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손 들어준 법원…2조원 상속 소송 1심서 승소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2 14:20:49
법원“상속 합의 유효” 판단…경영권 분쟁 일단락, 최대주주 지위 공고화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상속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법적 분쟁 1심에서 승소했다. 

 

2조원 규모의 유산 분할을 둘러싸고 3년 가까이 이어진 소송에서 법원이 기존 상속 합의의 효력을 인정하면서 LG그룹의 지배 구조 안정성에도 힘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1일 경북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만찬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구광현)는 12일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주장한 ‘착오 또는 기망에 따른 합의 무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상속 협의의 법적 효력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2023년 2월 제기된 소송에 대한 1심 판단으로, 구 전 회장 별세 이후 4년여 만에 불거진 가족 간 상속 분쟁의 첫 사법적 결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구 전 회장이 남긴 유산은 ㈜LG 지분 11.28%를 포함해 약 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구광모 회장은 LG 지분 8.76%를 상속받아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했다. 김 여사와 두 딸은 LG 주식 일부(구연경 대표 2.01%, 구연수 씨 0.51%)와 함께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 개인 재산을 포함해 약 5000억원 상당을 상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측은 당초 "구 회장이 LG 주식을 전부 상속 받는다는 유언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합의에 응했으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며 합의 과정에 중대한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민법상 법정상속 비율(배우자 1.5%, 자녀 각 1%)에 따라 재산을 다시 분할해야 한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구 회장 측은 선대 회장이 생전 “차기 회장은 구광모가 맡고, 경영 관련 재산은 승계해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는 그룹 관계자들의 증언과 가족 간 협의를 근거로 들며 맞섰다. 특히 경영권 안정과 그룹의 장기적 발전을 고려한 합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기존 상속 협의가 적법하게 성립했으며, 이를 무효로 볼 만한 사유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상속회복 청구는 기각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LG그룹의 지배구조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 지분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핵심 자산으로 최대주주의 지분 구조는 경영권과 직결된다. 만약 법정상속 비율에 따른 재분할이 이뤄졌다면 지분율 변동에 따른 지배력 약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그룹은 고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비교적 안정적으로 세대 교체를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구 회장은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배터리, 전장, 인공지능(AI)·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 일가의 상속 분쟁은 단순한 가족 간 갈등을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시장 신뢰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이번 판결로 최소한 경영권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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