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한국백신, 고가제품 팔려고 무료 결핵백신 공급 중단"

이종빈 / 기사승인 : 2019-05-17 17:24:22

[메가경제 이종빈 기자] 아기들에게 접종하는 결핵 예방 백신 공급 회사가 고가 백신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해 무료인 국가필수백신의 공급을 중단한 사실이 드러나 과징금 처분과 함께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영·유아 결핵예방용 BCG((Bacille Calmette-Guerin) 백신을 수입 판매하는 한국백신 법인과 대표이사 등에 대해 부당출고조절 혐의로 과징금 9억90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BCG 백신은 생후 4주 이내에 접종이 권장되며, 접종 방법에 따라 피내용(주사형)과 경피용(도장형)으로 나뉜다.


[사진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피내용을 국가필수예방접종 백신으로 지정해 무료로 지원했다. 흔히 '불주사'라 불리는 피내용은 정확한 양을 일정하게 주입할 수 있고, 가격도 경피용보다 훨씬 저렴하다. 경피용의 소비자가격은 약 7만원이다. 피내용은 1인당 백신 가격이 4187원이다. 하지만 흉터가 덜 남기 때문에 경피용을 선택하는 비율도 절반가량 된다.


국내 백신시장은 덴마크 SSI사를 인수한 말레이시아 AJ사 제품을 수입하는 엑세스파마와 한국백신이 양분한 전형적인 복점시장(소수의 기업에 의해 제품 공급이 이뤄지는 경우를 의미하는 과점의 특수한 형태)이다.


특히 2015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는 한국백신이 유일한 BCG 백신 판매사였다. 당시 덴마크 SSI사가 민영화되고, 말레이시아 AJ사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BCG 백신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엑세스파마는 피내용 백신만을 수입하고, 한국백신은 피내용과 경피용 백신을 각각 수입한다. 공정위가 이번에 적발한 사건은 한국백신이 독점 수입업체였던 2016~2017년 발생했다.


공정위는 "2016년 9월 경피용 백신의 부작용과 피해보상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 이후 도장형 백신 판매가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자 한국백신이 주사형 백신 주문을 크게 줄여 도장형 백신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백신은 2017년도분 주문은 아예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백신은 주문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와 전혀 협의하지 않았고, 취소한 이후에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결국 피내용 BCG 백신 공급이 중단됐고, 질병관리본부는 신생아 결핵 예방에 차질이 없도록 2017년 10월부터 작년 1월까지 고가의 경피용 BCG 백신에 대한 임시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했다. 결국 140억여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됐다.


이 기간 경피용 BCG 백신 사용량과 BCG 백신 전체 매출액이 급증하면서 한국백신은 독점적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부당한 출고 조절행위에 대한 제재 조치는 1998년 신동방의 대두유 출고 조절 사건 이후 약 20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신생아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백신을 대상으로 한 독점 사업자의 출고조절 행위를 최초로 제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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