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도 지적한 저PBR 기업은?...증권가 “재평가 신호탄”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0 12:06:37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 가져올 증시 변화
LG·롯데·현대해상 등 대형주 모멘텀 주목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정부가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기 위해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체질 개선을 강력히 추진한다. 

 

금융당국이 저PBR 종목 리스트를 상시 공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주주가치 제고 여력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PBR 1배 미만 상장사는 총 124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선주를 제외한 전체 상장사 2497곳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PBR 0.5배 미만은 552곳, 0.3배 미만은 149곳에 달해 우리 증시의 저평가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에서 0.5배 미만 281개와 0.3배 미만 82개가 확인됐으며, 코스닥은 각각 271개와 67개로 나타났다.

 

PBR은 시가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지표로, 1배 미만은 기업을 당장 청산했을 때의 자산 가치보다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 가치가 더 낮은 비정상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현재 저평가 구간에는 중소형주뿐 아니라 대형주도 대거 포함되어 있다. 롯데케미칼(0.24배), 현대제철(0.25배) 등 철강·석유화학 업종과 롯데하이마트(0.20배), 이마트(0.24배), 현대백화점(0.43배) 등 유통·소비재 업종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개선 의지는 단호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PBR이 0.3~0.4배에 불과해 당장 청산해도 두 배 이익이 남는 상황은 비정상"이라며 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7월부터 저PBR 기업 리스트를 매 반기 공표하기로 했다. 또한 종목명에 '저PBR' 태그를 노출해 해당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증여세법 개정안)'도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이 법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의 상속·증여 시 주가가 아닌 비상장사 평가 방식인 '자산 및 수익 공정가치'로 과세하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승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던 대주주들의 유인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정책이 실질적인 리레이팅(재평가)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자본시장의 프리미엄화를 위해 기업의 변화는 필수적"이라며 "자구 노력이 예상되는 PBR 1배 미만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대주주가 주가를 누를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법제화되면 저PBR 우량 기업들의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이면서 PBR 1배 미만이고 최대주주가 개인인 기업으로는 LG(0.4배), 롯데지주(0.37배), 현대해상(0.43배), 이마트(0.18배), 하림지주(0.23배), 태광산업(0.18배)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상승 모멘텀 확보 측면에서 시장의 핵심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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