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공사 감사②] "고양이한테 생선 맡겼다"... 임직원에 삼다수 '헐값' 공급하다 '덜미'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9 10:46:41
감사위, 제주개발공사에 기관경고…누적인원 3800여명, 8천4백만원 특혜 논란
제주개발공사 "부정취득 사항아니라 환수 조치 대상아냐... 감사위 조치 따를 것"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편집자주]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계약 관리, 평가 절차 등 여러 분야에 걸친 문제점을 지적했다. 메가경제는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제주개발공사의 운영 실태와 구조적 문제를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할 예정이다.

 

제주개발공사가 임직원 대상 제주삼다수 할인 판매 제도를 이사회 의결 없이 운영해 적발됐다. 제도 시행 이후 누적인원 임직원 3807명이 8천4백만원 상당의 금전적 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제주개발공사는 2023년 12월 임직원 대상 '제주삼다수 직원판매 시범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삼다수를 판매하는 제도를 운영했다. 

 

▲ 제주개발공사가 임직원 복리후생 차원으로 삼다수를 저렴하게 판매하다 감사위원회에 적발됐다. [사진=챗GPT)

문제는 이 제도가 복리후생 성격임에도 필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주개발공사 설립·운영 조례와 정관에 따르면 복리후생 제도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과 도지사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공사는 내부 공문만으로 제도를 시행했다.

제주개발공사는 “공사 노사간 협의를 통해서 공사 직원을 대상으로 소비자 판매가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시범운영'으로 출발한 이 제도는 별도의 제도 정비 없이 운영 기간이 수차례 연장돼 2025년까지 사실상 상시 제도로 굳어졌다. 일부 제품의 경우 판매가격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해 공사가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까지 발생했다.

감사위원회 조사 결과, 0.33리터와 2리터 제품은 판매가가 원가 이하로 책정돼 공사가 판매원가 보전을 위한 추가 비용을 떠안았다.

특히 이익 산정 방식의 이중 잣대가 문제로 지적됐다. 임직원이 얻은 금전적 이익은 대형마트 기준 시중 소비자가로 산정한 반면, 공사가 부담한 손실은 판매원가 기준으로 계산했다.

예컨대 마트 판매가 2,000원인 제품을 1,000원에 판매할 경우 임직원 이익은 1,000원으로 집계되지만, 제조원가가 800원이라면 공사 손실은 200원에 불과한 것으로 계산되는 식이다. 같은 거래임에도 임직원 측 이익은 크게, 공사 측 손실은 작게 잡아 실제 재정 부담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구조였다는 게 감사위의 판단이다.

2023년 1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해당 제도를 이용한 임직원은 누적 3,807명에 달했으며, 이들이 얻은 금전적 이익은 약 8천4백만원 규모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부적절한 프로세스로 임직원들에게 복리후생을 제공한 부분에 대해서는 환수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 사안은 제주도의 자산을 임직원들이 공정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은채 배임행위를 한 것과 다름 없다”면서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라며, 부당 이득에 대해서는 환수조치를 하는 등 보다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주개발공사는 직원 판매가는 판매사 유통마진이 제외된 것으로 부정취득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제주개발공사는 주력 상품인 제주삼다수의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3,441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24년 3,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억원(3.0%) 감소했다. 감사위원회는 임직원 할인 판매제도의 절차적 위법성을 매출 감소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감사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복리후생 업무의 부적정 처리로 판단하고 제주개발공사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제도 유지 여부를 재검토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복리후생 규정을 정비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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