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떨어졌는데 이익률 ‘껑충…대한제분, 가격·지배구조 모두 도마 위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3 10:10:40
원재료 하락에도 수익성 급등…3년 새 영업이익률 4.6%→10.1%
계열사 거래·배당 구조 집중…국세청, 회삿돈 유용 의혹 정조준

[메가경제=정호 기자] 담합 기소와 세무조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곰표 밀가루'로 알려진 대한제분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원재료 가격 흐름과 제품 가격, 그리고 계열사 거래 구조의 정당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제분업체들의 가격 담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약 1200억원 규모의 탈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도 조만간 세무 검증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안은 형사·세무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는 양상이다.

세무당국은 가격 인상으로 확보된 이익이 오너 일가 또는 특수관계인,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이전됐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밀 국제 시세와 환율 변동, 운임 상승 등 외부 변수와 실제 제품 가격 인상 시점 및 폭의 상관관계, 내부거래 단가의 적정성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 <사진=챗GPT>

 

대한제분 공시에 따르면 밀가루 주재료인 원맥 가격은 2020년과 2021년 톤당 약 30만원 수준을 유지하다 2022년 52만8868원까지 급등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물류비 영향으로 전년 34만7241원 대비 52.3% 상승한 결과다.

 

이후 원맥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2023년 50만6090원, 2024년 43만4441원으로 내려왔고 지난해 3분기에는 42만6909원까지 낮아졌다.

 

반면 주요 제품인 소맥분 가격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2020년 52만8012원, 2021년 57만6647원에서 77만7043원으로 상승했고 다음해 80만6426원까지 올랐다. 2024년에는 75만4176원으로 일부 하락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76만2973원으로 전년 대비 1.2%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원재료 상승폭은 약 42%인 반면 주요 밀가루 제품 가격 상승폭은 약 44.5%로 더 컸다.

 

대한제분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 흐름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2020년 229억6662만원, 2021년 249억6018만원, 2022년 432억7428만원, 2023년 548억5948만원, 2024년 723억370만원으로 확대됐다. 2022년 영업이익이 급상승한 것은 유형자산을 매각하면서 영향을 끼친 데 기반했다.

 

매출은 2021년 9702억4827만원, 2022년 1조1113억4173만원, 2023년 1조4414억5854만원, 2024년 1조3747억3536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21~2023년 평균 약 3.42%에서 2024년 5.26%로 상승했다.

 

소맥분 매출 부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매출은 2021년 3487억원, 2022년 4628억원, 2023년 4903억원, 2024년 4678억원 수준이었다. 매출원가는 2021년 2899억원에서 2024년 363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원가 비중은 2021년 83.2%, 2022년 84.5% 이후 2023년 81.4%, 2024년 77.7%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2021년 4.76%, 2022년 4.65%, 2023년 7.75%, 2024년 10.0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원재료 가격 하락 국면에서 원가율은 낮아지고 이익률은 높아진 구조가 형성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세청이 들여다보는 또 다른 축은 오너 일가와 연결된 계열사 구조다. 소비자의 생활 부담을 늘려 채워진 이득은 대한제분 오너 일가의 곶간으로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과정에서 이건영 명예회장 장례비와 고급 스포츠카 유지비 등이 법인 자금으로 처리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보수 10억6180만원을 수령했는데 상여금이 3억4682만원을 차지한다. 상여금은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과 기업의 실적 개선 및 가치 제고에 대한 보상으로 알려졌다. 이 액수는 2020년 성과급 2억1600만원보다 약 1억3000만원(37.5%) 높아졌다. 

 

대한제분은 27.8% 지분을 보유한 디앤비컴퍼니와의 관계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디앤비컴퍼니는 최근 5년간 영업손실이 이어졌지만 순이익은 매출을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지분법이익과 배당 수익에 기반한 구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한제분 회장의 누나인 이혜영 하림 장학재단 이사장은 디앤비컴퍼니의 지분 21.6%를 가졌다. 해당 기업에서는 영업손실이 2020년부터 11억원, 2022년 8억원, 2024년 5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매출액또한 5년간 100억원을 넘은 적이 없지만 대로 순이익은 약 122억이 발생하고 있다.

 

결국 가격 인상으로 확보된 이익이 단순한 경영 성과인지, 계열사 구조를 통해 이전된 결과인지가 이번 세무조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검찰 기소와 국세청 조사 결과에 따라 제분업계 전반은 물론 '곰표' 브랜드 신뢰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소비자 신뢰 회복 여부가 향후 최대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대한제분 측은 세무조사와 관련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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