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은 인천에서?” 에어로케이, 청주를 허브로 뒤집은 항공 공식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9 15:50:18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내 항공 시장은 오랫동안 국제선은 수도권, 지방 공항은 보조적 역할이라는 구조를 전제로 형성돼 왔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이 같은 관행에 정면으로 질문을 던진다. 항공 네트워크의 중심이 반드시 수도권이어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전략이다.

 

에어로케이의 차별점은 노선 확대보다 거점 설계를 우선했다는 데 있다. 회사는 청주국제공항을 단순한 출발지가 아닌 중부권 항공 허브로 재정의했다. 인천국제공항과의 직접 경쟁을 피하면서도 수도권 외 지역에 축적돼 있던 국제선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 [사진=에어로케이항공]

 

이 전략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선 운항 확대와 함께 누적 탑승객 수는 빠르게 증가했고, 청주발 국제선 네트워크 역시 단기간에 안정적인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청주공항 이용객 증가와 지역 기반 일자리 창출, 청년 채용 확대 등은 항공사가 지역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국제선 전략 역시 기존 항공사와 결이 다르다. 에어로케이는 대도시 간 경쟁 노선 대신 소도시와 소도시를 잇는 노선에 집중한다. 일본과 대만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이 전략은 혼잡 공항과 과잉 경쟁을 피해 수요 대비 효율이 높은 목적지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이는 여행객에게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항공사에는 노선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이 같은 노선이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는 배경에는 지역 파트너십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관광 기관, 지역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단발성 수요가 아닌 지속 가능한 트래픽을 확보하고, 노선 경쟁력을 행정·마케팅·브랜딩 차원까지 확장하고 있다.

 

브랜드 전략에서도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에어로케이는 가격이나 서비스 스펙보다 여행 전후의 경험과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젠더리스 유니폼,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의 협업, 기내 콘텐츠 등을 일관된 브랜드 경험으로 설계하며 항공을 하나의 문화적 선택지로 확장하고 있다. 이 전략은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의 중장기 구상은 항공을 넘어선다. 부가 서비스 확대, 자체 브랜드(PB) 상품, 디지털 기반 고객 경험 고도화 등을 통해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선택해온 경로와도 맞닿아 있다.

 

여객 운송에 더해 화물 운송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기존 국제선 네트워크와 기단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유휴 적재 공간을 활용한 화물 운송은 노선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중부권 산업·물류 기반을 고려해 관련 제도와 시장성을 검토하며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에어로케이가 강조하는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빠른 외형 확장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지역 상생, 브랜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청주에서 시작된 이 실험은 중부권 항공 지형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향후 그 성과를 장기적 구조로 정착시키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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