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피습 사망에 보수표 결집' 자민당, 참의원 선거 압승...기시다 장기집권 발판 마련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7-11 08:14:11
자민, 연합 공명당과 여당 과반 유지...제1야당 입헌민주당 의석은 더 줄어
개헌 세력도 3분의2 이상 유지....자민·공명·유신·국민 4당 총 177석으로 늘려
기시다 중간평가 압승에 대규모 선거 없는 ‘황금의 3년’...한일대화 본격화 주목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습 사망 직후 치러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개표 상황과 출구 조사, 판세 취재 등을 근거로 정당별 확보 의석을 중간 집계한 결과, 11일 오전 7시 26분 현재 새로 뽑는 125석 가운데 여당이 76석(자민당 63석, 연립여당인 공명당 13석)을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개선 대상 획득의석을 기존 55석에서 63석(선거구 45석, 비례대표 18석)으로 8석이나 늘렸다.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겸 자민당 총재가 10일 도쿄 자민당사에서 후보자 이름에 붉은 장미를 달아 참의원 선거 승리를 알리고 있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중간평가 성격인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신임을 확인함에 따라 정치적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지게 됐다.

특히 앞으로 3년간 대규모 선거가 없는 ‘황금의 3년’을 맞게 돼 장기 집권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민당의 압승은 투표일 이틀 전인 8일 아베 전 총리가 지원 유세 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이 동정표로 작용, 보수표를 결집시키며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이번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승을 거둔 것과 관련, “아베 전 총리가 피습을 당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동정표가 대승을 뒷받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AP통신은 또 “기시다 정권의 지속에 큰 뒷받침이 될 것 같다”며, 기시다 총리가 안전보장과 헌법개정은 물론, 스스로가 내건 ‘새로운 자본주의’ 등의 장기적인 정책에 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참의원 선거 대승으로 “기시다 정권에 적어도 3년간의 정치적 안정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자민당 내 온건 성향 파벌인 ‘고치카이’를 이끄는 기시다 총리가 이번 참의원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자신의 정치색을 지금보다 더 분명히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강경 보수 성향인 자민당 최대 파벌 ‘세이와카이’(아베파)의 지원으로 총리 자리에 올라 이 파벌의 수장인 아베 전 총리와 당내 강경 보수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야 했다.

▲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야마구치현 야마구치시에 있는 에지마 기요시 자민당 후보의 진영에서 관계자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진이 담긴 자민당 홍보물을 벽에 붙이고 있다. [야마구치 교도=연합뉴스]

이번 참의원 선거의 최대 쟁점인 ‘5년 내 방위비 2배 증액’ 취지의 자민당 공약도 아베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당내 강경 보수가 주도했다.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던 이번 선거로 힘을 얻게 된 기시다 총리가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의 고위급 대화에도 본격 나설 것으로 보여 한일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주목된다.

자민당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오는 9월 내각과 자민당 당직을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가 인사를 통해 아베파와 선 긋기를 단행할지, 당분간 유화적 태도를 취할지 관심을 모은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은 승패를 좌우하는 전체 32개의 1인 선거구에서 28승4패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자민당이 개선 과반수를 차지한 것은 2013년 참의원 개선 이후 9년만이다.

공명당은 입후보자를 내세운 7선거구에서 전승했다. 임기 6년의 참의원은 3년마다 절반씩 개선(改選)하며 전체 의석수는 이번에 3석이 늘어 총 248석이다.

일본 여당은 아직 임기가 3년 남아 있어 이번에 선거 대상이 아닌 비개선(非改選) 여당 의석(70석, 자민당 56석, 공명당 14석)을 합하면 이미 146석을 확보해 참의원 전체 의석의 과반(125석 이상)을 달성했다.

이미 기존 여당 의석수(139석, 자민당 111석, 공명당 28석)보다 7석을 늘린 상황이다.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을 당한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 교차로 근처에 마련된 헌화대에서 10일 오후 시민들이 합장하고 있다. [나라 교도=연합뉴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4개 정당이 3분의 2 이상 의석을 유지함에 따라 개헌 작업이 탄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이번 선거에서 4당은 82석만 획득해도 비개선 의석을 합쳐 헌법 개정 발의에 필요한 참의원 전체의 3분의 2 의석(166석)을 차지하는데 이 숫자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들 4당의 비개선 의석수는 자민 56석, 공명 14석, 유신 9석, 국민 5석 등 총 84석이다. 이대로 최종 결과가 확정되면 개선 의석수 93석(자민 63, 공명 13, 유신 12, 국민 5)을 합쳐 4당의 의석수는 총 177석이 돼 개헌 발의에 필요한 166석을 11석이나 넘어서게 된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헌법에 자위대 명기 등을 포함한 개헌을 조기에 실현한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NHK에 “개헌 논의를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고물가 대응 부실 문제 등을 제기하며 정부와 여당을 공격했지만 17석(선거구 10석, 비례대표 7석)을 확보하는데 그쳐 기존 의석(22석)을 합해 39석에 머물고 있다. 선거 전(45석)보다 의석을 6석이나 잃었다.

 

이번 참의원 개선에서 여성후보 당선자는 3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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