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파워 테이블'에 한국이 앉았다…김재열 집행위원 선출, 스포츠 외교 판이 바뀐다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5 10:32:02
김운용 IOC 부위원장 이후 20여 년 만의 쾌거
밀라노 동계올림픽 앞두고 한국 국제 스포츠 ‘룰 메이커’로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IOC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며 고(故)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이후 두 번째로 IOC 최고 의사결정 라인에 한국인을 배출하게 됐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선출은 단순한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국 스포츠 외교의 위상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 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145차 IOC 총회에서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휴식 시간에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은 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145차 IOC 총회 집행위원 선거에서 유효표 100표 가운데 찬성 84표를 얻으며 IOC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반대는 10표, 기권은 6표였다. 김 위원은 잉마르 더포스(벨기에), 네벤 일릭(칠레) 신임 집행위원과 함께 선출됐다. 임기는 4년이며, 임기 종료 후 연임도 가능하다.

 

IOC 집행위원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절차를 관리하고 올림픽 헌장 개정, 중장기 전략 수립, 주요 정책 및 현안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의 일원이다. 

 

IOC 집행위원회는 IOC 위원장과 부위원장 4명, 집행위원 10명으로 구성된 사실상 IOC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최대 115명에 이르는 IOC 평위원들과 비교해 집행위원의 영향력은 월등히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외교적 의미도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의 선출 소식을 전하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매우 기쁜 소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쾌거는 개인의 성취를 넘어 대한민국이 국제 스포츠 거버넌스의 중심에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김 위원의 풍부한 국제 경험과 리더십은 올림픽 운동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공정성과 투명성, 평화와 연대라는 올림픽의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스포츠를 통한 국제 협력을 더욱 확대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재열 위원은 전 삼성그룹 선대 회장인 고(故) 이건희 사위로 삼성물산 이서현 사장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졌다. 김 위원은 2011년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역임했으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IOC 조정위원회 위원, ISU 집행위원 등을 역임하며 국제 스포츠 행정가로 활동했다.

 

특히 2022년에는 비유럽인으로는 처음으로 ISU 회장에 당선돼 국제 스포츠계에서 이례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유럽 중심 구조가 강한 빙상 종목 국제기구에서 비유럽 출신 회장이 선출된 것은 글로벌 스포츠 행정의 변화 흐름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IOC 집행위원 선출 역시 이러한 국제 경험과 네트워크, 그리고 조직 운영 능력이 종합적으로 평가된 결과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스포츠계 안팎에서는 김 위원의 합류로 한국이 올림픽 개최지 선정, 종목 구조 개편, 국제 스포츠 규범 논의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보다 실질적인 발언권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총회에는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이 4년 임기의 IOC 윤리위원으로 선출됐다. IOC 윤리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된 독립 기구로 IOC 위원과 올림픽 관련 단체 및 개인의 윤리 규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위반 사항 발생 시 제재를 IOC 집행위원회에 권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재열 집행위원과 김원수 윤리위원의 선출로 한국은 IOC 내 핵심 정책 결정과 윤리 감시 양 축에 동시에 참여하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스포츠를 둘러싼 국제 정치·외교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가운데 한국의 존재감이 단순한 참가국을 넘어 ‘룰 메이커’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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