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칭화대 자문위서 젠슨 황·리사 수와 집결…‘알리바바 AI·中 메모리’ 조율
화웨이 공세 맞서 中 협력사 달래기 총력…삼성전자·SK하이닉스 D램 단가 협상 ‘경고음’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팀 쿡 애플 이사회 집행의장(Executive Chairman)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지 40일 만에 첫 해외 공식 행선지로 중국을 선택했다. 신임 CEO 존 터너스 체제가 공식 출범한 상황에서, 쿡 의장이 15년간 다져온 중화권 네트워크를 가동해 청정에너지 자본을 투입하고 현지 공급망 결속을 다지는 민간 외교관 행보를 본격화했다.
![]() |
|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11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따르면, 쿡 의장은 10월 10일 광둥성 광저우를 찾아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 18 프로’로 제작 중인 단편 영상 ‘잉춘(영춘)’ 촬영 현장을 방문했다.
쿡 의장은 현장에서 구톈지 감독과 무술 영춘권 전수자 다이쯔룽을 만나 카메라 영상 기술을 직접 확인한 뒤 웨이보에 “아이폰 18 프로 렌즈를 통해 영춘권의 매력을 느낀 것은 잊기 어려운 경험”이라고 적었다. 쿡 의장의 중국 공개 방문은 올해 3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애플은 쿡 의장의 방중 일정에 맞춰 ‘중국 청정에너지 펀드’ 약정 투자 규모를 기존 1억 달러(약 1340억 원)에서 2억 1200만 달러(약 2840억 원)로 2배 이상 확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증액은 럭스셰어, 고어텍 등 중국 내 주요 공급업체들의 투자 약정을 결합한 조치다.
해당 펀드는 이미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의 260메가와트(㎿) 규모 풍력발전 사업과 산둥성의 50㎿ 규모 풍력발전 사업에 초기 투자를 집행하며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보조를 맞췄다.
◇ ‘탈중국’ 우려 잠재울 2억弗 베팅…‘친중 네트워크’ 가동한 쿡 의장의 계산
쿡 의장의 이번 행보는 인도와 베트남으로 생산 거점을 분산하는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기조와 표면상 배치되는 형태를 띤다. 실상은 중국 내 제조 생태계와 시장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정교한 안전판 마련 작업이다.
애플은 인도 공장의 아이폰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정밀 가공과 디스플레이 모듈, 패키징 등 핵심 공정에서는 광둥성과 허난성 일대 중국 벤더 생태계에 여전히 높은 비중을 의존하고 있다.
쿡 의장은 CEO 재임 기간(2011~2026년) 형성한 견고한 중화권 신뢰 자산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쿡 의장은 지난달 CEO 퇴임 직후에도 워싱턴 D.C.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미 기념 국빈 만찬에 애플 대표로 참석했다.
당시 미·중 정상 부부가 앉은 헤드테이블에 동석한 미국 기업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그리고 쿡 의장까지 4명에 불과했다.
애플은 대외적으로 생산 거점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중국 정부와 현지 부품사들이 체감하는 ‘애플 이탈’ 우려를 2억 1200만 달러 규모의 친환경 투자와 문화적 협력으로 완화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베이징 칭화대 연례회의 집결…젠슨 황·리사 수와 ‘AI 반도체 삼각 연대’
쿡 의장의 핵심 일정은 10월 13일부터 14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칭화대학교 경제관리학원 자문위원회 제27차 연례회의다. 쿡 의장은 2019년부터 이 위원회 주석(Chairman)을 맡아 중국 정·재계 실력자들과 긴밀한 소통 창구를 유지해 왔다.
올해 자문위원회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마크 픽테 스위스 픽테그룹 선임 파트너가 신임 위원으로 공식 합류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생태계를 주도하는 엔비디아와 AMD의 수장이 쿡 의장의 주재 아래 베이징 한자리에 모이는 구도가 완성됐다.
이들은 칭화대 일정을 소화하는 동시에 중국 상무부 및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고위 관료들과 연쇄 접촉을 가질 계획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애플·엔비디아·AMD 수장단이 중국 정부와 어느 수준의 비즈니스 타협안을 도출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 지형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 ‘중국산 메모리 채택’ 실리 행보와 ‘알리바바 AI’ 결합의 노림수
쿡 의장이 베이징 관료들과 마주하는 협상 테이블 뒤에는 애플의 현실적 사업 과제가 자리 잡고 있다. 우선 거론되는 사안은 원가 절감을 위한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도입의 안정화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애플은 올해 한국과 미국산 메모리 공급사 의존도를 낮추고 창신메모리(CXMT)를 비롯한 중국 메모리 업체의 제품 도입을 추진하며 통상 논란을 빚었다. 쿡 의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산 메모리의 품질 검증과 장기 공급선 확약을 현지 당국과 조율할 방침이다.
중국판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의 규제 장벽 해소 역시 시급한 과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픈AI 모델을 연동했으나, 외국계 AI 모델 도입을 제한하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규제망을 통과하기 위해 애플은 알리바바의 초거대 언어모델 ‘통이첸원(Qwen)’을 언어 엔진으로 탑재하고 바이두의 검색 엔진을 연동하는 대안을 채택했다.
현지 파트너사들과의 시스템 결합을 점검하고 연내 정식 서비스 승인을 확정 짓는 작업이 이번 방중의 주된 목적 중 하나다.
◇ 韓 반도체·부품사 납품 단가 압박…화웨이 맞선 점유율 수성전
애플의 전방위 친중 드라이브는 국내 전자·부품 밸류체인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친다. 애플이 중국 CXMT 등의 메모리 채택 비중을 확대할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확보해 온 모바일 D램·낸드 공급 단가 협상력은 약화될 위험이 크다.
원가 절감을 노린 중국산 범용 메모리 채택 확대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하반기 모바일 메모리 출하 계획과 평균판매단가(ASP) 방어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모듈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심화될 전망이다. 애플이 중국 청정에너지 펀드 증액을 통해 현지 벤더인 럭스셰어와 BOE 등에 자금을 뒷받침할 경우,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수주 점유율과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 쿼터 배분에서 중국 로컬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화웨이의 애국 소비 열풍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해 온 애플이 알리바바 AI 장착과 현지 투자 확대로 점유율 반등에 성공할 경우, 중화권 시장을 공략 중인 삼성전자 갤럭시 AI 스마트폰과의 경쟁 강도는 한층 격화된다. 14일까지 이어지는 쿡 의장의 베이징 회동 결과는 하반기 글로벌 모바일 하드웨어와 AI 생태계의 판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