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수요측 인플레 제한적” 완화 발언에 단기채 하락·장기채 상승…스프레드 확대
하나증권 “생산성 향상이 중립금리 끌어올려…12월·내년 3월 연속 인상 거쳐 최종 4.50% 도달 전망”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3.75~4.00%로 동결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었으나, 이사 2명이 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상을 주장하며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소수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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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시장에서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과잉 긴축을 경계하는 완화적 메시지를 함께 던진 가운데, 채권시장은 장단기 금리 격차를 벌리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10월 FOMC 총평’에 따르면,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2명은 25bp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제출했다.
성명서는 미국 경제활동이 견조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정책 결정과 관련해 ‘추가적인 정보 축적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새롭게 삽입된 점을 제외하면 지난 9월 회의 성명서의 기조를 대부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약 한 달 전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10월 회의에서 급격한 긴축을 단행할 필요성이 낮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동결 확률을 90% 이상으로 선반영해 왔다.
기자회견에 나선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과열에 대한 경계 수위를 낮췄다. 워시 의장은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달성을 재차 천명하면서도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직접 유발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상향 조정과 기업 설비투자(Capex) 확산 배경으로 신기술 발전과 생산성 향상을 지목하며, 현재 경제가 견조하지만 과열 상태는 아니라는 진단을 내렸다. 금융환경에 대해서는 “9월 인상 이후 긴축 효과가 일부 가시화되고 있으나, 아직 경제 전반이 긴축적인 상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통화정책 운영 방식의 변화도 예고됐다. 연준은 현재 연 8회 개최되는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오는 2027년 가을부터 연 7회, 2028년에는 연 6회로 축소하고, 나머지 1~2회 회의는 장기 통화정책 ‘전략’을 논의하는 세션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은 동결 결정 직후 완화적 발언에 반응하며 단기 국채 금리가 하락했으나, 기자회견을 거치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약 5bp 하락한 반면, 10년물 금리는 약 2bp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완만한 긴축 속도 조절을 확인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고금리 환경이 길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준우 하나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워시 의장이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정과 생산성 향상에 따른 수요측 물가 압력 제한을 언급한 것은 단기적으로 완화적(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에서 보듯, 견조한 실물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시장은 추가 긴축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짚었다.
하나증권은 연준이 올해 12월과 내년 3월 각각 25bp씩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최종 기준금리가 4.50%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미국 실물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한 주식 등 위험자산의 가격 조정 폭이 아직 불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워시 의장이 강조한 ‘생산성 향상’의 이면을 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술 혁신에 따른 생산성 개선은 단기적으로 재화 공급을 늘려 물가 압력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거시경제학적으로는 자본의 한계 생산성을 끌어올려 실질 중립금리를 상승시키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이미 더 높은 중립금리 레벨을 반영하기 시작한 만큼, 통화정책이 실질적인 제약적 영역(긴축)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2회 안팎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상방 위험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하나증권은 연준의 2회 추가 인상 경로를 감안할 때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적정 수준을 5.00%로 제시하며, 향후 5.00~5.25% 밴드 내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국채 장기 금리는 긴축 사이클의 최종 국면에 도달해서야 추세적 하락세로 전환하는데, 현재는 긴축 사이클의 초·중반부에 위치해 있어 금리 상방 압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뉴욕 증시의 조정과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 확대 등 실질적인 금융환경 긴축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해 국채 금리 상단 전망치를 과거보다 소폭 낮춰 잡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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