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손상 우려 컸던 무릎 아래 하지정맥류…비열 치료 대안 제시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10-30 20:40:03
건국대병원 연구진, 열 사용 없이 두 가지 혈관 폐쇄술 효과 분석
73개 다리서 시술 후 재개통 없음 확인…장기 효과, 추가 검증 필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무릎 아래 하지정맥류 치료에 열을 사용하지 않는 시술법을 적용한 연구에서 혈관 폐쇄와 증상 개선 결과가 확인됐다. 

 

시술 직후 치료 대상 혈관 73개가 모두 폐쇄됐으며, 최대 12개월 추적 관찰에서도 혈관이 다시 열리는 재개통은 관찰되지 않았다. 신경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무릎 아래 대복재정맥을 대상으로 열을 가하지 않는 치료법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박상우·민지영 영상의학과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30일 건국대병원에 따르면 민지영·박상우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무릎 아래 대복재정맥에만 역류가 발생한 환자 50명, 73개 다리를 대상으로 비열·비팽창마취 폐쇄술을 시행한 임상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Vascular Surgery: Venous and Lymphatic Disorders’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9월호에 게재됐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부 판막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액이 심장 방향으로 흐르지 못하고 역류해 혈관이 늘어나는 질환이다. 치료는 역류가 발생한 정맥을 폐쇄해 혈액이 거꾸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문제가 된 혈관을 막더라도 혈액은 주변의 정상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간다.

 

이번 연구가 주목한 부위는 무릎 아래 대복재정맥이다. 대복재정맥은 다리 안쪽을 따라 흐르는 주요 정맥으로, 무릎 아래 구간에서는 복재신경과 가까이 위치한다. 이 때문에 열을 이용해 혈관을 폐쇄하는 기존 시술법을 적용할 경우 신경 손상 위험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유럽혈관외과학회는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 해당 구간의 열 소작술을 권고하지 않았으며, 2023년 미국혈관외과학회 등 3개 학회도 대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적용한 비열·비팽창마취 폐쇄술은 열을 가하거나 정맥 주변에 마취액을 주입해 혈관을 부풀리는 팽창마취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시술은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뉘었다. 

 

51개 다리에는 회전하는 카테터와 경화제를 이용해 혈관 벽을 손상시켜 폐쇄하는 기계화학적 폐쇄술을 시행했다. 나머지 22개 다리에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성분의 의료용 접착제를 주입해 혈관을 붙여 막는 접착제 폐쇄술을 적용했다.

 

연구는 2020년 10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시술받은 환자 기록을 분석한 다기관 후향 연구다. 환자 평균 연령은 60세였으며, 여성 비율은 72%였다. 시술은 국소마취 상태에서 발목 안쪽 혈관을 통해 진행됐다.

 

치료 결과는 혈관 폐쇄와 증상 개선 측면에서 확인됐다. 시술 직후 초음파 검사에서 73개 다리의 치료 대상 혈관이 모두 완전히 폐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1주와 1·3·6·12개월에 시행한 추적 초음파에서도 혈관 재개통은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12개월 시점의 평가 대상은 43개 다리로, 최초 치료 대상 전체와는 차이가 있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과 임상적 중증도를 평가하는 정맥질환 임상 중증도 점수(VCSS)도 개선됐다. 시술 전 중앙값 4점이었던 점수는 시술 1주 뒤 0점으로 낮아졌고, 12개월까지 개선 상태가 유지됐다. 두 가지 시술법 모두에서 증상 개선이 확인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심부정맥혈전증이나 폐색전증과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았다. 복재신경 손상을 의심할 만한 영구적 감각이상도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경미한 이상반응은 있었다. 표재성 정맥염이 6개 다리(8%), 시술 부위 멍이 5개 다리(7%), 붕대나 압박스타킹과 관련한 피부 발진이 5개 다리(7%)에서 나타났다. 해당 이상반응은 모두 보존적 치료를 통해 2주 이내 회복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무릎 아래 대복재정맥 역류 환자에게 비열 시술법을 적용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 설계와 규모에는 한계가 있다. 후향적으로 환자 기록을 분석해 선택 편향 가능성이 있으며, 두 시술법도 무작위 배정이 아닌 시술자의 선호에 따라 선택됐다. 연구 대상이 50명으로 많지 않고 추적 관찰 기간도 12개월에 그쳐 장기적인 혈관 폐쇄 유지와 안전성을 판단하기에는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향후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보다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전향적 무작위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신경 손상 우려 컸던 무릎 아래 하지정맥류…비열 치료 대안 제시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무릎 아래 하지정맥류 치료에 열을 사용하지 않는 시술법을 적용한 연구에서 혈관 폐쇄와 증상 개선 결과가 확인됐다. 시술 직후 치료 대상 혈관 73개가 모두 폐쇄됐으며, 최대 12개월 추적 관찰에서도 혈관이 다시 열리는 재개통은 관찰되지 않았다. 신경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무릎 아래 대복재정맥을 대상으로 열을 가하지 않는 치료법의

2

"저체력 학생 증가 개선"…자생한방병원, 어린이 운동 기회 마련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학생들의 저체력 비율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아진 가운데 자생한방병원이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체육활동 기회를 마련했다. 단순한 일회성 체육행사를 넘어 어린이들이 또래와 함께 신체활동을 경험하고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30일 자생한방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 28일 서울 구로구 고척근린공원에서

3

"췌장암 환자 절반은 전이 상태"…췌장암이 보내는 위험 신호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국내 췌장암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이미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된 상태에서 진단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상대생존율도 17%에 그쳐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복통이나 소화불량 등 일반적인 소화기 질환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