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임금 14년 새 78% 상승…"생산성 개혁 없인 지속 어렵다"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3 09:03:27
14년간 시간당 임금 77.7% 급등, 물가 상승률의 2.6배…근로시간 감소가 구조 변화 견인
연봉 5000만원 시대 열렸지만 인건비 부담 확대…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전환 압박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국내 상용근로자의 임금이 물가 상승을 크게 웃도는 속도로 증가해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로시간 감소 속에서도 시간당 임금이 빠르게 상승한 점이 확인되면서, 향후 고령화 대응과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용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2만7518원으로 전년(2만6508원) 대비 3.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연간 임금총액 증가율(2.9%)을 웃도는 수준이다. 단기 흐름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시간당 임금 상승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2020년 대비 2025년까지 시간당 임금은 24.1% 오른 반면, 연 임금 총액은 19.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더 길게 보면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2011년 1만5483원이던 시간당 임금은 2025년 2만7518원으로 77.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연 임금총액은 3184만원에서 5061만원으로 58.9% 증가했다. 시간당 기준 임금 상승률이 총액 기준보다 크게 높은 배경에는 근로시간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 상용근로자의 연간 소정실근로시간은 2011년 2057시간에서 2025년 1839시간으로 217시간(10.6%) 줄었다. 이는 단순히 초과근로 축소 때문이 아니라, 정해진 근로시간 내 실제 노동시간 자체가 감소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경총의 설명이다.

 

노동시간은 줄었지만 임금 수준은 유지되거나 상승하면서 시간당 임금이 구조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물가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2011년 이후 2025년까지 누적 물가상승률은 29.8% 수준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연 임금총액은 두 배에 가까운 58.9%, 시간당 임금은 77.7% 상승했다. 

 

각각 물가 상승률의 약 2배, 2.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201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밑돌지 않았다는 점은 임금의 실질 구매력이 지속적으로 개선됐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의 지속 가능성이다. 임금이 생산성 증가를 상회하는 속도로 상승할 경우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고용 축소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특별급여 증가까지 더해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한층 확대된 상황이다. 실제로 2025년 상용근로자의 연 임금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0만원을 돌파했고, 특별급여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영계는 이제 임금 상승 자체보다 ‘임금 구조의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획일적인 연공 중심 임금체계에서 벗어나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보상체계를 확산시키고, 근로시간 운용의 유연성을 높여야 생산성과 임금 간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임금 수준이 빠르게 상승한 만큼 이제는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돼야 할 시점”이라며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확산과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여야 고령자 계속 고용이나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사회적 과제를 부작용 없이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계는 역시 고령화와 노동시장 구조 변화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생산성 중심의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노동시간을 줄이거나 고용을 유지하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동일한 시간 대비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노동 시장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향후 노동시장 정책의 핵심은 ‘임금 인상’이 아니라 ‘생산성에 기반한 임금 결정 구조’로의 전환이 될 전망"이라며 "임금과 노동시간, 생산성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이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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