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프리즈 서울 품다…정용진 '경험 점유' 본격화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4 16:52:50
업계 첫 헤드라인 파트너…문화 플랫폼 진화
리테일·예술 시너지…글로벌 고객 접점 확대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신세계그룹이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5년간 손잡고 고객의 시간과 경험을 확보하는 프리미엄 콘텐츠 전략을 강화한다. 상품 판매만으로 고객을 붙잡기 어려워진 유통 환경에서 문화예술을 새로운 집객 수단이자 브랜드 차별화 자산으로 키우려는 행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오는 9월 열리는 ‘프리즈 서울 2026’에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하고 2030년까지 공식 파트너십을 이어간다. 국내 유통기업이 프리즈 서울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6’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가한다. [사진=신세계그룹]

 

프리즈 서울은 세계 주요 갤러리와 컬렉터, 작가, 미술계 관계자가 모이는 글로벌 아트페어다. 올해 행사는 9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며 30여개국 125개 이상 갤러리가 참가할 예정이다.

 

신세계의 이번 선택은 단순한 문화행사 후원과는 결이 다르다. 백화점과 쇼핑몰, 호텔, 식음료 사업을 운영하며 축적한 공간 기획 역량을 예술 콘텐츠와 결합해 고객이 더 오래 머물고 반복 방문하도록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미술품 소비층과 백화점 VIP 고객, 럭셔리 브랜드 핵심 고객의 접점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프리즈 서울은 신세계에 전략적 가치가 큰 플랫폼이다. 글로벌 컬렉터와 고소득 고객을 자연스럽게 신세계 브랜드 경험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파트너십 협의 과정을 직접 챙긴 것도 이 같은 사업적 의미와 무관하지 않다. 정 회장은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의 시간과 경험을 점유해야 한다는 경영 방향을 지속 강조해왔다.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백화점과 스타필드, 호텔을 쇼핑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전시와 공연, 미식, 휴식이 결합된 체류형 공간으로 전환해왔다. 프리즈 서울 협업은 이런 전략을 세계적 문화 콘텐츠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행사장에 마련되는 신세계 전용 라운지도 브랜드 전략의 핵심 공간으로 활용된다. 그룹 계열사의 공간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집약해 관람객에게 신세계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경험을 보여주는 일종의 쇼룸 역할을 맡는다.

 

전용 라운지는 특정 고객만을 위한 폐쇄형 공간이 아니라 행사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될 예정이다. 신세계는 이를 통해 예술 관람 경험과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계획이다.

 

장기 파트너십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단발성 후원보다 2030년까지 안정적인 협업 구조를 구축해 프리즈 서울과 신세계의 연관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향후 국내 작가와 갤러리, 문화예술 기관을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협업의 실질적인 성과는 문화예술 후원 효과뿐 아니라 프리즈 관람객이 신세계 계열 매장과 호텔, 콘텐츠 소비로 얼마나 이어지는지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신세계는 1963년 신세계갤러리를 시작으로 별마당도서관과 열린아트공모전, 호텔 아트투어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유통 공간에 접목해왔다. 이번 프리즈 파트너십은 이러한 활동을 그룹 차원의 글로벌 브랜드 전략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시도로 해석된다.

 

정용진 회장은 “문화 콘텐츠는 고객이 신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프리즈 서울과의 협업을 통해 쇼핑과 예술의 경계를 낮추고 신세계만의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은 행사 후원보다 그룹의 공간과 콘텐츠 경쟁력을 글로벌 문화 플랫폼과 연결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고객이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고 국내 미술계의 해외 교류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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