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위암 '최소 절제=안전' 공식 흔들…855명 분석 '반전'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1 15:07:55
제한적 절제군 30일 합병증 45.1%…광범위 절제군 30.9%
고위험 환자 제한적 절제 영향…단순 인과관계 해석 경계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4기 위암 환자의 증상 완화를 위한 위절제 수술에서 림프절 절제 범위를 단순히 줄인다고 수술 후 위험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전신 상태가 좋지 않고 수술 위험이 큰 환자에게 제한적인 림프절 절제가 선택되는 경향이 있어, 절제 범위만으로 수술 안전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 민재석 위장관외과 교수와 정상호 외과 교수. [사진=고려대 안암병원]

 

21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 따르면 민재석 위장관외과 교수와 정상호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연구팀이 4기 위암 환자의 완화적 위절제술에서 림프절 절제 범위와 수술 후 단기 결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한위암학회의 2019년과 2023년 전국 위암 수술 현황 조사자료 2만6828건 가운데 4기 위암으로 완화적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 85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4기 위암은 암이 다른 장기나 복막 등으로 전이된 상태로 전신 항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다만 출혈이나 위출구폐쇄 등으로 식사가 어려운 일부 환자에게는 증상을 줄이기 위한 완화적 위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림프절 절제를 최소화하면 수술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단기 안전성 근거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실제 분석 결과는 예상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단순 비교에서 수술 후 30일 이내 합병증 발생률은 제한적 림프절 절제군이 43.5%,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절제군이 29.8%였다. 같은 기간 사망률도 각각 17.7%와 6.8%로 제한적 절제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환자의 나이와 성별, 체질량지수(BMI), 수술 전 건강 상태, 동반질환, 수술 접근법과 위절제 범위 등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보정 후 30일 이내 합병증 발생률은 제한적 절제군 45.1%, 광범위 절제군 30.9%였으며 사망률은 각각 19.7%, 7.8%였다.

 

그러나 이를 ‘림프절을 많이 절제할수록 안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연구팀은 선을 그었다.

 

제한적 절제군에는 애초 수술 전 건강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환자가 많았고 개복수술이나 위전절제술을 받은 비율도 높았다. 수술 위험이 큰 환자에게 의료진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한적 림프절 절제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적응증에 의한 교란(confounding by indication)’으로 해석했다. 치료 방법 자체가 결과를 악화시켰다기보다 환자의 기저 위험도가 치료법 선택과 수술 결과 모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수술 후 합병증 가운데서는 폐렴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보정 후 폐렴 발생률은 제한적 절제군 14.8%, 광범위 절제군 3.7%였다. 반면 문합부 누출이나 복강 내 농양 등 수술 부위와 직접 연관된 주요 합병증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폐렴 발생률 차이 역시 림프절 절제 범위 자체에 따른 결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연구팀 판단이다. 환자의 전신 상태와 수술 방법 등 여러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연구는 4기 위암 완화수술에서 ‘림프절을 적게 절제하면 수술이 더 안전하다’거나 반대로 ‘많이 절제하면 결과가 좋아진다’는 단순한 공식 모두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분석에서 나타난 차이를 림프절 절제 범위 자체의 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4기 위암 완화수술은 환자의 전신 상태와 암 진행 정도, 수술 위험도와 이후 항암치료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 수술 범위와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World Journal of Surge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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