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루이스, 고려아연 현 경영진 손 들어줬다…영풍·MBK 추천 이사 전원'반대'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1 17:13:09
"구조적 지배구조 실패 증거 없다"
최윤범 고려아연 체제 이사회 후보 5인 전원 ‘찬성’ 권고
ISS·한국ESG평가원도 현 경영진 지지…적대적 M&A 명분 약화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11일 발간한 2026년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의결권 권고 보고서에서 고려아연 회사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2명과 감사위원 후보 2명 등 4인, 미국 측이 추천한 후보 1명 등 5인에 대해 전원 찬성을 권고했다. 

 

이날 고려아연에 따르면 영풍·MBK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4인에 대해서는 전원 반대와 현 경영진 중심 이사회 운영의 필요성을 적극 지지했다. 

 

▲[사진=각 사]

 

거버넌스 개선 등을 명목으로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영풍·MBK 측의 주장은 사실상 명분을 잃었음을 명확히 한 것이라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글래스루이스는 이번 정기주총 핵심 안건인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선임과 관련해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지지하는 후보인 최윤범 사내이사 후보, 황덕남 사외이사 후보, 크루서블 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라렌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보영 감사위원 선임 안건, 감사위원이 되는 이민호 사외이사 분리선출 안건에 대해서도 모두 찬성 의견을 제시해 현재의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고려아연은 설명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중심의 경영전략과 리더십의 적정성을 인정하는 한편 고려아연 이사회를 이끌고 있는 황덕남 의장에 대해서도 글래스루이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반면 영풍·MBK 연합이 추천한 박병욱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최병일 사외이사 후보, 이선숙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현 시점에서 회사 경영진의 근본적 교체를 반드시 정당화할 정도의 구조적 지배구조 실패를 명확히 입증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글래스루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이 글로벌 피어그룹 대비 지속적인 영업 부진을 겪었거나 기업가치의 지속적 훼손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오히려 회사의 총주주수익률(TSR)은 전반적으로 비교대상 기업들과 비교해 우수한 수준을 보여 왔고, 거래 밸류에이션(가치) 또한 비교대상 범위 내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사 선임 규모와 관련해서도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지지하는 ‘이사 5인 선임’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회사가 현재의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이사회 내 의미 있는 소수 대표성을 유지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개정 상법 시행에 대비해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1인에서 2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현 이사회의 노력과 법규 준수 취지를 고려한 판단으로 고려아연은 풀이한다.

 

앞서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역시 감사위원을 2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찬성해 상법 개정 취지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회사 측의 노력을 지지한 바 있다.

 

반면 거버넌스 개선을 주장하고 있는 영풍·MBK 측은 6명의 이사 선임안을 제안해 상법 개정 취지의 선제적 반영에 반대하는 것을 넘어 사실상 회사 측이 법 위반 상태에 놓일 수 있는 주주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지지하는 다른 안건 전반에 대해서도 긍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영풍·MBK 연합이 제안한 주식 액면분할,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충실의무 명문화, 집행임원제 도입 안건 등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영풍·MBK 측이 제안한 주식 액면분할에 대해 “주식 액면분할의 효과 자체는 인정되지만 만약 이 안건이 승인될 경우 현재 소송 중인 동일 안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관한 보다 명확한 절차가 공시될 필요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충실 의무 명문화 안건에 대해서는 “상법상 이사의 일반적인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가 이미 적용된다는 점이 함께 지적된다”며 “충실 의무의 내용을 다시 적용하는 것은 기존 상법과의 관계에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그러한 우려가 어떻게 해소될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집행임원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일반적으로 집행임원제는 경영 기능과 감독 기능을 분리한다는 점에서 장점을 제공하지만 이사가 집행임원을 겸임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며 “자기감독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관에 명시적으로 규정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 한국ESG평가원도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지지하는 주요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ISS는 지난 9일 의결권 권고 보고서를 발표하고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이사 5인 선임안에 대한 찬성을 권고했다.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1인에서 2인으로 확대하는 안건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국ESG평가원 또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의결권 행사를 권고해 “고려아연은 2025년 중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했고, 거버넌스 개선과 자사주 소각,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 제고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왔다”고 언급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의 경영성과와 중장기 전략·비전, 거버넌스 개선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현 이사회가 지지하는 후보와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풍·MBK의 적대적 M&A 공세로부터 회사를 지켜내고 경영 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흔들림 없이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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