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김범수, 계열사서 3000억 걷어 ‘상생’...골목상권 촉수도 ‘일단 멈춰’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9-15 03:02:18
총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기업으로 ‘환골탈태’
카카오모빌리티 대책 내놔...김 의장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의 ‘무소불위’ 행보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던 카카오가 최근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며 골목상권까지 집어삼키고, ‘지네발식’ 사업확장으로 10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벌 노릇을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조치로 풀이된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오른쪽)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 [출처=카카오 나우]

 

 

온라인 플랫폼 공룡 카카오의 ‘승자독식’ 본색이 산업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정치권,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규제 당국의 칼끝이 총수 일가로 향하자 김범수 의장이 신속한 결단을 내렸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지난 13~14일 전체 회의를 열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주요 합의 내용은 골목상권 논란이 벌어진 사업에서 철수하고,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과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해 5년간 30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다.

여기에 총수 개인회사의 실체를 둘러싸고 가족 중심 경영, 경영권 승계, 사익 편취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곤욕을 치르고 있는 김범수 의장 소유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들은 빠른 시일 내 합의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카카오 측은 IT 혁신과 이용자들의 후생을 더할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골목상권 논란에 대해서는 관련 계열사 정리나 사업 철수 등 강력한 조치를 통해 돌파할 전망이다.

막강한 플랫폼 파워를 발휘하며 골목 구석구석까지 침투하고 있는 사업 중 몇몇 업종에서는 카카오 간판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 카카오모빌리티 CI

 

 

각종 ‘갑질’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카카오모빌리티가 먼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놨다.

이날 카카오모빌리티는 골목상권 진출 우려가 컸던 기업고객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에서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왔던 택시 사업에서도 상생 대책을 발표했다.

카카오 T 택시는 ▲스마트호출 서비스 전면 폐지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 인하(월 3만 9000원) 등을 결정했다.

대리운전 기사들에게는 기존 고정 수수료(20%) 대신 수요공급에 따라 0~20%의 범위로 할인 적용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전국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등 파트너들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카카오 공동체 차원에서 5년간 일정 금액을 걷어 ‘상생’ 기금 3000억 원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기금 운영 관련 내용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 카카오 CI


공정거래위원회가 직권조사에 돌입한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 인재 양성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또 콘텐츠와 기술을 바탕으로 북미, 동남아, 일본 등 글로벌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공정위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이 회사가 기존 재벌들이 총수 개인회사를 활용했던 수법을 그대로 적용해 경영권 승계나 사익 편취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주회사 외피를 입은 투자 수익 추구 회사에서 사회적 기업으로의 ‘환골탈태’를 선언했지만, 오롯이 김 의장 몫인 6조 원 넘는 자산을 보유한 회사를 총수 일가가 어떤 방향과 방식으로 이끌어 갈지 관심이 쏠린다.

김 의장은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본질에 맞게 카카오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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