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B "산업 경쟁력, 설비 오래 쓰는 능력에서 갈린다"…순환경제 전략 확대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7 17:30:40
"덜 쓰기보다 오래 쓴다"…설비 수명 연장·재활용으로 자원효율 승부
폐장비 99.4%까지 회수…ABB, ‘생애주기 가치’로 순환경제 경쟁력 키운다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산업계의 자원 효율 경쟁이 ‘덜 쓰는 것’에서 ‘더 오래 쓰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설비와 부품을 교체하기보다 수명을 연장하고, 폐자원까지 회수·재활용하는 순환경제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 노벨리스 스위스 시에르 공장에 도입된 ABB 솔루션[사진=ABB]

 

ABB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산업자산의 ‘생애주기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설비 상태를 모니터링해 유지보수와 현대화 시점을 최적화하고 수명이 끝난 부품은 재정비·재제조하거나 소재를 회수해 다시 활용하는 방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베인앤컴퍼니, 케임브리지대와 함께 조사한 결과 제조업 중심 10개 산업의 글로벌 경영진 약 500명 중 95%는 향후 3년 내 순환경제가 기업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ABB는 지속가능성 전략의 핵심축으로 ‘자원 보존’을 두고 2030년까지 제품 기반 매출의 순환성 프레임워크 정합성 점수를 8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2025년 말 기준 전체 제품 기반 매출의 46%를 평가했으며 정합성 점수는 27%를 기록했다.

 

현장 적용 사례도 확대하고 있다. ABB의 ‘에너지 산업 서비스 부품 순환 프로그램’은 회수한 전자부품을 수리·재제조해 재사용하고, 수리가 어려운 경우 소재를 재활용한다. 

 

이를 통해 매립되는 전자폐기물은 2020년 214.5kg에서 2023년 14.2kg으로 93% 감소했다.

 

모터와 드라이브를 회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고객이 폐장비를 반납하면 신규 장비 구매나 업그레이드 등에 사용하는 크레딧을 제공해 기존 자산의 잔존가치를 다시 투자로 연결하는 구조다.

 

노벨리스 스위스 시에르 공장에서는 기존 냉간 압연 설비를 전면 교체하지 않고 자동화 시스템과 동력설비를 현대화했다. 

 

철거 장비에서는 소재의 99.4%를 회수했고 나머지도 에너지화 시설로 보내 매립 폐기물을 없앴다.

 

ABB는 폐설비 재활용을 넘어 재활용 소재의 대규모 생산 공정에도 자동화·전기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 소재 기업 사이레와 폐섬유를 활용한 순환형 폴리에스터 생산 확대를 위한 기술 협력도 추진 중이다.

 

ABB 관계자는 “앞으로는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와 원료를 얼마나 줄이느냐뿐 아니라 이미 투입된 자산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가치를 창출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자산의 생애주기 전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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