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성임원 100명 중 고작 7명 불과... '유리천정' 여전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11-09 08:24:25
여성 임원 보유 기업 81곳 '역대 최다'…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 6.6%
삼성전자 80명으로 최다…삼성물산·SK하이닉스 증가세 두드러져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가 49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6%대에 머물렀다.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도 처음으로 80곳을 넘어섰으나 최근 2년간 증가 폭이 둔화하면서 대기업의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6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여성 임원은 491명으로 지난해 476명보다 15명(3.2%) 증가했다.
 

▲ 대기업 여성임원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유리천정' 수준이다. [사진=AI이미지]

조사는 2025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상위 10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포함했으며, 사외이사는 제외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은 2004년 13명에서 2013년 114명으로 처음 100명을 넘어섰다. 이후 2018년 216명, 2021년 322명, 2022년 403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476명에 이어 올해 491명까지 늘었다.

다만 증가 속도는 둔화하는 추세다.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81명 증가했던 여성 임원은 2024년 463명에서 지난해 476명으로 13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도 증가 인원은 15명에 머물렀다.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 역시 2023년과 2024년 각각 6.3%, 지난해 6.5%에서 올해 6.6%로 소폭 상승했다. 2019년 3.5%와 비교하면 약 두 배 높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임원 100명 중 여성은 7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면 여성 임원을 한 명 이상 보유한 기업은 지난해 79곳에서 올해 81곳으로 늘어나 처음으로 80곳을 돌파했다. 2004년 10곳에서 2020년 60곳, 2024년 74곳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여성 임원 80명으로 가장 많았다. 네이버(28명), 현대자동차(22명), CJ제일제당(21명)이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18명), 미래에셋증권(16명), LG전자·LG화학(각 13명),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각 11명), 삼성생명·삼성화재(각 10명)도 여성 임원 10명 이상을 보유한 기업에 포함됐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해 12명에서 올해 18명으로 6명 증가했고, SK하이닉스도 6명에서 11명으로 5명 늘었다.

여성 임원 비중에서는 CJ제일제당과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CJ제일제당은 전체 임원 101명 가운데 21명이 여성으로 20.8%를 기록했다. 네이버도 전체 임원 142명 중 여성 임원이 28명으로 19.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여성 임원 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지만, 전체 임원 대비 비중은 7.2%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과거 2020년까지 여성 임원 비중을 1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성 임원의 세대교체도 두드러졌다. 올해 여성 임원 491명 중 1970년 이후 출생자는 450명으로 전체의 91.6%를 차지했다.

출생 연도별로는 1974~1976년생이 138명(28.1%)으로 가장 많았고, 1977~1979년생 129명, 1970~1973년생 108명 순이었다. 1980년 이후 출생자도 76명으로 전체의 15.5%를 차지했다.

특히 1977~1979년생 비중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26.1%로 높아졌다. 1980년 이후 출생자도 같은 기간 11.6%에서 15.5%로 상승하면서 젊은 여성 임원의 진출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최근 10여 년간 여성 임원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과거 한 해 50~80명씩 늘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최근 2년간은 증가 폭이 10명대에 머물러 다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른 인재 확보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여성 중간관리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핵심 보직과 승진 기회를 확대해 여성 임원 후보군을 두텁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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