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장거리 이동, '이 병' 조심하세요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3 11:09:51
다리 붓고 아프다면 의심해야... 2시간마다 스트레칭 필수
"다리 부종·통증 방치 말아야"... 폐색전증 진행 시 사망 위험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민족 최대 명절 설을 앞두고 고향 방문과 해외여행 등 장거리 이동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항공기·기차·버스·자가용 등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같은 자세로 머무는 일이 불가피해지면서 이른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 불리는 심부정맥 혈전증(DVT)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다리 깊은 곳의 정맥에서 혈액이 정체되며 혈전(피떡)이 생기는 질환이다. 비행기 이코노미석처럼 비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있을 때 잘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장시간 운전이나 기차·버스 탑승, 사무실에서의 장시간 좌식 생활 등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 설 연휴 장거리 이동, '이 병' 조심하세요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다리 정맥의 혈류 속도가 느려지고, 혈액이 고이면서 혈전이 형성되기 쉽다. 주로 종아리나 허벅지 정맥에서 발생하며, 이를 방치할 경우 혈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해 폐혈관을 막는 폐동맥 혈전색전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흉통,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변재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경우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며 “과거 혈전 병력이 있거나 최근 수술을 받은 환자, 암 환자, 임신부, 호르몬 치료 중인 환자 등은 고위험군에 해당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 증상은 한쪽 다리의 부종과 통증, 저림이다. 다리를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피부가 붉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하고 열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발목을 위로 젖힐 때 종아리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해 단순 피로로 오인하기 쉽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 후 초음파 검사로 혈전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필요 시 CT 등 추가 검사를 통해 폐색전증 여부를 함께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예방’을 강조한다. 장시간 이동 중에는 1~2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걷거나, 좌석에 앉은 상태에서도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이고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해 다리 혈류를 촉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벼운 마사지도 혈액순환 개선에 긍정적이다.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도 고위험군에게는 효과적인 예방법으로 꼽힌다. 충분한 수분 섭취 역시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셔 혈액 점도를 낮추는 것이 좋으며, 커피나 음주는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 꽉 끼는 옷보다는 편안한 복장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변 교수는 “설 연휴처럼 이동이 잦은 시기일수록 다리 부종이나 통증 같은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며 “작은 불편함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시작일 수 있는 만큼, 예방 수칙을 지키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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