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프 꺼지면 공장도 멈춘다"…현대차, '이중 부품 리스크'에 생산라인 비상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9 10:50:12
램프 파업에 엔진밸브 화재까지…핵심 부품 동시 충격
재고 10일 '아슬아슬'…팰리세이드·그랜저 줄줄이 출고 지연 우려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핵심 부품 공급망이 잇따른 변수에 흔들리며 완성차 생산 차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램프 사업 매각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부품 자회사들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팰리세이드·그랜저 등 주력 차종 생산라인이 멈출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엔진밸브 공급 차질까지 겹치며 ‘부품 이중 리스크’를 겪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유니투스와 현대IHL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직후 현장에는 관리 인력이 긴급 투입됐지만 공장 가동률은 20%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 파업은 현대모비스가 램프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회사는 올해 초 프랑스 자동차 부품사 OP모빌리티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매각 작업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2025년까지만 해도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던 만큼 노조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현재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노조와의 입장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파업의 파급력이 단순 자회사 수준을 넘어 완성차 생산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유니투스와 현대IHL은 헤드램프, 센터램프, 리어램프 등 차량 조립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을 현대차와 기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현재 팰리세이드, 그랜저, 쏘나타, 스타리아, 포터, 아이오닉9 등 주요 차종의 램프 재고는 약 10일 분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다음달 초부터 생산 차질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특히 5월 8일 쏘나타 생산라인을 시작으로 주요 볼륨 차종에서 순차적인 결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들 차종은 판매량 뿐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생산 중단이 현실화 될 경우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현대차는 이미 한 차례 공급망 충격을 경험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대전 지역 안전공업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엔진밸브 공급이 한 때 중단돼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

 

해당 공장은 월 750만 개 생산능력 중 약 600만 개를 담당하는 핵심 시설로, 화재 이후 제네시스를 포함한 주요 차종 생산에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생산 계획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생산과 판매 계획을 조율하는 ‘생산 판매 회의’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며, 일부 주말 특근 일정도 이미 취소된 상황으로 전해진다. 

 

갈등 장기화 가능성도 변수다. 노조는 고용 안정 보장을 요구해 원청인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중이다. 

 

그룹 내 다른 노조와의 연대 움직임도 감지된다. 5월 6일 공동 결의 대회에 이어 13일에는 현대모비스 본사와 울산공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단순한 자회사 매각 이슈를 넘어 그룹 전체 공급망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현대모비스 측은 이번 사안을 개별 자회사 문제로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엔진밸브 공급 차질과 램프 파업이라는 서로 다른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한 만큼 단기간 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엔진밸브는 화재라는 외부 변수, 램프는 노사 갈등이라는 내부 변수”라며 “현대차가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지 못하면 5월 초·중순부터는 부품 재고 부족에 따른 차량 출고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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