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억에 낙찰 받은 벽에 붙은 바나나...낙찰자 "맛이 훨씬 좋네요" 쇼타임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1 02:14:03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테이프로 벽에 붙인 바나나'로 유명한 설치미술 작품을 거액에 낙찰받은 암호화폐 사업가가 벽에서 바나나를 떼어낸 뒤 먹어 치워 버렸다.

 

중국 출신 가상화폐 사업가 저스틴 선은 지난 29일(현지시간) 홍콩 페닌술라 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바나나를 먹는 퍼포먼스를 벌인 뒤 다른 바나나보다 훨씬 맛있다면서 웃었다.

 

▲중국 출신 가상화폐 사업가 저스틴 선이 29일 홍콩 페닌술라 호텔서 바나나를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F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선이 이날 언론과 인플루언서들 앞에서 먹어 치운 바나나는 그가 620만달러(86억5천만원)라는 거액으로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받은 작품 '코미디언'에 쓰인 그 바나나는 아니다.

 

'코미디언'은 이탈리아의 작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2019년 미국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처음 선보인 일종의 개념미술(conceptual art) 작품으로,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아트페어에서 한 행위예술가가 관람객들이 보는 가운데 바나나를 벽에서 떼어 먹어버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이 지난 20일 낙찰 후 소더비 측으로부터 받은 건 진품 확인서와 더불어 바나나와 공업용 테이프를 시중에서 구입해 설치하는 법에 대한 안내서였다.

 

그는 '코미디언' 낙찰 직후 바나나 먹기 퍼포먼스를 떠올렸다면서 "바나나를 기자회견장에서 먹어버리는 것 역시 이 작품 역사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선의 바나나 먹기 퍼포먼스는 자신의 주력 사업 분야인 가상화폐의 가치와 효용성을 알리기 위한 기획이었다. 개념미술의 가치는 작품의 물리적 특성이 아니라 아이디어 그 자체에 있는 것처럼 가상화폐도 마찬가지라는 취지다.

 

선은 소더비 측에 '코미디언'의 낙찰 대금을 달러화 등 법정화폐가 아닌, 가상화폐의 일종인 스테이블 코인(달러화 등 기존 화폐에 고정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FT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소더비가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여 줘서 매우 흥분했다"고 말했다.

 

선은 이날 무대 위 퍼포먼스와 발언을 마치고는 사람들에게 플라스틱 패널에 테이프로 붙여진 바나나를 선물로 제공했다.

 

저스틴 선은 거액에 '테이프로 벽에 붙인 바나나'를 사들인 인물로만 유명한 게 아니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일가가 추진하는 가상화폐 사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3000만달러(약 420억원)를 투자하면서 최대 투자자가 됐다.

 

그는 트럼프와 직접 대화해 본 적은 없지만 거액의 투자를 발표한 뒤로 트럼프 측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선은 "트럼프가 당선된 뒤 모든 사람이 가상화폐의 미래에 관해 들떠있다"면서 "그의 리더십으로 미국이 가상화폐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곳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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