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합의하자"…삼성전자 직원들, 노조 지도부 향해 '실리 협상' 촉구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0 19:17:46
파업 현실화 우려에 블라인드서 "전삼노의 결단" 목소리 확산
DS부문 내부서도 강경 노선 피로감…“수십조 손실 감당 어렵다”
초기업노조 독선 논란 겹치며 과반노조 체제 균열 가능성도 제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의 노사 간 협상 갈등이 이어지자 오는 11~12일 사후 조정을 앞두고 중대 분수령에 들어선 가운데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이제는 적정선에서 합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인 블라인드에는 만약 삼성전자 파업 장기화로 치닫을 경우 생산 차질과 주가 하락, 성과급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게 실리 중심 협상을 요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챗GPT4]

 

그동안 강경 투쟁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던 DS(반도체) 부문 내부에서도 피로감이 커지면서 노조 지도부의 강경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활동하는 블라인드에는 최근 노조 지도부를 향해 “사후조정에서 반드시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의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직원은 “파업까지 가면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성과급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현실적인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게시판에 적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조정 결렬 후 파업으로 이어지면 손실 규모가 너무 커질 수 있다”며 “전삼노가 교섭 대표 역할을 적극 수행해 적정선에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성과급만 지켜달라"…삼성전자 DS 사업 내부서도 번진 '파업리스크 피로감'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그동안 강경 투쟁 성향이 강했던 DS 부문 내부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메모리 사업부 소속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지금 시장 상황에서 파업 리스크까지 겹치면 직원들 피해도 상당할 수 있다”며 “협상을 잘해서 성과급만 확정 시켜주면 좋겠다”며 실리적 타결 필요성을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분위기 변화 배경으로 초기업노조 지도부의 강경 운영 방식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점을 꼽는다.

 

◆ "파업보다 합의가 낫다"…삼성전자 노조 내부서 번지는 '실리론'

 

앞서 초기업노조는 사후조정 안건 선정 과정에서 전삼노 측이 요구한 ‘공통재원’ 안건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조합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후 블라인드에서는 “초기업노조가 교섭권을 독점할 명분이 약해졌다”, “전삼노가 직접 협상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공동교섭단에 참여했던 3대 노조 동행노조(SECU)는 이미 공동교섭 체제에서 이탈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과반노조 체제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공동 전선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재계는 이번 사후조정이 사실상 파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협상 국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재계 관계자는 “직원들 내부에서도 ‘이제는 합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며 “노조 지도부가 계속 강경 노선만 고수할 경우 오히려 조합원 민심 이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DS부문 내부에서조차 피로감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점은 의미가 크다”며 “노조가 명분보다 실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파업에 8조 날릴 판”…업계 안팎에서도 “이젠 합의하자” 목소리 폭발

 

시장에서는 실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에 미칠 충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18일간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DS부문 매출 감소 규모가 최대 5억9000만 달러(약 8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리서치 역시 파업 리스크를 반영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론 역시 노조에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최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9.3%가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여론조사공정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4.3%가 영업이익의 15% 수준 성과급 요구를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후조정은 단순 임금협상을 넘어 삼성전자 공급망 안정성과 글로벌 고객 신뢰까지 연결되는 사안”이라며 “노조 지도부가 현장 민심과 시장 우려를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향후 사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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