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美 'AI 데이터 병목' 솔루션 보유 해머스페이스에 1000억원 투자

황성완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3 09:41:41
美·日 AI·반도체 성장 기업 7곳 300억 투자 완료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SK스퀘어는 해외 투자법인 ‘TGC스퀘어’를 통해 AI 시대 ‘데이터 병목(Bottleneck)’ 해소 설루션을 보유한 미국 회사 해머스페이스에 투자를 집행했다고 23일 밝혔다.

 

▲SK스퀘어 T타워 본사 . [사진=SK스퀘어]

이로써 성장성이 큰 미국 및 일본 AI·반도체 기술기업 총 7곳에 누적 약 300억원의 투자를 마쳤다. 앞으로도 관련 영역의 유망기업에 총 1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SK스퀘어가 기존 투자한 글로벌 AI·반도체 기업은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등 해외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SK스퀘어가 이번에 투자한 해머스페이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자동화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플랫폼 회사다.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은 전 세계 다양한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들을 논리적으로 결합해 마치 하나의 로컬 환경처럼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최적의 데이터 이동 경로를 찾아주는 등 데이터 흐름을 관제해 지휘자가 오케스트라(Orchestra)를 조율하듯, 데이터 흐름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AI 시대에 반도체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최근 AI 인프라 고도화와 함께 데이터의 병목과 파편화(Fragmentation)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센터 내에는 연산을 담당하는 컴퓨트 서버(GPU, CPU)와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 서버가 있는데, 컴퓨트 서버에서 명령을 내려 데이터 네트워크(통로)를 통해 스토리지 서버에 있는 데이터를 불러와야 실제 연산이 이뤄진다.

 

문제는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불러오는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해머스페이스는 이 지점을 해결할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기반으로 메타,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해머스페이스의 기술력에는 창업자 데이비드 플린(David Flynn)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플린 CEO는 세계 최초 PCIe(CPU와 GPU, SSD 등을 연결하는 고속 통신 표준 인터페이스) 기반 플래시 SSD(고속저장장치) 창시자로, 메모리업계의 ‘구루’로 평가받는다. 플린 CEO는 과거 낸드플래시 회사인 퓨전IO(Fusion IO)를 창업한 뒤 샌디스크에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SK스퀘어는 성장성이 큰 글로벌 기업들을 떡잎부터 발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후속 투자 기회를 선점하고 수년 내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추가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먼저 '23년 하반기 투자한 디매트릭스(d-Matrix, 미국)는 지난해 말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가 20억달러(약 3조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는 투자 시점 대비 기업가치가 7배 이상 상승한 성과다. 마이크로소프트, 싱가포르 국영 투자사 테마섹 등이 주요 주주인 디-매트릭스는 '데이터센터용 AI 추론 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ReRAM(차세대 메모리 기술) 기반 차세대 AI 칩을 만드는 테트라멤(TetraMem, 미국) 또한 올해 예정된 새로운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가 기존 4억5,000만달러(약 6,500억원)에서 두 배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AR, VR, 스마트 카메라 등 엣지(Edge) AI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테트라멤의 고속·저전력 AI가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결과다.

 

큐룩스(Kyulux, 일본)와 아이오코어(AIOCORE, 일본)도 SK스퀘어의 투자 이후 추가 투자 라운드를 통해 기업가치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

 

차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특허를 보유한 큐룩스는 최근 국내외 디스플레이 대기업들에 제품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일체형 시스템온칩(SoC)*’ 시장 확대에 따라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아이오코어는 자율주행, 의료기구, 우주항공 분야 잠재 고객사들에 시제품을 공급 중이다. 아이오코어는 기존 반도체 구리선 배선을 광자(Photon, 레이저) 접속 방식으로 대체하는 ‘광통신모듈’을 개발하는 혁신 기업이다.

 

링크어스(LINK-US, 일본)는 복수의 국내 주요 2차전지 생산 기업들과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의 주요 제조 기업들과도 협업 중이다. 링크어스는 금속 접합 시 기존 기술 대비 고강도·저손상 접합을 실현하는 ‘초음파 복합진동 접합 장비’를 선도하며, 고성능 AI 반도체 패키징 영역에서 혁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25년 투자한 누마트테크놀로지스(Numat Technologies, 미국)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반도체, 방산 등의 영역에 적용해 대량 생산 및 상용화에 성공한 회사로 이 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MOF 분야 교수진이 선정되면서 MOF가 소재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 선구안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투자 전문성을 더욱 강화했다.

 

TGC스퀘어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해외투자 업무를 총괄한 경험이 있는 안홍익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영입했다. 또한 SK스퀘어 본체는 기존 CIO·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조직을 전략투자센터(Strategic Investment Center)로 변경해 글로벌 투자 실행력을 강화했다.

 

SK스퀘어는 올해에도 AI 병목을 해소하고 미래 성장이 유망한 AI 인프라 영역과 반도체 밸류체인 영역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물색할 계획이다.

 

김정규 SK스퀘어 사장은 “선제적인 마켓 인텔리전스(Market Intelligence) 확보 차원에서TGC스퀘어를 통해 글로벌 AI·반도체 유망 기술기업을 지속 발굴하고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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