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더본 가맹점주 "백종원, 방송보다 점주 먼저 봐라"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2 15:50:00
"갑작스럽게 해외 출장 잡은 백종원, 상생 노력 '의심'"
가맹점주 "방송 이미지 앞세워 브랜드 난립, 막아야 해"

[메가경제=정호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방송 프로그램 복귀를 두고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맹점 매출 하락과 브랜드 난립, 농지법 위반 의혹 등 각종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백 대표가 방송을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서려 한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대한가맹거래사협회 등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종원 대표의 방송 복귀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것은 사회적 책임 회피"라고 지적했다. 단체 측은 백 대표가 프랜차이즈 사업 확장으로 수많은 가맹점 피해를 초래해 놓고, 이를 방송으로 덮으려 한다고 내다본 셈이다.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방송복귀 편성 철회 기자회담.[사진=메가경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더본코리아가 50여개 브랜드를 유치했지만 현재 20여개만 남아 있으며, 이마저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며 "백 대표가 방송 복귀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책임 있는 구조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도 "백종원 대표가 방송을 자제한 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며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를 '해외 출장'으로 피하면서 소통 노력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생위원회도 본사 중심으로 구성돼, 실제 피해 점주들은 배제된 구조"라고 덧붙였다.

 

정윤기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방송을 통해 백종원 대표가 '따뜻한 리더'로 포장된다면, 실질적인 피해를 본 점주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가 될 것"이라며 "공정위 조사 대상이 된 상황에서 방송 복귀는 면죄부를 받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 더본코리아 "일부 점주의 일방적 주장…기업 흠집내기"

 

더본코리아는 같은 날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부터 반박 입장을 내놨다. 더본 측은 "전국 3000여개 가맹점 중 일부 점주와 이를 지원하는 단체의 주장일 뿐"이라며 "전가협이 일방적으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방송 프로그램은 이미 지난 5월 제작이 마무리됐다"며 "방송 편성을 문제 삼는 것은 사실을 왜곡한 부당한 공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가협, 점주, 유튜버, 배후 세력이 연계된 '조직적 기업 공격'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재희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더본코리아 사례는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본사 주도의 상생협의회는 실질적인 피해 구제와 거리가 멀으며 백 대표의 방송 복귀가 '문제가 해결됐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받아쳤다.

 

이어 "더본코리아는 홍보가 아닌 실질적인 계약 개선과 지원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며 "이번 기자회견은 회사의 구조를 개선해서 지속 가능한 프랜차이즈를 성장시키려는 것이 의도"라고 말했다.

 

▲ '백'이라 적힌 옷을 입은 참가자가 펭귄 복장을 한 다른 참가자들을 향해 매질하는 모습.[사진=메가경제]


◆ 실적 하락에 법적 리스크까지…더본코리아 '삼중 악재'

 

갈등의 불씨는 실적 부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41억 원, 영업손실은 2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326%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3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지만, 내부적으로는 브랜드 관리 부실과 점주 이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공존한다. 

 

현재 주가도 반토막 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6일 상장 첫날 5만1400원에 거래된 더본코리아 주식은 이날 1년만에 절반 수준인 2만5800원대로 떨어졌다. 

 

노현숙 대한가맹거래사협회 사무국장은 "백종원 대표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불출석해 사회적 책임을 회피했다"며 "방송을 통한 홍보 효과로 가맹사업을 확대해 온 만큼, '방송 기반 성장'의 부작용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 "현실을 외면한 복귀, 논란 잠재우기엔 역부족"

 

이날 기자회견의 마지막은 상징적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한 참가자는 '백'이라 적힌 옷을 입고, 펭귄 복장을 한 다른 참가자들을 향해 매질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국감에 불참한 백종원 대표가 예능프로그램 '남극의 쉐프'에 출연하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주가가 회복되면 방송 복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방송을 통한 이미지 관리가 오히려 책임 회피로 읽히는 현재 상황에서, 이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가맹점주들과의 갈등, 실적 부진, 책임 논란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백종원 대표의 해결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방송보다 현실이 먼저'라는 점주 외침이 메아리로 그치지 않기 위해,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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