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노후 임대 리모델링 '대형 발주' 논란…지역 건설사 외면 지적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1 11:15:28
300억원 이상 대형 통합 발주로 중소 건설사 소외
입찰 담합 및 직접시공 실효성 의문 제기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정부의 지역 건설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규모 통합 발주 방식을 고수하며 정책 기조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LH가 노후 공공임대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300억원 이상의 대형 공사로 묶어 발주함에 따라, 자금력과 실적이 부족한 지역 중소 건설사들이 입찰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사진=LH]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LH의 이 같은 공공건설 발주 구조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등장했다. 청원인은 LH가 추진하는 대규모 통합 발주가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상생 기조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11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15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해 지역제한 경쟁입찰을 확대하는 등 지방 건설 산업의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LH의 발주 현실은 정부의 약속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공사 규모가 300억원을 상회할 경우 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PQ) 기준이 대폭 상향돼, 사실상 전국 단위의 대형 건설사들만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 장벽은 지역 중소 업체의 몰락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특정 대형사들이 수주를 독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제한된 입찰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을 통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 업체가 한정된 대규모 공사에서는 낙찰률 담합 등의 부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생긴다.

 

또한, 대형 건설사가 낙찰받은 뒤 실제 시공은 하도급 형태로 지역 중소업체에 전가하는 관행이 지속되면서, 건설산업기본법이 규정한 직접시공 제도의 취지마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는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LH가 발주 구조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300억원 규모의 공사를 150억원 미만 단위로 분할하여 지역 제한 입찰을 적용하고, 낙찰 업체의 직접시공 여부를 엄격히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발주 물량은 지역 건설사들에게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보루와 같다"며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거두려면 LH가 대형사 위주의 편의주의적 발주 관행을 버리고, 지역 중소 건설사들이 공정한 사다리에 오를 수 있도록 공사 구간을 세분화하는 등의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청원이 30일 이내에 50000명의 동의를 얻어 상임위원회에 회부될 경우, LH의 발주 정책은 국회 차원의 공식적인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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