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음주, 눈 건강에 악영향… 안구건조증·시력기능저하 등 불러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12-23 13:13:38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국인의 술 사랑은 대단하다. “술 한 잔 하자”는 인사를 대수롭지 않게 하고, 소주 같은 독주를 즐기며 심지어 다른 술과 섞어 마시는 폭탄주 문화가 일반화돼 있을 정도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한 번 마셨다 하면 소위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시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24년 알코올 통계자료집을 보면, 2022년 국내 20세 이상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8.44ℓ에 달한다. 1.5ℓ들이 페트병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5.63병씩 알코올을 마시는 셈이다.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러나 음주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다양한 해를 끼친다. 2022년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5033명에 달했다. 눈 건강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음주는 눈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술자리가 늘어나는 연말연시를 맞아 김용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음주와 눈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 김용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


◇과도한 음주, 안구건조증·백내장 등 눈 건강에 악영향=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많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는 어디를 찾아봐도 건강에 해롭다는 말뿐이다.

먼저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 분해가 미처 이뤄지지 못하고 잔여 아세트알데히드가 전신에 독소로 작용하면서 두통 등 각종 징후를 유발한다. 특히 눈은 알코올에 가장 취약한 신체 부위 중 하나다. 술을 마시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세가 눈의 모세혈관이 팽창하는 충혈인데, 체내 수분을 감소시켜 결국 각막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안구건조증을 가져올 수 있다.

김용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뻑뻑한 이물감은 물론 작은 충격에도 상처를 입을 정도로 각막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각막염과 같은 2차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며 “음주 후 결막이 쉽게 붓고 눈물이 나오지 않는지, 또 설령 눈물이 나온다고 해도 금세 증발한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시력 기능 저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음주가 안구를 감싸고 있는 맥락막의 두께를 유의미하게 증가시켜 결국 시력 기능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영국안과학회지에 발표했다. 맥락막은 안구를 감싸고 있는 중간층으로 망막에 영양분을 공급하며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흡수해 분산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즉 시력을 담당하는 망막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구조체로 꼽힌다.

아울러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 성분은 안구에 흐르는 혈액 순환을 감소시키고 안구 내 영양소 공급을 원활하지 못하게 해 백내장이나 녹내장, 황반변성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이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김용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물론 술을 먹는다고 시력이 바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잦은 술자리가 반복되면 결국 각막과 시신경, 망막 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충혈, 안구건조증과 같은 가벼운 증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지만, 증세가 반복되면 노안을 앞당긴다거나 백내장, 녹내장과 같은 실명 질환을 촉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적당한 수분 보충·인공눈물 등으로 눈 건강 지켜야= 잦은 술자리에서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급적 술자리를 피하는 게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적당한 음주와 함께 1시간에 한 번은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쐬어줘 축적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게 좋다. 또 인공눈물이나 안약을 휴대해 수시로 각막 표면의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도 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술집의 경우 환기가 잘 되지 않고 건조한 데다 음식 연기 등으로 눈 건강에 좋지 않다.

또 눈의 건조증을 심화시킬 수 있는 흡연을 삼가고 술을 한 잔 마실 때마다 같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것도 좋다. 수분을 함께 섭취해 주면 음주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충분한 수분 공급으로 체내 알코올 분해 속도도 빨라진다.

김용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할 때는 몸속의 수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탈수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음주 다음 날 아침 눈이 건조해지고 갈증이 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안구건조증은 각막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각막을 손상시켜 각막염 등의 각종 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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