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조 서울시금고 수성한 신한은행 정상혁號…전산 안정성과 정책 협력이 승패 갈라

박성태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4 06:30:56
신한은행 1·2금고 동시 석권…104년 운영 경험 앞세운 우리은행의 고금리 공세 방어
28점 배점 ‘관리능력’이 핵심 변수…전용 IDC센터 구축 등 시스템 무결성 입증
25개 자치구 금고 유치전 서막…수천억 협력사업비 및 역마진 리스크 관리가 향후 과제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서울시는 지난 12일 차기 시금고 선정을 위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51조 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할 운영사로 신한은행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상혁 은행장이 이끄는 신한은행은 1금고와 2금고 평가에서 모두 최고 득점을 받아 우선 지정대상으로 확정됐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2018년 처음 시금고를 유치한 이후 12년 연속으로 서울시의 세입·세출 및 기금 관리 업무를 전담케 됐다.

 

 

▲ 서울시금고를 수성한 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제공]

 

이번 입찰은 자본력과 전산 인프라를 갖춘 시중은행 간의 기관영업 역량이 총동원된 결과로, 향후 수도권 지자체 금고 선정의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시금고 수주전은 올해 은행권 기관영업의 최대어로 꼽힌 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치러졌다. 약 47조 원 규모의 일반·특별회계를 다루는 1금고 평가에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맞붙었으며, 평가 결과 신한은행이 총점 973.904점을 획득해 1순위를 기록했다.
 

약 4조~5조 원 규모의 기금을 관리하는 2금고 평가에서는 신한, 우리, 국민, 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이 참여한 가운데 신한은행이 925.760점으로 역시 1위를 차지했다. 과거 104년간 서울시금고를 독점했던 우리은행은 부행장 직속의 전담 TFT를 구성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탈환을 노렸으나 결국 고배를 마시게 됐다.

 

◇ 금리 경쟁력 상회한 시스템 안정성과 28점 배점 가른 전용 전산망 구축
 

정량 평가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20점)’ 부문에서는 우리은행이 수치상 우위를 점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서울 내 14개 자치구 금고를 운영 중인 우리은행은 장기예금(12개월 이상) 평균 3.64%를 제공해, 본청 기준 3.45%를 기록한 신한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에서 앞서 있었다.
 

최근 시장 금리가 상승세인 점을 감안할 때 금리 배점이 승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으나, 최종 심사 결과는 금리 격차보다 기존 시스템의 연속성과 안정성에 더 큰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정상혁 행장 체제의 신한은행이 1·2금고를 모두 수성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28점이라는 가장 큰 배점이 할당된 ‘금고업무 관리능력’에서의 비교 우위다. 신한은행은 2018년 시금고 유치 직후 마포구 상암동에 ‘시금고 전용 IDC(데이터센터) 센터’를 구축해 은행 자체 시스템과 시금고 망을 물리적으로 분리했다.
 

이를 통해 지난 8년간 전산 장애 없이 안정적으로 금고를 운영해 온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다음 달 지방선거 등 굵직한 행정 일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운영사 교체 시 수반될 수밖에 없는 대규모 시스템 재구축과 데이터 이관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 신한은행 본사 전경 [사진=신한은행 제공]


◇ 정책 파트너십과 상생 금융의 실효성 증명과 수익성 방어·역마진 리스크 관리 과제
 

금고업무 관리능력과 더불어 7점이 배정된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항목 역시 신한은행의 수성에 주요하게 작용했다. 정상혁 은행장은 단순한 기부금 출연을 넘어, 서울시의 정책 사업과 결합된 실무적 금융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는 지난해 서울시 공공배달서비스 ‘서울배달플러스’의 단독 운영사로 선정된 바 있으며, 올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전역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용 상품권을 발행했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은 서울시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과 부합하며 정성 평가에서 유의미한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51조 원의 공공자금을 안정적으로 예치하게 됐으나, 신한은행은 향후 4년간 철저한 리스크 관리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시금고 유치는 대규모 수신을 통한 은행의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가 뚜렷하지만, 이면에 수반되는 재무적 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입찰에 투입된 비용 부담과 함께 향후 기준금리가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 경우, 약정된 예금 금리와 조달 금리 간의 격차가 축소되며 대규모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금고 유치전으로 번질 수도권 금융 경쟁
 

서울시 본청 금고 선정이 신한은행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시선은 이제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금고 입찰 경쟁으로 쏠리고 있다.


구금고 금리는 지자체의 예산 규모보다 예수금 평잔과 손익 기여도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만큼, 14개 구금고를 보유하며 수성전에 돌입할 우리은행과, 본청 시금고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를 꾀할 신한은행 간의 2라운드가 예상된다.
 

아울러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구금고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수도권 지자체 기관영업 시장은 안정적 전산 인프라 구축과 지역 밀착형 협력 사업을 둘러싼 은행권의 치열한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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