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8400억 베팅"…한화솔루션 살리기 '승부수'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6 09:05:31
차입 대신 자산 매각…태양광·재무개선 '투트랙' 전략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기업가치 재평가 '정조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화가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최대 8439억원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단순 재무 지원을 넘어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과 기업가치 재평가까지 노린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15일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통해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120%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증자에서 최대 물량을 소화하겠다는 의미다. 

 

▲ 한화가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8천억원을 투입한다. [사진=챗GPT]

눈에 띄는 점은 자금 조달 방식이다. 한화는 차입이 아닌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고금리 환경과 시장 변동성을 고려할 때 재무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투자에 나서는 ‘선별적 확장 전략’으로 해석된다.

▶ “솔루션이 살아야 한다”…포트폴리오 재편의 핵심축


이번 투자의 본질은 한화솔루션의 체질 개선에 있다. 현재 한화의 기업가치는 방산·조선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가 사실상 견인하고 있다. 방산 수출 호조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했지만, 그룹 전체로 보면 특정 사업 의존도가 높아진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저평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상장 자회사 간 중복상장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한화솔루션의 실적 회복과 성장성 확보가 NAV 확장의 ‘두 번째 축’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증권가에서도 “에어로스페이스 단일 축에서 벗어나려면 솔루션의 반등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2.4조 실탄 확보…재무개선 + 차세대 태양광 ‘투트랙’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총 2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약 1조50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투입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된다.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축소를 통해 재무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1차 목표다.

나머지 9000억원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된다. 핵심은 페로브스카이트-텐덤셀이다. 기존 실리콘 태양광 셀 대비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특히 중국 업체 중심의 가격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기술 격차 확보는 수익성 방어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단순 생산 확대가 아닌 ‘기술 중심 성장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 “차입 대신 자산 매각”…달라진 투자 공식


이번 결정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투자 방식의 변화다. 과거 대규모 투자에서 차입을 활용하던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 이는 단순한 재무 전략을 넘어 그룹의 자산 효율화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부담이 높은 환경에서 레버리지 확대를 지양하고, 기존 자산을 재배치해 성장 투자를 이어가는 구조다. 동시에 투자 실패 시 재무 리스크 확산을 차단하는 ‘안전장치’ 역할도 한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선택’으로 보고 있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명확하다. 한화솔루션이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경우, 한화의 NAV 할인율 축소와 함께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 실제로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상향하며 약 30% 이상의 상승 여력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실적 개선이 지연될 경우 부담도 적지 않다. 대규모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미흡할 경우 그룹 전반의 투자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압력이 지속되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기술 경쟁력 확보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수익성 회복 시점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에어로 다음은 솔루션’…한화 밸류업 분수령


결국 이번 투자는 한화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방산 중심 성장에서 에너지·소재로 축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계열사 지원이 아니라 그룹 전체의 ‘밸류업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의 정상화 여부가 향후 한화의 기업가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단기 유동성 확보를 넘어 그룹 체질 개선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롯데케미칼, 폐플라스틱 재활용 넘어 제품화까지…소셜벤처 5곳 지원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롯데케미칼이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넘어 실제 제품 생산과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유망 소셜벤처(사회적 중소기업)를 발굴해 재생원료의 상용화와 판로 확대를 돕는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지난 2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본사에서 순환경제 벤처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루프 소셜(Project

2

[CEO열전] SK, 김선혁 사장 신규 선임…장용호 대표와 '투톱 체제' 구축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SK가 김선혁 SKC 전략부문장을 담당사장으로 신규 선임하며 장용호 대표이사와 역할을 분담하는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포트폴리오 재편 성과를 바탕으로 계열사 체질 개선과 미래 성장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SK는 김선혁 SKC 전략부문장 겸 SK㈜ 밸류 태스크포스(TF) 프로젝트 리더를 담당사장으로 선임했다고 30일

3

전재수 부산시장, 김진오 인구전략위 부위원장 접견…균형발전·재정지원 논의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부산시가 수도권 집중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기업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지역별 인구 여건을 고려한 재정 지원 확대를 정부에 건의했다. 올해 종료 예정인 난임부부 및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의 국비 보전 연장도 요청하며 국가와 지방정부 간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부산시는 전재수 시장이 3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