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메모리 계층은 SRAM, DRAM, SSD,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을 중심으로 구성돼 왔지만, AI 시대에는 HBM이 핵심 계층으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는 SRAM과 HBM, HBM과 DRAM, DRAM과 SSD, SSD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사이에 새로운 메모리 계층이 추가되면서 각기 다른 성능과 용량 요구에 대응하는 구조로 발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기존 HBM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메모리 계층을 구현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의 핵심인 HBM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HBM1부터 HBM4E에 이르기까지 용량과 대역폭,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한편, 고객별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커스텀 HBM(Custom HBM)'으로 기술 발전 방향을 확대하고 있다.
커스텀 HBM은 베이스 다이(Base Die)에 메모리 컨트롤러와 고객 맞춤형 로직을 직접 탑재하는 방식으로, 메모리가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를 넘어 고객의 AI 아키텍처에 맞춰 기능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와 함께 안 사장은 SRAM과 HBM 사이의 성능 병목을 해결할 차세대 기술로 '3D Stacked DRAM'을 소개했다. 3D Stacked DRAM은 GPU·NPU 등 로직 반도체 위에 DRAM을 적층해 연산기와 데이터 간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구조다. 대규모 AI 모델 추론 과정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연산기에 더욱 가까운 곳에서 빠르게 공급함으로써 성능을 높이고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AI 추론 과정에서 증가하는 메모리 용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계층으로 'HBF(High Bandwidth Flash)'를 제시했다.
HBF는 SK하이닉스가 HBM을 통해 확보한 TSV(Through Silicon Via, 실리콘관통전극) 적층 및 고속 입출력(I/O) 기술을 낸드플래시에 적용한 차세대 메모리다. HBM과 DRAM 사이에 새로운 계층으로 배치해 고대역폭과 대용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HBF는 동세대 HBM 대비 절반 수준의 대역폭과 약 10배의 용량을 제공하는 것을 개발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 연산에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를 연산기에 가까운 곳에 저장하고, DRAM과 SSD로의 접근을 최소화해 시스템 전반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 추론 과정에서는 대규모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읽는 작업이 빈번한 반면 쓰기 작업은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한다. 안 사장은 이러한 데이터 처리 특성이 낸드 기반의 HBF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 밖에도 CXL과 Storage-Next 등 차세대 메모리·스토리지 기술을 통해 메모리 계층을 다변화하고,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메모리 구조를 구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과 함께 새로운 메모리 생태계 구축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HBF의 선제적인 표준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의 발전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안 사장은 AI 시대의 메모리 경쟁력이 개별 제품의 성능과 용량을 높이는 것을 넘어, 다양한 메모리 계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HBM에서 축적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기술 영역을 확대하고,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AI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 전시회 'SEDEX 2026'에 참가해 AI 인프라부터 PC·모바일 등 고객 디바이스까지 폭넓은 영역을 아우르는 맞춤형 AI 메모리 설루션을 선보였다.
올해 전시장 내 최대 규모로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는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AI 여정'을 주제로,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육상 트랙 형태로 구성했다. 관람객들이 트랙을 따라 이동하며 회사의 브랜드 메시지와 기술 비전, 글로벌 네트워크, 주요 제품 등을 순차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주요 전시 제품으로는 AI 서버 환경에 최적화된 고성능 D램과 기업용 SSD(eSSD), PC·모바일용 메모리 및 스토리지 설루션 등을 소개했다.
HBM·HBF 구조 모형과 HBM 개발 역사 전시물을 배치하고, 엔비디아 베라 루빈 슈퍼칩과 젠슨 황 CEO의 사인이 새겨진 HBM 웨이퍼를 전시해 양사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서버용 D램에서는 AI 워크로드에 맞춰 업계 최대 용량을 구현한 '256GB 3DS RDIMM', 고대역폭을 제공하는 '128GB MRDIMM',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64GB RDIMM' 등을 선보였다.
eSSD 제품으로는 액체냉각(Direct Liquid Cooling, DLC)을 지원하는 'PEB210 E1.S 9.5㎜'와 'PEB210 M.2 2280', SK하이닉스 최초로 QLC(Quadruple Level Cell) 기반으로 개발한 'PS1101 E3.S 7.5㎜' 등을 소개했다.
PC 및 모바일 분야에서는 DDR5 CSODIMM, GDDR7, LPDDR5X, LPDDR6 등 다양한 D램 제품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PCB01 M.2 2280, PVF01 M.2 2242, PQF02 M.2 2230 등 PC용 SSD와 UFS4.1, UFS5.0 등 모바일 낸드 설루션도 전시했다.
이 밖에도 AI 기술을 활용해 지역사회에서 추진 중인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을 소개하고, AI 메모리 기술이 바꿔갈 미래를 관람객들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SEDEX 2026을 통해 현재의 AI 메모리 설루션 경쟁력을 선보이는 동시에, 차세대 메모리 기술과 전체 메모리 계층 최적화를 바탕으로 AI 시대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곽노정 SK하이닉스 CEO와 함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 특화단지 예정 부지를 직접 찾아 현장을 살피고, 호남권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확고한 실행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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