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체 지정 취소·수백억 환수 가능성까지…5300억 유증도 추가 연기 수순
24조6000억 수주잔고에도 구미·김천 투자 부담…회사 "법적 절차 따라 대응"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글로벌 방산시장 호황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온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잇따른 악재에 직면했다.
방위사업청의 2년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이어 방산업체 지정 취소와 수백억원대 보상 이윤 환수 가능성까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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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여기에 5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유증)마저 추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장기 경쟁력 강화 차원을 위한 신규 수주와 생산시설 확충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존 수주잔고가 24조원을 웃도는 상황에서도 신규 사업 참여 제한과 자금조달 문제가 동시에 불거졌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회사는 법적 대응을 통해 제재 효력을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핵심 방산사업 수주와 투자 일정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IG D&A는 2년간 입찰 제한 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가운데 추가 행정제재와 대규모 유증 지연 가능성까지 안고 있다.
기존 수주잔고와 별개로 신규 사업 확보와 생산시설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중장기 성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 법원, 2년 입찰 제한 판단 유보 '잠시 숨통 트어'…KF-21 수주에도 변수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LIG D&A가 방사청을 상대로 제기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비공개로 진행된 심리에서 양측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법원은 판단을 유보했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 10월 20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뇌물 제공 혐의와 원가 부정 등을 이유로 LIG D&A에 24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의결했다.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의 제재다.
검찰은 LIG D&A 임직원들이 방사청 관계자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총사업비 약 915억원 규모의 6개 사업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았다는 혐의로 관련자를 기소했다. 다만 회사는 뇌물 제공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관련 형사재판도 진행 중이다.
현재 LIG D&A는 제재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은 지난달 27일 임시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LIG D&A에 대한 입찰 제한 처분의 효력을 이달 20일까지 중단했다.
이에 따라 LIG D&A는 해당 기간 신규 방산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후 입찰 자격 유지 여부는 법원의 정식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좌우된다.
이는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LIG D&A는 법원이 정한 기간 동안 신규 방산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반면 신청이 기각되면 현재 임시로 중단된 제재가 다시 효력을 갖게 돼 2년간 신규 입찰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한국형 전투기 KF-21 장거리 공대공유도탄 개발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달 29일 LIG D&A를 해당 사업 체계종합 분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아직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만큼 입찰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최종 계약과 사업 추진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 방산업체 지정 취소에 수백억 환수 가능성…'엎친데 덮쳐'
여기에 더해 입찰 제한 외에 추가 행정제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방사청은 지난달 26일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사업과 관련해 LIG D&A의 방산업체 지정 취소 검토를 산업통상부에 요청했다.
LIG D&A는 2022년 해당 사업에 참여해 수의계약을 추진해 왔으며, 지정이 취소되면 관련 사업의 수의계약 자격을 잃을 수 있다.
방산원가 관리체계 인증 취소도 검토 대상이다. 인증이 취소되면 방사청은 그동안 추가 지급한 보상 이윤 1%를 환수할 방침이다. 환수 규모는 수백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방산업체 지정 취소와 원가관리체계 인증 취소, 보상 이윤 환수는 아직 확정된 조치가 아니다. 실제 제재 여부와 환수 규모는 향후 관계기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신규 입찰 제한을 넘어 기존 사업의 계약 자격과 재무적 부담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익현 LIG D&A 대표는 지난달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회사 차원으로 뇌물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 5300억 유증도 추가 연기 가능성…구미·김천 투자 부담 작용?
행정제재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자금조달 과정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앞서 LIG D&A는 지난 6월 제3자배정 유증을 통해 약 5000억원을 조달하고 경북 구미와 김천의 유도무기 생산·시험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발행 조건 조정으로 조달 예정 금액은 5319억6815만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당초 9월 16일이었던 납입일이 11월 13일로 미뤄진 데 이어 추가 연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지난 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자금 모집을 담당하는 IMM인베스트먼트가 출자자들에게 예정된 납입일을 맞추기 어려워,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설도 돌았다.
주가 하락도 투자 유치의 걸림돌이다. 최초 주당 57만676원이었던 우선주 발행가격은 지난 9월 46만2581원으로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보다 비싼 가격에 우선주를 인수해야 하는 만큼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유증은 국민성장펀드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최대 15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민간자금으로 조달하는 구조다.
투자계약에 포함된 손해배상 조항도 변수다. 회사가 부정당업자 제재로 입찰 제한을 받고 우선주 발행 이후 5년 이내 상장하지 못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발행금액의 10%를 배상하도록 했다.
약 5320억원을 기준으로 532억원에 해당하지만, 두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 만큼 당장 배상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자금조달이 추가 지연될 경우 구미 3하우스와 김천 2하우스 등 생산·시험시설 확충에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유증 지연이 실제 투자 일정 변경으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24조6000억 수주잔고에도 성장 불확실성…회사 "절차대로 대응"
LIG D&A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24조6000억원으로 국내 사업만 약 10조5000억원에 달한다. 기존 계약에 따른 생산과 납품이 당장 중단되는 상황은 아니어서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방산사업은 연구개발부터 양산과 수출까지 장기간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신규 입찰 참여가 제한될 경우 중장기 성장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KF-21 유도탄을 비롯한 주요 사업의 계약 여부와 생산시설 투자 일정은 향후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이에 LIG D&A 측에 입찰 제한과 유증 지연이 신규 방산사업 수주 및 구미·김천 생산시설 투자 일정에 미칠 영향, 자금조달 정상화를 위한 대응 방안 등을 질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집행정지 처분 여부와 관련해 법적 절차에 맞춰 성실히 소명할 것이며, 유증 역시 국민성장펀드 관련 계약 조항에 따라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상황을 예상해 답변드리는 것은 제한적"이라며 신규 수주와 생산시설 투자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 사태는 LIG D&A의 내부통제와 준법경영 체계에도 과제를 남기고 있다.
과거 계약 불이행 관련 사안에서 입찰 제한 대신 과징금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최고 수준의 입찰 제한과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발주기관과 투자자의 신뢰 회복이 중요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다만 관련 형사재판과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최종 법적 책임과 제재 효력은 확정되지 않았다. 기존 수주잔고와 수출계약 역시 신규 국내 입찰 제한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LIG D&A가 방산 호황에 따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자금조달과 생산시설 투자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법원의 집행정지 판단과 유증 납입 일정이 향후 경영 불확실성을 가늠할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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