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췌장·담도 내시경시술 15만례 달성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2 10:19:38
고령·고난도 환자 90%에도 출혈 0.6%·천공 0.03% ‘세계 최저 수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서울아산병원이 췌장·담도질환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는 고난도 내시경시술에서 세계적 수준의 임상 성과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서울아산병원 담도·췌장센터는 췌장과 담도질환을 진단·치료하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누적 15만례를 국내 최초로 달성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기록이다.
 

▲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담도·췌장센터장이 환자를 진료하고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평가받는 메이요클리닉이 1980년대 초 ERCP를 처음 시행한 이후 최근 약 6만례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서울아산병원의 15만례 기록은 글로벌 의료계에서도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ERCP는 담관과 췌관이 담석이나 암으로 막힌 경우, 내시경만으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시술이다. 회복이 빠르고 외과적 수술 대비 부담이 적지만,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해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췌장염·출혈·천공 등 합병증 위험이 크게 달라지는 대표적인 고난도 시술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 담도·췌장센터에서 ERCP를 받은 환자 10명 중 9명은 65세 이상 고령자이거나 중증·복합질환을 동반한 고난도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술 후 합병증 발생률은 출혈 0.6%, 천공 0.0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380개 연구, 200만 명 이상의 환자를 분석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 보고된 평균 수치(출혈 1.5%, 천공 0.5%)와 비교해 출혈은 약 60%, 천공은 약 94% 낮은 수준이다.

ERCP는 급성담관염, 췌장암, 담도암, 유두부암 등으로 담관이 막힌 환자에게 주로 시행된다.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한 뒤 담관과 췌관의 출구인 유두부를 통해 조영제를 주입해 병변을 확인하고, 필요 시 담석 제거, 협착 확장, 스텐트 삽입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사전에 ERCP를 시행하면 담도염·황달을 완화하고 해부학적 구조를 정확히 파악해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은 1989년 첫 ERCP를 시행한 이후 최근 연간 8천 건 이상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 중 95% 이상이 치료 목적이다. 담석이 크거나 담관 협착이 동반돼 ERCP만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담관 내부를 직접 관찰하며 결석을 분쇄·제거하는 경피경간 담도경 검사(PTCS)도 시행하고 있으며, 해당 시술 역시 누적 1만6천례 이상을 기록했다.

박도현 담도·췌장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ERCP는 풍부한 임상 경험과 시술 중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술”이라며 “국내 최다 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안전한 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동완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화기내과, 내시경팀, 영상의학과 등 다학제 의료진의 유기적인 팀워크가 15만례 달성의 원동력”이라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고난도 췌장·담도질환 치료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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