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공정위 112억 과징금 '불복'…행정소송 예고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0 16:18:50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과징금 112억 부과
EQE·EQS 일부 차량,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논란

[메가경제=정호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결정에 불복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벤츠코리아는 10일 "공정위 전원회의 의결 내용을 존중하지만 판단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행정소송 제기 등 법적 절차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공정위는 이날 벤츠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AG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누락·은폐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2억39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이번 조사는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에서 화재 원인 차량으로 벤츠 EQE가 지목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차량에는 CATL이 아닌 중국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과징금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벤츠가 전기차 모델 EQE와 EQS 일부 차량에 중국 배터리 제조사 파라시스(Farasis) 제품을 탑재했음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신 딜러사에는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CATL 제품이 장착된 것처럼 안내하도록 판매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국내 판매된 EQE 6개 모델 가운데 4개, EQS 7개 모델 가운데 1개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내부 자료인 '판매 전략 지침서(EQ Sales Playbook)'에는 CATL의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강조하는 내용만 담겼다. 딜러사들은 배터리 제조사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CATL 배터리가 탑재된 것처럼 안내하며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가 본사로부터 관련 교육 자료를 전달받아 해당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위반 기간 동안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약 3000대 판매됐으며, 판매액은 약 2810억원 규모다.

 

공정위는 관련 매출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적용해 이번 사건에 112억3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가 차량 성능과 안전성에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는 점이 고려됐다.

 

또 독일 본사가 판매 지침 작성 과정에 관여하고 이를 다른 국가에 공유하는 등 법 위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고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자동차 제조사가 딜러사를 판매 수단으로 활용해 소비자를 기만한 경우에도 제조사가 부당 고객유인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소비자 피해 구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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